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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봉기 목사 “작은 교회라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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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7-10-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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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장로교(PCUSA) 30, 40대 담임 목회자 50여명은 제2회 목회 멘토링을 위한 모임을 "쉼과 도전 그리고 새출발!"이라는 주제로 9월 25일(월)부터 3일간 뉴저지찬양교회(허봉기 목사)에서 열었다.  

 

허봉기 목사는 2차례 강의와 질문과 답을 통해 멘토링 모임에 참가한 젊은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목회의 시각을 가지게 했다. 허봉기 목사는 강의 초반 양해를 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라는 측면이 아니라 현실적인 측면에서 강의를 인도했다. 구체적으로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와 우노 다카시의 <장사의 신>이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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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넷은 몇 차례에 걸쳐 강의내용을 소개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다른 교회를 따라하는 목회가 아니라 자신의 목회환경에서 강점을 가진 목회를 하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허봉기 목사는 직분제 폐지와 건축 등 목회의 지뢰밭을 걸어왔지만 24년간 목회하는 동안 한 번도 교인들과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강한 리더십과 인간적인 매력 그리고 그 뒤에 숨겨져 있는 헌신 등 따라하기 힘든 목회에 최적화 된 허봉기 목사가 있다. 

 

1.

 

저는 미국에서 살 생각도 아니었고, 기회가 되면 잠깐 공부하러 올 생각은 했다. 38세에 텍사스에 5가정으로 시작한 작은 교회에 청빙을 받아 왔다. 한국에서 부목사로 사역할 때 만난 신실한 집사 가정이 비즈니스 때문에 미국에서 사는 동안에 교회가 필요하다고 부탁해서 온 것이다. 미국에 올 생각을 안했는데 한두 해 도와 달라고 해서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왔다. 

 

30만 인구의 도시에 한인은 200명이 안되는 작은 도시에 이미 오래된 다른 교단 교회들이 있었는데 장로교 교회가 설 기회에 제가 와서 5가정으로 시작했다. 대부분 초신자들이었다. 2년 열심히 하니 지역 한인 2백 명 중 142명이 등록했다.

 

부임할 당시 젊고 무식했다. 미국도 모르고 목회도 몰랐다.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예배당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부임 10개월 만에 문 닫은 미국교회를 사서 입당했다. 그렇게 6년 2개월을 사역하고 1999년 12월에 찬양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찬양교회는 당시 재적 150명으로 담임목사가 새롭게 부임한다고 하니 첫 예배에 132명이 참석했다. 당시 찬양교회는 재정이 적자이며 상처 있는 교회였다. 지금은 아이들까지 재적이 2천명, 장년 출석이 1천명이 조금 넘는다.

 

미국에서 1993년부터 2017년까지 24년간 목회하는 동안 저에게 찾아와서 적극적으로 따진 교인이 하나도 없었다. 엄청 신기한 경우이다. 저는 목회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았어도 특별히 이민목회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담임목사의 경험이 없어서 인지 한국 목회와 비교할 때 이민목회가 더 어렵다는 생각은 안했다.

 

여러분들과 비교할 때 공부도 짧고 말이 매끈하지 않고 엄청 더듬는다. 저는 안 더듬을 때가 없고 심하게 더듬을 때와 덜 더듬을 때가 있다. 아내는 설교준비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설교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더듬었다. 그래서 찬양교회 교우들은 더듬는데 익숙하다. 여러분처럼 매끈하게 설교하면 저렇게 매끈하게 설교하는 목사도 있구나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썩 성실한 편도 아니다. 성실하신 목사님들을 많이 알고 있기에 그렇다. 성품도 좋은 편도 아니다. 하지만 목회는 비교적 잘된 편이다. 본당은 2005년, 아이들이 사용하는 옆 건물 아이홉은 2009년에 지었다. 건축 중에 잡음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지 저도 잘 모른다.

 

찬양교회에서 18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 제가 와서 한 목회를 돌아보면 어떻게 그렇게 했을까 한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저는 어떤 목사와 견주어도 더 나은 것이 없는 목사이기에 허봉기가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새 와서는 목회는 따라 할 일도 아니고 따라 하라고 목회하는 것도 아니다. 목회자료를 드릴 수 있을지 몰라도 큰 도움이 되겠느냐 생각해 본다.

 

어쩌다 잘된 경우이다. 교회에서는 그렇게 말하면 안되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온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는 안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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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 목회에 영향을 준 계기가 된 한두 가지 이야기를 나누겠다. 제가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에서 1년 동안 있었다. 검은 모자와 옷을 입는 정통 유대인들은 경건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문자 그대로 하루종일 성경을 읽고 기도했다. 창세기부터 모세오경을 한자도 안 틀리게 다 암송하는 사람이 많았다. 먹는 것도 가려먹고 불편하게 살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님의 율법에 엄격한 사람들이 술담배를 한다.

 

그것이 잘 정리가 안됐다. 술담배를 하고 햇빛이 강해 선글라스를 쓰니 적당하게 불량하게 보였다. 이들은 엄청난 율법주의자들이다. 문자적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려고 애쓴다.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며 살기 소망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경건한 그리스도인 안하는 술담배를 공개적으로 한다. 하나님 율법에 철저한 사람이 우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때 생각한 것이 있다.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가를 생각했다. 나는 부목사일 때는 별 수 없었지만 담임목사일 때는 그렇게 할 수 있건 없건 중요한 일을 중요하게 다루고 다른 것을 무시하면서 목회하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하나는 마흔 살이 되어 이런 생각했다. 좋은 멘토가 한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멘토를 붙잡고 철저히 배웠으면 좀 더 나은 목사가 되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이 나이에 누구를 따르겠느냐 하고 제멋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가능한 아무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을 따라 목회하지 않겠다는 생각했다. 그것이 저에게 가장 큰 사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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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3년 경영학 분야 저술가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라는 책을 냈다. 제가 기왕에 가졌던 생각을 굳혀준 책이었다. 그 책의 내용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때까지는 비지니스가 웬만한 물건을 만들어 광고하면 팔리는 시대이다.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탁월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 팔린다. 왜 이것이 ‘보랏빛 소’라고 하는가?

 

진통제를 예를 들면, 옛날에는 서너 가지 밖에 없었기에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지금은 50여 가지의 제품들이 있다. 새로운 진통제가 나와 광고를 해도 기존의 타이레놀이나 에드빌 외에는 신경을 안쓴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가 벌판에 소가 많이 있는데 몸집이 조금 더 큰 소가 있다고 해서 절대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몸집이 작아도 보랏빛 소가 있다면 눈에 잘 띈다는 것이다.

 

그 책의 요지는 안전한 것이 위험한 것이라는 것이다. 제가 가진 생각을 한마디로 표현하여 충격이었다. 그러니 이 시대의 비지니스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무난하게 따라가면 100% 망한다. 한국에 일찍 퇴직한 사람들이 퇴직금으로 치킨집 이나 커피집을 한다. 그 이유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쉽게 창업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일수록 확실하게 망한다는 것이다.

 

목회도 예외가 아니다. 옛날 제가 신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로 보고 있다. 교회도 망한다. 하나님의 교회 전체가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교회는 문을 닫을 수 있다. 어떤 교회가 문을 닫는가? 잘난 것도 없으면서 가진 것 없이 무난하게 하는 교회가 망한다. 

 

절벽 끝을 걸어라. 그러면 전망이 좋아진다. 그런데 그만큼 위험하다. 사람들은 다 절벽 안쪽을 걸어가는데 그러면 좋은 전망이 안 보인다.

 

세스 고딘이 말하기를 성공적인 기업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실은 이들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잘되는 기업을 보고 그것에서 따라하면 망하는 것이다. 아주 잘되는 기업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다고 한다.

 

성공적인 기업들은 극단에 위치해 있다. 극도로 빠르거나 극도로 느리다. 엄청나게 비싸거나 엄청나게 싸다. 무지하게 크거나 무지하게 작다. 그래서 저는 무난하게 망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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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친구 중에 소위 물건이 있다. 찬양교회에 부임해 오는데 한마디 해보라고 하니 이 친구가 ‘이단이 되라’고 했다. 친구가 말한 이단이라는 것은 기존의 교회들이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게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다른 교회와 다르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말하고 싶은 것은 큰 교회를 따라하지 말라. 2013년인가 시애틀 형제교회 컨퍼런스에 갔을 때에도 권준 목사 앞에서 형제교회 따라하면 망하니 따라하지 말라고 했다. 찬양교회도 마찬가지이고 어느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보기에 잘된다고 따라하면 안된다.

 

사실 따라 할 수도 없다. 교회가 비슷한 규모이면 따라할 수 있다. 규모가 다르면 힘들다. 교회사이즈 문화라는 것이 있다. 교회문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교회의 규모이다. 

 

예를 들면 작은 교회는 친교가 강하다. 작은 교회의 친교는 그 어느 큰 교회도 못 따라간다. 작은 교회들은 교인들이 서로 잘 안다. 하지만 큰 교회는 다 알지 못한다. 반면 큰 교회는 맨파워가 있기에 모든 것이 세련되어 있다. 작은 교회가 큰 교회 프로젝트가 좋다고 못 따라한다. 물론 참고할 수는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전혀 다르게 해야 한다. 누구를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제로베이스에서 성경에 근거하고 전통을 참고하면서 우리교회를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교회는 세상에서 매력 없는 곳이 되었다. 지금 하는 그대로 하면 아무도 안온다. 저는 작은 교회도 목회했다. 제가 여기 올 때 찬양교회는 1백여 명 모이는 교회였고, 인근에는 1천여 명 모이는 큰 교회가 있었다. 우리 교회는 누가 이 지역에 오면 그 교회에 먼저가고 몇 번에 걸쳐 오는 교회였다. 

 

저는 아무리 크고 대단한 교회가 옆에 있는 작은 교회라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옆집 손님을 빼앗아 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 교회에 비해서 우리교회가 경쟁력이 있다는 말은 어느 그리스도인에게 교회 장점을 생각하면 우리교회에 가고 싶다는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예수 믿는 사람에게 조금도 매력이 없는 경쟁력이 없는 교회가 불신자에게 매력 있는 교회가 되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니 불신자에게 흡인력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먼저 거쳐야 할 단계는 어떤 교회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경쟁력이 있는 교회가 되는가? 교회형편이 다 다르기에 단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생각하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틀림없이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교인이 5가정 밖에 없는 작은 교회이다. 그러면 이번 모임 이름처럼 교회이름을 멘토링교회 라고 하면 된다. 그래서 완전히 튜토링 하는 것처럼 맞춤으로 신앙지도를 하는 것이다. 교인이 몇 안되는데 왜 안되겠는가. 그러면 어떤 큰 교회가 따라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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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노 다카시가 쓴 <장사의 신>이라는 책이 있는데 엄청 은혜를 받았다. 목회하는 사람이 장사하는 사람보다 못하면 되겠는가. 이렇게 장사하듯이 목회를 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노 다카시는 일본식 선술집을 도쿄 근교에 점포를 새로 내는 대로 성공했다.

 

우노 다카시는 “토마토를 자를 수 있다면 밥집을 열 수 있고, 병뚜껑을 딸 수 있다면 술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토마토를 못 자르고 병뚜껑을 못 따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러니 누구나 장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노 다카시는 실력 있는 가게라면 어떤 시대에 오픈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100% 이것을 믿는다.

 

요즘 교인들이 개업하면 얼마나 어려운가? 개업할 때 축하하고 축복해주지만 마음이 옛날처럼 흔쾌하지는 못하다.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가 반복하는 말은 아무리 어려워도 돈 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도 돈 버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경기가 무너져도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우노 다카시는 처음에 돈이 없으니 5평짜리 작은 가게를 뒷골목에서 열었다. 처음에는 손님이 알고 찾아올 수 없다. 하지만 한 번 온 사람이 다시 오고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도록 한다. 그래서 식당 비지니스는 건전한 다단계 사업이라고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보에게는 초보만의 판매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처음에 식당을 열면 사시미를 자르는 것이 쉽지 않다. 초보자가 사시미를 자르면 울퉁불통하게 잘리니 아예 메뉴 이름을 ‘막 썬 회’라고 이름을 붙였다. 일본사람에게 오히려 상상이 안되기에 손님들이 재미있어 했다. 초보에게는 초보만의 방식이 있다. 실력이 없는 사람도 장사할 수 있고, 초보에게 초보만의 장사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회는 왜 없을까? 우리가 실력이 없다고 목회를 안 할 것은 아니다. 그러면 초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번듯하게 잘하는 집에서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노 다카시는 장사 잘하는 식당들을 많이 보고 왜 잘되는지 분석해 내지 못하면 비지니스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지금 수준에서 잘해야 한다.

 

(강의 내용이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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