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2025 뉴욕 (8) 사역의 본질 “기능이 아닌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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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9-01 16: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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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뉴욕 목회자 간담회에서 이찬수 목사는 사역의 핵심이 ‘기능’이 아닌 ‘관계’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청소년 사역 시절 24시간 전화를 열어두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고리 심방’과 ‘학교 방문’ 등 성도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소개했다. 또한, 깊은 관계가 형성되면 목회자의 큰 실수마저도 공동체가 은혜로 덮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성도와의 관계를 강조하는 이찬수 목사의 모습 (AI사진)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도, 성도님들은 여전히 목회자를 기능적으로만 대할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이 간극을 풀어갈 수 있을까요?”
지난 8월 14일 오전, 퀸즈한인교회(담임 김바나바 목사)에서 열린 뉴욕 일원 목회자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의 질문은 현장에 모인 모두의 공통된 고민을 대변했다. 이에 대한 이찬수 목사의 답변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그의 목회 철학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을 담고 있었다.
그는 성경책과 헌금 봉투가 놓인 상 앞에서 정해진 순서를 따르는 목회가 ‘해치워야 할 일’이 될 때 관계는 사라지고 기능만 남게 된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사역 여정에서 길어 올린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막을 수 없는 경험, 사역의 원형이 되다”
이찬수 목사는 ‘관계 중심 사역’의 원형을 자신의 청소년 사역 시절에서 찾았다. 뉴욕·뉴저지에서 10년 넘게 청소년 사역을 하다 장년 목회로 넘어온 한 목회자가 “설교에 청소년부 예화를 들면 성도들이 설교가 가볍다고 피드백을 준다”는 고민을 토로하자, 이 목사는 깊이 공감하며 그것이 단순한 ‘예화’의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다.
이 목사는 “목사님의 인생을 한번 관통했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관계의 경험이기 때문에 마음에서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그것은 해도 되느냐 안 되느냐의 질문이 아니라, 막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 역시 40대 초반에 19살 고3 학생들과 나이 차이를 잊고 떡볶이를 먹고 게임을 하며 지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나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었지만, 개척 후 불과 서너 달 만에 다시 만난 아이들이 너무나 어리게 느껴져 큰 충격을 받았다”며, “마치 콩깍지가 벗겨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순수하게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관계의 경험이, 그의 목회 전반에 ‘기능’이 아닌 ‘관계’를 추구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음을 시사했다.
“마음을 얻기 위한 구체적인 몸부림”
이찬수 목사는 관계를 세우는 것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몸부림’이라고 강조하며 실제적인 방법들을 소개했다. 그는 파트타임 전도사 시절, 학생들의 신상 명세서 카드를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보며 얼굴과 이름, 가정 형편까지 외웠다고 한다. 그는 “유치부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자기 이름을 불러주고 집안 사정까지 알아주는 교육자는 처음이었던 아이들은 충격을 받았다”며, 이 작은 관심이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관계 맺기를 위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24시간 소통: 청년 시절, 그는 주보에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적고 ‘24시간 언제든 전화해도 좋다’고 공지했다. 학생들은 정말 새벽 1시, 2시에도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학원 수업이 끝나고 밤 10시 반에 공중전화로 전화하던 아이가 있었다.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다’고 말하다가 ‘잠깐만요, 뒤에 줄이 너무 길어졌어요’라며 끊고는 다시 줄을 서서 전화하곤 했다”는 눈물겨운 일화를 소개했다.
학교 방문: 담당하는 학생이 단 한 명뿐인 학교라도 일부러 찾아가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주며 만나주었다. 그는 “너같이 귀한 아이를 아파트 입구에서 그냥 내리게 할 수 없다”며 낡은 소형차로 집 현관문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며 한 사람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었다.
문고리 심방: 맞벌이 부부처럼 집에 없는 성도들을 위해 포스트잇에 기도제목과 응원 메시지를 적어 집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늦게 귀가한 성도는 문고리에 걸린 작은 쪽지를 보고 자신을 위해 기도하며 다녀간 목회자의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여기에 제가 좋아하는 새우깡이라도 하나 붙여두면 더 좋지 않겠냐”며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기념일 챙기기: 장로님들의 결혼기념일을 알아내기 위해 설문지에 ‘결혼한 날짜’라는 항목을 슬쩍 넣어두었다가, 기념일 전날 케이크를 사 들고 깜짝 방문했다. 장로님들은 “어떻게 아셨냐”며 놀라워했고, 이는 사역자와 장로의 기능적 관계를 넘어선 깊은 유대로 이어졌다.
“실수도 덮어주는 관계의 힘”
이찬수 목사는 이렇게 쌓아 올린 관계의 힘이 언제 드러나는지 극적인 일화를 통해 설명했다. 한번은 당회의 결의 없이 부교역자를 청빙하고 주보에 광고까지 내는 행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한 장로가 이 사실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왔다. 이 목사는 “관계가 나빴다면, 장로교회에서 당회 결의 없이 청빙한 것은 담임목사가 쫓겨날 만한 중대한 사유”였다고 당시의 아찔함을 전했다.
하지만 그 장로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웃으며 “아이고, 목사님 또 실수하셨네. 이게 처음도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며 넉넉하게 넘어갔다. 이찬수 목사는 “이것이 바로 관계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쌓아온 깊은 신뢰와 유대감이 목회자의 치명적인 실수마저도 ‘한 건 잡았다’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며 품어주는 토양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찬수 목사는 회의가 길어지면 장로들이 “목사님, 드릴 말씀 없으면 이제 밥 먹으러 가시죠”라고 말하며 회의를 끝낼 정도로 편안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사역의 성공은 흠 없는 기능 수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덮어줄 만큼 깊고 따뜻한 관계를 세우는 데 있음을 그의 고백이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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