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성 교수 "이민 목회자의 영성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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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3-24 17: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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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월드미션대학교(WMU)가 주최한 특별한 세미나가 지난 3월 10일 열렸다. 급변하는 이민 목회 환경 속에서 한인 목회자들이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WMU의 "목회와 영성" 강사이자 아시안아메리칸 영성센터 디렉터인 남종성 교수가 강단에 섰다.
남종성 교수는 "목회자가 먼저 영적으로 건강해야 공동체를 바르게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민 목회 현장에서 영성을 지키고 성장시키는 구체적인 방안을 사도 바울의 영성을 통해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성서학자이자 17년간 목회 경험을 가진 남 교수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제 목회 현장의 간극을 느끼며 영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인생의 모토는 "아모로 파티", 즉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며, 영성 또한 삶 그 자체라고 정의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남 교수는 바울 영성의 핵심을 다섯 가지 키워드로 요약하여 설명했다. 왜 오늘날 우리가 바울 영성에 주목해야 하는지, 바울 서신을 통해 발견한 다섯 가지 영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영성을 현재 우리의 목회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특히, 다양한 영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 속에서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론과 실제의 조화를 이루는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남 교수가 제시한 바울 영성의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만남의 영성 (십자가의 영성)
바울이 사울에서 바울로 변화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건이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체험을 넘어, 그의 가치관과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꾼 강력한 만남이었다. 이 만남의 영성은 곧 십자가의 영성으로 이어진다. 이전에는 저주받은 것으로 여겼던 십자가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상징으로 변화된 것이다. 바울은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가 이루어졌음을 깨달았고, 이는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는 경험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우리 또한 이러한 만남의 영성을 통해 자신이 처한 영적 상태를 깨닫고, 예배와 말씀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리스도를 만나는 경험을 추구해야 한다.
닮음의 영성 (제자도의 영성)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고, 이 형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회복된다. 닮음의 영성은 바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제자도의 영성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정하신 목적 또한 우리로 하여금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함이다. 초기 교부들은 하나님의 형상(첼렘)을 인간이 받은 선물로, 하나님의 모양(데무트)을 그 형상을 닮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이미 지닌 존재이지만,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영적 성장의 여정을 걸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자 훈련, 건강한 자아상 확립, 인문학적 소양 함양, 성품 수양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거함의 영성 (연합의 영성)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것은 바울 신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이다. 바울은 '엔 크리스토'(in Christ)라는 표현을 500회 이상 사용하며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했다. 처음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의 뜨거운 열정과 제자 훈련의 열심이 시간이 지나면서 식어지고, 번아웃이나 영적 침체감을 경험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영성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연합인 '페리코레시스'처럼, 우리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깊이 연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렉시오 디비나와 같은 영성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기도와 관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것이 거함의 영성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세움의 영성 (공동체의 영성)
세움의 영성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워나가는 공동체의 영성을 의미한다. 바울은 몸의 비유를 통해 교회의 다양성과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사회적 통합이나 통치 체제 유지를 위한 비유가 아니라, 각 지체가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여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바울은 '오이코도메오'(집을 세우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덕을 세우는 것, 즉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개인의 주장을 내려놓고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한 자세를 강조했다. 건강한 코이노니아를 형성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세움의 영성의 핵심이다.
소망의 영성 (종말론적 영성)
종말론적 영성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소망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영성이다. 학자들은 종말론이 구원론보다 앞선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미래에 대한 소망은 중요한 동력이다. 우리는 새 언약 안에 살아가며, 하나님께서 주신 보증(아라본)을 통해 천국에 대한 확실한 소망을 품을 수 있다. 비록 이 땅에서 다양한 어려움과 갈등을 경험하지만, 하늘 시민권자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묵시 안에서 완성될 그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이 소망의 영성이다. 현재와 미래, 풍요와 가난, 이 땅의 삶과 하늘의 시민권 사이의 긴장 속에서, 우리는 소망의 영성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남종성 교수는 이러한 다섯 가지 바울 영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이민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들이 영적 건강을 유지하고 공동체를 굳건히 세워나갈 수 있도록 실제적인 조언과 통찰을 제시했다. 월드미션대학교는 앞으로도 이러한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인 목회자들의 사역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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