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들의 새로운 시도, ‘영적 조부모’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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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7-07 09:4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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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교회들이 신앙을 떠나는 청년 세대를 붙잡기 위해 ‘영적 조부모’ 사역에 주목하고 있다. 혈연을 넘어선 어르신과 청년의 만남을 통해 신앙의 다리를 놓고 있으며, 이는 시니어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 조부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 (AI 생성사진)
미국의 기독교 전문 매체 릴리전 언플러그드(religionunplugged.com)는 최근 기사에서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현상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조명했다. 많은 청년이 신앙을 등지는 반면, 교회 내 노년층의 비율은 계속해서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미국의 교회들이 ‘조부모 세대’의 역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조부모들이 손주들의 삶에 신앙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핵심은 조부모들이 단순히 손주를 예뻐하는 것을 넘어, ‘의도적인 크리스천 조부모’가 되도록 돕는 데 있다. 다음 세대의 신앙 전수에 있어 자신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지 비전을 심어주고, 그 영향력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한 사역자는 손주들에게 편지를 통해 자신이 성장하며 배운 교훈과 신앙을 갖게 된 이유 등을 나누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비전이 실제 사역으로 나타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입양 조부모(Adopted Grandparents)’ 프로그램이다. 이 사역은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교회의 어르신과 젊은 세대를 짝지어주어 세대를 초월한 관계를 맺도록 돕는다. 짝이 된 어르신과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함께 식사하고, 서로에게 격려의 편지를 쓰거나 전화를 하며, 교회가 마련한 영화 상영회 같은 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간다.
세대를 잇는 어르신들의 역할
때로는 내성적인 아이에게 외향적인 어르신을 연결해 주는 등, 각자의 성격에 맞춰 짝을 맺어주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어른들과 소통하며 사랑을 배우고, 두 세대는 교회라는 가족 안에서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자녀가 없는 한 은퇴 교사는 스스로 ‘할머니’가 되어 교회 아이들을 돌본다.
교회 행사에서 항상 아이들 곁에 앉고, 식사 준비와 같은 교회 봉사에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며 “어디에 있든 내가 다른 사람의 신앙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다음 세대를 섬기고 있다.
한인 이민 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니어 성도들을 ‘위한’ 지원과 프로그램이 이미 많이 운영되고 있다. 시니어 대학, 각종 건강 세미나, 취미 교실 등은 어르신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중요한 사역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이 때로는 시니어 성도들을 수동적인 ‘돌봄의 대상’으로만 머무르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교회의 ‘영적 조부모’ 모델은 한인 교회의 시니어 사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시니어 성도들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을 넘어, 교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다음 세대를 세우는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다. 그들의 연륜과 신앙의 깊이가 다음 세대에게 흘러갈 통로를 교회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인 이민 교회를 위한 제언
구체적으로, 1세대 어르신과 영어권 청년들을 연결해 함께 김치를 담그거나, 옛날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복잡한 언어 소통을 넘어선 활동을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정서적 유대를 쌓는 것이다. 주일 점심 식사 자리도 세대별로 나누어 앉기보다는, 일부러 섞여 앉도록 유도하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세대 통합 사역은 단순히 다음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교회 공동체에서 역할의 부재로 무기력해지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과 소속감을 불어넣어 준다. 다음 세대는 신앙의 뿌리를 배우고, 시니어 세대는 섬김의 기쁨을 누리며 교회 전체가 더욱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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