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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목사] 목회자 위상 회복을 위한 칼럼 (6) 은혜를 아는 자의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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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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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이면 늘 나이 드신 권사님을 픽업해서 교회로 모셔오고 또 예배 후에는 모셔다 드리는 일을 오랫동안 했다. 어느 날 권사님께서 “목사님, 메디케어 받으시면 이제 홈케어 신청하셔서 정부에서 주는 돈 받으세요”라고 한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 말로 내 마음에 남아있다. 무슨 말인지 감은 잡았지만 할 말이 없어 “자격이 안 되어 안 됩니다”라고 했더니, “제가 알아봐 드릴게요. 한 주일에 몇 백 불씩은 받을 수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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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화나게 한 것은 목사인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했느냐는 것이다. 몸이 아프다는 거짓말을 해서 의사로부터 거짓 처방전을 받고 홈케어 대상자가 되어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서 생활하라는 것이다. 그런 말을 서슴없이 목사에게 했다는 자체에 반발이라 할까, 난 그런 부정직한 행동 안하는 목사라는 의로움을 나타내 보이고 싶은 의도가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화를 냈다고도 생각된다.

 

사실 권사님의 말이 지극히 현실적인 말이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아는 목사님도 나에게 같은 제안을 했다. 자기는 일주일에 30시간을 받아 돈을 타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난 자격이 안 된다고 거절해버렸지만 솔직히 거절한 이유는 사람들 앞에 난 그런 부정직한 행동은 안한다는 의로움을 나타내 보이고 싶은 의도가 내 가슴 속에 분명히 있었음을 시인한다. 

 

하지만 이게 일부분이겠지만 뉴욕교계의 목사님들이 얼마나 정직하지 못한가를 들어내 보인 실례가 아닌가 여겨진다. 목사들이 이럴 찐데 성도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한동안 교회마다 자격 없는 성도들에게 영주권을 신청해주어 이민국으로부터 한국교회 목사들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린 일이 있었는데, 요즘은 가짜 홈케어 환자 노릇을 해서 돈을 타 먹는단다. 어쩌면 한인교회 목사들은 정직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교계 전체에 깔려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쓴다는 자체가 우습다. 많은 목사들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고발하는 우스꽝스러운 표현은 사실 나에게도 적용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난 정직할까?

 

오래전 목사님들과 점심 약속이 있어 급하게 차를 몰고 식당 주차장 앞에 도착했다. 좀 늦는다고 연락은 했지만 많이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것이다. 마음이 급하니 차를 급하게 주차하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주차되어 있는 남의 차의 뒷 범퍼를 내차 앞부분으로 심하게 흠집을 낸 것이었다. 내차도 데미지를 받았지만 주차되어 있는 차도 적잖은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순간 본 사람은 없었다. 급하게 차를 다시 빼어 다른 곳에 주차해 버렸다. 그리고 유유히 난 식당으로 들어가 입 딱 다물고 식사를 했다.

 

이 사건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이렇게 부정직한 목사가 뭐 가짜 홈케어를 거절했다고 난 정직한 목사이고, 가짜 홈케어를 통해 돈을 받는 목사는 있을 수 없는 부정직한 목사라고 할 수 있을까? 누가 누구를 고발한단 말인가? 

 

그러나 이 사건은 10여 년 동안 나의 양심을 괴롭혔다. 정직하지 못한 목사, 그러면서 하나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 너무너무 부끄러워 견딜 수 없는 세월을 보냈다. 그 후 하나님 은혜를 깨닫고 얼마나 내가 무지한 인간이고, 부정직한 목사이고, 죄인 중에 죄인이라는 사실을 처절하게 경험하면서 이글을 쓰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이 이것이다. 어디 완전한 목사가 어디 있나, 다 정직하지 못한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한마디로 자신의 몸에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 가시 때문에 가슴을 치면서 좀 더 정직해 보려고 몸부림쳐보려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정직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목사가 그럴 수 있느냐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하나도 부끄러움 없이 그렇게 하라고 권장하는 그런 모습이 분노케 한다는 말이다. 적어도 부끄러움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비록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사가 되었다고 해도 그 방법을 당연히 여길 뿐만 아니라 더더욱 그 위에 부정직한 박사가 되어 오히려 더 거룩함을 외치고 있으니, 도대체 양심이란 뭐고 부끄러움이란 것이 뭔지 조차 상실하고 있으니 어떻게 뉴욕 교계의 목사들의 위상이 회복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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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목사들이 정직하지 못하면 이제는 목사들끼리도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 어제 한말이 오늘 다르고, 강대상에서 한말과 내려와서 한말이 다르다. 그래서 세상 법에 고소하는 일들이 빈번하지 않은가? 난 정직하고 넌 부정직한 것을 세상 법에다 잣대를 가져다 대는 이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을 하면서도 그게 얼마나 우리 한인 교계를 실추시키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개탄치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그렇게 정직하지 못한 부끄러운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고 또 안다 해도 그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안위한다. 한마디로 거짓말이 당연한 것이고 거짓말을 해 놓고도 그것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무지한 교계 목사들로 인해 교계는 더욱 어두워져가고, 이런 모습에 질린 좀 정직하다는 목사님들, 올바르게 목회한다는 교회들은 아예 교계 단체를 부패한 집단으로 여기고 있으니 과연 뉴욕 교계가 올바르게 정화될 수 있을까 묘연하다는 생각만 든다.

 

목사의 이미지는 언제 어디서 보아도 그 기초가 정직이라고 본다. 정직을 상실한 목사라면 이미 목사로써는 자격을 상실한 자란 뜻이다. 적어도 정직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면 가슴을 치는 부끄러움은 있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어디서 나온 말인지, 누가 한말인지는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목사는 첫째도 정직, 둘째도 정직, 셋째도 정직이다. 그게 은혜를 받은 자로서 최소한의 하나님 앞에 선 자라고 나는 확신한다.

 

정직한 자에게는 흑암 중에 빛이 일어나나니 그는 어질고 자비하고 의로운 자로다(시112:4)

 

한준희 목사(뉴욕목사회 부회장) 

 

(사진들은 AI를 사용하여 생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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