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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목사 “팬데믹이 만든 잘못된 예배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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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21-02-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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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주일 대 예배에 참석할 때가 많았다. 그때 기억나는 연노하신 장로님 한분이 계셨는데 흰 두루마리 한복을 입으시고 늘 교회 맨 앞자리 왼쪽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던 분이 기억난다. 예배가 시작되기 약 30분 전쯤이면 벌써 자리를 잡으시고 예배를 준비하셨다. 그분이 기억나는 것은 그분의 몸가짐이었다. 언제나 예배 때면 깨끗한 한복을 입으시고 조심스럽게 교회에 들어오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때 나는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는 자세가 저렇게 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그 장로님을 통해 내 머릿속에 각인된 듯싶다. 그래서였는지 당시 나도 교회에 갈 때면 늘 단정한 교복을 입고 교회를 갔고, 예배드리는 내 자세도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것 같은 그런 경건함이 내 마음에 깔려 있었다. 특히 기도드리는 시간이 되면 예외 없이 무릎을 꿇고 기도했던 그때의 내 예배 자세가 바로 그분에게서 배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목사가 돼서도 예배만큼은 목숨같이 귀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늘 인식하고 하나님 앞에서 무례하게 드려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내 마음에 자세도 있었지만 목사라는 직책이 더 경건한 모습으로 성도들에게 비추어져야 한다는 의무감이라 할까 그래서인지 더 엄숙하고 경건한 모습으로 예배에 임할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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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예배 모임이 중단되면서 약 3개월 반을 가정예배로 대처했고 성도들에게는 같은 시간대에 예배를 드리도록 미리 설교를 녹음하여 카톡으로 전송시켜주었다. 그때 성도들은 어떻게 예배를 드렸는지는 모른다. 각 가정마다 가족들이 모여서 녹음된 설교를 듣고 예배를 드렸던 것으로 안다. 물론 나도 가정예배를 드렸다.

 

작년 3월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 예배 모임이 중단되면서 약 3개월 반을 가정예배로 대처했고 성도들에게는 같은 시간대에 예배를 드리도록 미리 설교를 녹음하여 카톡으로 전송시켜주었다. 그때 성도들은 어떻게 예배를 드렸는지는 모른다. 각 가정마다 가족들이 모여서 녹음된 설교를 듣고 예배를 드렸던 것으로 안다. 물론 나도 가정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나를 비롯해서 가족 모두가 옷차림이 교회를 갈 때의 옷차림이 아니었다. 나 역시 넥타이도 안 매고 그냥 양복하나 거치고 예배를 인도했고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면도를 했던 내가 면도도 안하고 예배에 임하였던 것이다. 그 배경에는 식구들인데 뭐 어떤가 하는 마음이 목사인 나에게도 깔려 있었으니 성도들의 예배 자세는 어떠했을까 의문이 든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모 성도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목사님, 가정에서 녹음으로 예배를 드리니까 너무 좋아요.” 이 말이 내 귀에는 내 마음대로 예배를 드릴 수 있고, 교회 안가도 되니까 너무 좋아요 라는 소리로 들리는 것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교회가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면서 교회마다 다양한 SNS 방식으로 예배를 주관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스마트폰 앞에서 또는 컴퓨터 앞에서 경건한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가 몇이나 될까? 어찌되었든 예배를 안 드린 것보다는 잘 한일이다. 그렇게라도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 그런데 인터넷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인지 코로나로 인해 예배와는 거리가 멀어진 성도가 수도 없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30% 정도 모임이 허락된 상황에서도 역시 교회에 안 나오는 분들은 계속 안 나온다. 어느 성도는 그 핑계를 “목사님, 저희 집은 노인이 계셔서 우리가 감염되어 오게 되면 큰일 납니다” 그러면서 “목사님 보내주신 설교는 듣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설교를 듣는 것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성도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핑계로 저런 핑계로 교회에 오지 않고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분들의 더 큰 문제는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는 예배의 태도이다. 유튜브를 통해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고 있는데 가정에서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침대 위에서, 소파에 누워서, 어떤 분은 스마트폰 틀어 놓고 설거지를 하고, 화장실에 앉아 있고, 심지어는 TV까지 켜 놓고 예배를 드린단다. 어디 그뿐인가 옷은 잠옷 차림 그대로이고, 세수도 안하고... 예배를 드리는 자세가 엉망인데도 본인들은 예배를 드렸단다. 

 

이렇게 많은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는 자세가 무너져 있는데도 그래도 안 드린 것보다는 낫다는 의식 때문인지 예배 태도에 대해서 책망하는 목사가 보이지 않는다.

 

혹자들은 말한다. “예배를 드리면 되었지 무슨 옷차림이 중요하고 자세가 뭐가 중요합니까.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지...” 맞는 말 같으나 틀린 말이다. 사람은 올바른 자세나 태도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무례해진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내 마음에 자세와 태도를 형식화시켜 표현하는 행위이다. 마음에 하나님을 찬양하고픈 마음이 없다면 올바른 찬양이 나올까?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자세가 안 되어 있는데 설교가 귀에 들어올까?

 

마음에 자세와 태도가 올바르면 문을 닫을 때의 행동이 다르고, 누군가 앞에서 행동하는 몸짓이 다르고, 걷는 모습이나 얼굴 표정조차 다르다. 즉 예배를 드리는 자세나 태도가 엉망으로 드리고 있다면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자세나 태도가 무너져 있다는 뜻이 분명하다.   

 

지금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여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많은 세미나가 늘 행사 이벤트로 끝나버릴 뿐, 어떤 후속 대책을 추진하는 행위가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아닐까 보인다. 더욱이 인터넷 예배로 인해 지금 성도들이 예배에 대한 태도나 자세가 무너져 있는 데도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말들만 무성하니 이게 우리의 한계인가 보다.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된 지금에 현실에서 그래도 가장 유용한 방법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라 하지만 그것이 지금 하나님에 대한 거룩성과 경건성을 무너뜨리고, 예배를 좀먹는 어둠에 그림자가 숨어 있다는 것도 한번쯤은 깊이 연구해 봐야 할 중대사한 문제인 것을 인식해야 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눈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며 병든 것을 드리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냐 이제 그것을 총독에게 드려 보라 그가 너를 기뻐하겠으며 너를 받아 주겠느냐”(말1:8)

 

한준희 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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