한국인들이 사재기(stockpile) 않는 이유 (단상)
페이지 정보
khcho (119.♡.♡.108)ㆍ2020-03-21 20:06관련링크
본문
우한발 코로나19는 21세기 역대급 전염병이다. 전세계 감염자가 29만명, 사망자가 1만20천명 정도가 된다(3월 22일 기준). 그리고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이며, 미국은 이미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였다. 그런데 유독 한국이 세계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검사를 받는 신속한 대응책으로 1) 드라이브 쓰루 2) 검진키트의 검사 신속성이며, 또한 의심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어 대응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을 들자면 사재기(panic buying)가 거의 없다는 것. 그렇다면 한국인들이 사재기를 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나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몇 가지 그 이유를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인들은 마켓(이마트, 롯대, 홈플러스 등)에 가면 물자가 늘 풍족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미국 마켓은 언제나 풍족했다. 돈만 있으면 고기, 야채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마켓은 텅텅 비웠다(물론 채우겠지만 말이다). 이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월 그 사태의 정점에서도 사재기는 거의 없었다. 이유는 신속한 물자공급과 풍족한 물자의식 때문일 게다.
둘째, 한국인들은 옛부터 올망졸망 모여 살기에 이웃에 대한 관심이 높다(지금은 아파트 문화로 인해 거의 관심이 없음). 이것은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이웃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거주하는 곳은 경기도 평촌인데, 이곳에서 나는 사재기 현상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서울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 이유는 주변에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켓에 가면 필요한 품목만 사 올 뿐이지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구입하진 않는다. 역시 한국인들은 눈치 9단임을 실감한다.
셋째, 이것은 두 번째와 연관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마켓에 가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언제든 구입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늦은 저녁에 가게 문을 연 곳을 찾기 힘들다. 내가 살았던 시카고 역시 저녁 10시가 넘으면 문을 모두 닫았다. 고기와 야채를 파는 마켓은 더 일찍 닫았다(8시 정도). 그러나 한국의 마켓 역시 8시 혹은 10시 정도 문을 닫지만, CU를 비롯한 편의점들은 밤새 영업을 하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은 어렵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한국은 편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더우기 전날 인터넷 주문을 하면 마켓걸리같은 배송업체에서 다음 날 새벽까지 모든 것들을 배송해 주니 실로 대단한 나라임을 자부한다.
넷째, 이것은 좀 실제적인 이유인데,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잘 나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다. 물론 사회적인 권고(social distance)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이 그렇다. 그래서 물건을 사로 마켓에 나가는 것 역시 꺼리게 된다. 만일 외출하려면 마스크을 쓰고 나가며(미국에선 꺼린다고 들었다), 심지어 손 비닐장갑까지 끼고 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사재기까지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만일 물건을 사려고 외출하는 것이 어려우면 배달을 시키거나 픽업을 한다.
다섯번째, 한국인들이 사재기를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태가 마무리 된 후 사놓은 물건을 처치 곤란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곧 이 사태가 종료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은 이전에 사스나 메르스 사태를 기준으로 이 사태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한다. 그래서 4월 초에 모든 학교가 개학을 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무튼 사재기는 낭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사재기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70대 이상) 이미 625전쟁을 경험하였다. 피난, 사재기 등에는 능한 민족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전쟁이 일어나도 피난을 간다는 것은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조그마한 땅에서 어디로 피난을 간다는 말인가. 그리고 피난 간들 살 수 있을까. 사재기 역시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음식과 생필품은 언제든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기에 사재기가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역시 경험은 지혜를 낳는다.
그러나 마스크만은 예외이다. 나는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중국과 관련된 것으로서 이미 중국 우한은 작년 11월부터 발병하였고, 1월부터 창궐하였다. 그들은 마스크의 필요성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인접국인 한국은 그들에게로부터 마스크가 필요한 것을 배웠다. 그래서 한국 코로나 사태에 있어 마스크는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체면문화(유교)와 연관되어 있는데, 한국인들을 남을 크게 의식하며 산다. 만일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다 쓰는데, 자신만은 안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마스크는 음식과 생필품보다 중요한 것이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회적 권고 사항으로 연일 메스컴에서 선전을 하니 마스크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선 뿐만 아니라 체면을 위해서도 마스크를 찾는다. 이제 마스크 대란이 안정화되어 간다. 이는 한국의 코로나 사태가 점점 소멸한다는 싸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일상은 예전처럼 귀환할 게다. 학생들은 학교로, 사람들은 직장으로, 그러나 4월에 있을 정치가들의 행보가 조금 걱정이 된다. 부디 이 나라 이 민족이 꼭 필요로 하는 인물들(leaders)이 국회로 모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그리고 미국도 코로나 사태가 어서 속히 종식되길 기도하련다.(*)
#사재기
#한국인
#마스크
첫째, 한국인들은 마켓(이마트, 롯대, 홈플러스 등)에 가면 물자가 늘 풍족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미국 마켓은 언제나 풍족했다. 돈만 있으면 고기, 야채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마켓은 텅텅 비웠다(물론 채우겠지만 말이다). 이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월 그 사태의 정점에서도 사재기는 거의 없었다. 이유는 신속한 물자공급과 풍족한 물자의식 때문일 게다.
둘째, 한국인들은 옛부터 올망졸망 모여 살기에 이웃에 대한 관심이 높다(지금은 아파트 문화로 인해 거의 관심이 없음). 이것은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이웃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거주하는 곳은 경기도 평촌인데, 이곳에서 나는 사재기 현상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서울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 이유는 주변에 사람들이 사재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켓에 가면 필요한 품목만 사 올 뿐이지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구입하진 않는다. 역시 한국인들은 눈치 9단임을 실감한다.
셋째, 이것은 두 번째와 연관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마켓에 가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언제든 구입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늦은 저녁에 가게 문을 연 곳을 찾기 힘들다. 내가 살았던 시카고 역시 저녁 10시가 넘으면 문을 모두 닫았다. 고기와 야채를 파는 마켓은 더 일찍 닫았다(8시 정도). 그러나 한국의 마켓 역시 8시 혹은 10시 정도 문을 닫지만, CU를 비롯한 편의점들은 밤새 영업을 하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은 어렵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한국은 편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더우기 전날 인터넷 주문을 하면 마켓걸리같은 배송업체에서 다음 날 새벽까지 모든 것들을 배송해 주니 실로 대단한 나라임을 자부한다.
넷째, 이것은 좀 실제적인 이유인데,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잘 나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다. 물론 사회적인 권고(social distance)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이 그렇다. 그래서 물건을 사로 마켓에 나가는 것 역시 꺼리게 된다. 만일 외출하려면 마스크을 쓰고 나가며(미국에선 꺼린다고 들었다), 심지어 손 비닐장갑까지 끼고 나가기도 한다. 따라서 사재기까지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만일 물건을 사려고 외출하는 것이 어려우면 배달을 시키거나 픽업을 한다.
다섯번째, 한국인들이 사재기를 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태가 마무리 된 후 사놓은 물건을 처치 곤란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곧 이 사태가 종료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은 이전에 사스나 메르스 사태를 기준으로 이 사태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한다. 그래서 4월 초에 모든 학교가 개학을 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무튼 사재기는 낭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그렇게 사재기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70대 이상) 이미 625전쟁을 경험하였다. 피난, 사재기 등에는 능한 민족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전쟁이 일어나도 피난을 간다는 것은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조그마한 땅에서 어디로 피난을 간다는 말인가. 그리고 피난 간들 살 수 있을까. 사재기 역시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음식과 생필품은 언제든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기에 사재기가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역시 경험은 지혜를 낳는다.
그러나 마스크만은 예외이다. 나는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중국과 관련된 것으로서 이미 중국 우한은 작년 11월부터 발병하였고, 1월부터 창궐하였다. 그들은 마스크의 필요성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인접국인 한국은 그들에게로부터 마스크가 필요한 것을 배웠다. 그래서 한국 코로나 사태에 있어 마스크는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체면문화(유교)와 연관되어 있는데, 한국인들을 남을 크게 의식하며 산다. 만일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다 쓰는데, 자신만은 안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마스크는 음식과 생필품보다 중요한 것이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회적 권고 사항으로 연일 메스컴에서 선전을 하니 마스크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선 뿐만 아니라 체면을 위해서도 마스크를 찾는다. 이제 마스크 대란이 안정화되어 간다. 이는 한국의 코로나 사태가 점점 소멸한다는 싸인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일상은 예전처럼 귀환할 게다. 학생들은 학교로, 사람들은 직장으로, 그러나 4월에 있을 정치가들의 행보가 조금 걱정이 된다. 부디 이 나라 이 민족이 꼭 필요로 하는 인물들(leaders)이 국회로 모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그리고 미국도 코로나 사태가 어서 속히 종식되길 기도하련다.(*)
#사재기
#한국인
#마스크
댓글목록
khcho님의 댓글
khcho 119.♡.♡.108
이 글은 나의 단상이다.
1.한국의 코로나 사태의 일면이다.
2.공익을 우선시 해야 한다.
3.지나친 사재기는 공익을 해치기 때문이다
4.이 사태의 종식을 위해 교인들이 앞장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