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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회도 세미나도 다 멈췄다"… 2026년 KWMC선교대회에 '올인'한 퀸즈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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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5-12-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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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5월 제11차 한인세계선교대회(KWMC)를 앞두고 퀸즈한인교회에서 열린 제38차 연차총회는 화려한 전략 발표장이 아닌, 처절한 '자기 부인'의 성소였다. 김바나바 목사는 교회의 모든 성장 프로그램을 멈추고 대회에 올인하겠다는 배수진을 쳤고, 설교자 제석호 목사는 아들을 잃은 보상금마저 내놓았던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무익한 종'의 정신 회복을 촉구했다.3e704d893dc25c7243cf3e65e8e5426f_1765276019_8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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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차 한인세계선교대회 준비를 위한 38차 연차총회 참석자들

 

"믿음을 더하소서." 이것은 더 큰 능력을 달라는 외침이 아니었다. 철저한 자기 부정과 비움의 고백이었다. 전 세계 한인 선교사들의 최대 축제인 '제11차 한인세계선교대회(KWMC)'를 준비하는 자리, 그 시작을 알리는 키워드는 화려한 '비전'이나 거창한 '전략'이 아니었다. 오직 '무익한 종'이라는 낮고 처절한 자기 정체성 확인이었다.

 

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는 12월 8일 퀸즈한인교회에서 제38차 연차총회를 열고 2026년 대회를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2026년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열릴 이번 대회는 '예수, 열방의 빛'이라는 주제 아래, 1세대 선교 리더십의 고령화를 넘어 다음 세대와 문화를 잇는 거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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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KWMC) 조용중 사무총장

 

멈춤으로 나아가다: 호스트 교회의 파격적 결단

 

대회 장소를 제공하는 퀸즈한인교회의 준비 태세는 단순한 '장소 대여'나 '지원'의 차원을 넘어섰다. 김바나바 담임목사는 환영사에서 교회의 존립 목적을 재설정하는 듯한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내년에 예정된 교회의 모든 부흥회와 목회자 세미나를 전면 취소한다는 것이다. 교회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는 내부 행사를 스스로 멈추고, 모든 에너지를 KWMC 섬김에 쏟아붓겠다는 '배수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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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모든 부흥회를 이 선교대회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행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100% 헌신을 통해 하나님이 주실 상응하는 축복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김 목사는 이어 장로진과 교역자 전체를 강단으로 불러내 일일이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결단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드러났다. 1호 분립 개척을 앞둔 송비전 목사는 대회를 위해 개척 시기를 6월에서 11월로 연기했다. 목회자에게 개척이란 인생의 가장 큰 과업임에도 불구하고, '연합'을 위해 개인의 '비전'을 유보한 것이다.

 

또한 당회 내에서 "과연 이 큰 대회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왔을 때, 남상보 장로가 던진 한마디는 교회의 방향을 결정짓는 쐐기가 되었다. "우리 다음 세대에게 우리가 선교사님들을 어떻게 섬기는지, 그 모습을 한번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 목사의 소개에 따르면 이들은 '소처럼 일하는' 일꾼들이었다.

 

이날의 스태프 소개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교회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선교라는 거대한 과업 앞에 어떻게 전열을 가다듬었는지를 보여주는 비장한 '출정식'이었다.

 

살아있는 전설들, 그리고 병상에서 온 편지

 

답사에 나선 고석희 목사는 KWMC 40년 역사의 산증인들을 호명하며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날 모인 면면은 그야말로 '부상병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선교의 흔적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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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로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기적적으로 참석한 조용중 사무총장, 암 투병 중에도 전 세계를 누비는 '여장부' 송성자 목사, 아마존 오지에서 플로리다를 거쳐 자동차로 달려온 강성일 선교사까지. 이들의 존재 자체가 한국 선교 역사의 축소판이자, 편안한 노후를 거부한 '야성(野性)' 그 자체였다.

 

고 목사는 특유의 해학으로 분위기를 풀면서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그는 103세 된 노모가 최근 소장 절제 수술을 받고 생사를 오갔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20일 동안 벌벌 떨었습니다. 작별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깨어나셔서 하신 첫마디가 '콧구멍에 털 좀 깎고 다녀라'였습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고 목사는 이 일화를 통해 이사야 65장 20절 "백세 전에 죽는 자는 저주받은 자요"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증거했다. 40년 전 퀸즈한인교회 1대 전도사로 사역했던 그에게, 이번 총회는 단순한 회의가 아닌 영적 고향에서의 재회이자 선교적 사명의 재확인이었다. 노모의 생환과 선교사들의 투혼은 '살아있음' 그 자체가 사명임을 역설하고 있었다.

 

역설의 미학: "내 아들의 핏값까지 드렸습니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진행된 개회 예배는 조용중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퀸즈한인교회 교역자들로 구성된 'Never Stop Band'의 찬양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텅 빈 예배당을 지키며 온라인으로 송출했던 그 야성을 그대로 재현했다. 드럼 비트와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본당을 채울 때, 그것은 1세대 리더십의 퇴장이 아닌 다음 세대와의 거룩한 연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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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암 투병 중에도 현장을 지킨 '선교의 여장부' 송성자 공동의장의 기도는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겼다. "주의 권능의 날에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옵니다. 지난 40년 KWMC를 지켜주신 아버지, 이제 2026년 대회를 통해 하늘의 문을 여시옵소서. 우리가 서로 섬기며 준비할 때 하늘의 지혜를 더하시고, 복음의 빛이 열방으로 퍼져나가게 하소서." 이어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이광선 전도사가 특송을 했다.

 

이날 개회 예배의 정점은 제석호 공동의장의 설교였다. 그는 누가복음 17장을 본문으로 '믿음의 역설'을 파고들었다. 50년 전, 단돈 800달러와 마이너스 통장을 쥐고 미국 땅에 떨어졌던 그는 플로리다의 척박한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에어컨조차 없는 집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버텨온 지난 47년의 세월을 그는 "하나님의 테스트에 대한 순종의 기록"이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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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선 제석호 목사의 목소리가 잠시 떨렸다. 그는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아픈 기억을 꺼냈다. 1980년 1월 1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두 살배기 둘째 아들의 이야기였다. 당시 받은 보험금 1만 달러. 부부는 피눈물 나는 그 돈을 쓰지 못하고 형의 장학금으로 쓰자며 은행에 묶어두었다. 그런데 교회를 건축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하나님은 그 돈을 요구하셨다.

 

"하나님, 너무하십니다. 내가 가진 게 뭐가 있습니까? 빚지고 왔는데..."

제 목사는 당시의 처절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 돈을 건축 헌금으로 드렸다. 일곱 살 난 큰아들조차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하세요"라며 동의해 준 그 헌신은, 하나님이 그를 물질로부터 완전히 자유케 하시는 '통과 의례'였다.

 

"때로 하나님은 야박하다 싶을 정도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빈털터리로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릴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진짜 능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현대 교회를 향한 일갈 "큰 일을 찾지 말라"

 

제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교회가 잃어버린 '종의 의식'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사역의 규모가 커질수록, 목회자와 성도들 마음속에 '내 것'이라는 소유욕과 보상 심리가 고개를 든다는 것이다. 그는 팀 켈러 목사의 유언과도 같은 설교를 인용하며 "너 자신을 위해 큰일을 찾지 말라"고 일갈했다.

 

"오늘날 교계의 문제가 무엇입니까? 평생 교회를 일구고 나니 '이게 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까운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무익한 종입니다. 주인이 밭을 갈라면 갈고, 양을 치라면 치는 존재입니다."

 

그의 결론은 명확했다. 2026년 선교대회를 준비하는 자세는 '우리의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무능력'을 고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하신 대로 다 행하였사오나, 우리는 무익한 종입니다"라는 고백이 회복될 때, 비로소 선교는 사람이 하는 '행사'가 아닌 하나님이 하시는 '역사'가 된다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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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를 향한 문화적 변주와 미래

 

KWMC는 내년 제11차 한인세계선교대회를 기점으로 '문화 예술(Arts in Mission)'과 '참여형 포커스 세션'을 전면에 배치한다. 전체 참가자 1,200명 중 절반인 600명을 청년과 선교사 자녀(MK/PK)로 채우겠다는 목표는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다. 제석호 목사의 지적처럼 "이름을 내세워준다고 움직이지 않는, 의미가 있어야 에너지를 쏟는" MZ세대 선교 자원들에게 40년 선교 유산을 어떻게 '이식'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다.

 

양춘길 공동의장의 축도로 예배는 마무리되었지만, 참석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뉴욕의 밤은 깊어갔고, 이후 이어진 참가 뉴욕 목회자 소개와 공동의장 모임이 이어졌다. 2026년 5월, 뉴욕은 다시 한번 한인 선교의 심장부로 박동할 준비를 마쳤다. 그 시작은 화려한 팡파르가 아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놓은 헌신의 기억과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라는 가장 낮은 고백에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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