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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용 목사 (2) 은퇴 목사인가 아니면 원로 목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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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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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용 목사 / 목회자의 행복한 은퇴 시리즈
(2) 은퇴 목사인가? 아니면 원로 목사인가?


모든 목회자들이 언젠가는 은퇴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목회자의 은퇴는 작게는 한 개인의 문제이고 크게는 전체 교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목회자가 어떤 모습으로 은퇴를 하는가 하는 것은 그 분의 평생 목회를 평가하는 잣대로도 쓰여질 수 있고, 교단의 법적 제도와 관습의 문제를 노출 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목사님들이 은퇴 하실 때 많은 교회들이 홍역을 앓습니다. 가장 예민한 문제를 든다면 저는 두 가지를 듭니다. 첫째는 은퇴하시는 목사님들에 대해서 은퇴후의 재정적인 생활 보장을해 드리기 위한 처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입니다. 은퇴 하시는 목회님에게 좋은 대우를 하고 싶은 것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각 교회마다 재정적인 형편이 다르고, 교단 마다 정해놓은 규정이 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음 회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둘째는 호칭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간단하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간단하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로 이 호칭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모두가 은퇴 목사이며 교계의 원로 목사이다.

목사 안수를 언제 받았든지 교단이 정한 나이에 이르면 목회자는 은퇴를 하게 됩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교회 개척의 은사가 있으셔서 평생을 많은 교회들을 개척하시면 목회 하시다가 은퇴를 하십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다른 이유들로 인해서 여러 교회들을 섬기고 은퇴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짧은 기간을 섬기다가 옮길 때도 있고 때로는 여러 해 동안을 섬기다가 옮길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목사님들은 자신이 교회를 개척해서 그 곳에서 쭉 섬기다가 은퇴하시거나 청빙을 받았어도 그 교회에서만 목회를 오래하시다가 은퇴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한 교회를 섬기는 햇 수가 몇년이 아니라 몇 십년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의 두 경우에는 단기간 혹은 중간 기간 정도의 목회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후자의 경우에는 장기 목회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 목회와 장기 목회에는 목회의 지침과 전략면에서 보더라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개인별 은사와 형편에 대한 것일뿐이며 누가 더 훌륭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따라서 전자든 후자든 사역지의 다름과 사역의 특성의 차이를 떠나서 모두가 명예스러운 은퇴 목사님들이자 원로 목사님들입니다.

이 두 가지의 호칭은 모두 차별없이 명예로운 것입니다. 사람들로 부터 자신의 헌신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되고, 또 그 동안의 희생에 대한 존경과 보상의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명예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목사와 원로 목사의 사전적 의미

은퇴와 원로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알고자 인터넷에서 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 '은퇴'란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는 상태임을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원로'란 한 가지 일에 오래 종사하여 경험과 공로가 많은 사람을 일컬는 단어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보듯이 은퇴는 활동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면 원로란 깊은 지식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이 있는 상태임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목사님들이 “목회는 은퇴해도 사역에는 은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회인들 조차도 자신의 직장에서 은퇴를 하더라도 자신의 전공과 경험을 살려서 지속적인 활동하려고 노력합니다. 목회자 또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목회자들이 은퇴 후에도 후배 목회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교회들과 사역지들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이 분들의 경험을 활용하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퇴 목사와 원로 목사의 법률적인 차이

한인 교단들의 법적인 면으로 보면 은퇴 목사라는 호칭은 은퇴하시는 모든 목사님께 자동적으로 붙는 것이라면 원로 목사라는 호칭은 자신이 은퇴하는 교회에서 붙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교회에서 장기간 목회를 하신 목사님들은 자신들이 은퇴할 때가 되면 '은퇴 목사'라는 호칭대신 '원로 목사'라는 호칭을 받기를 원합니다. 이런 생각은 한국의 교단들중에는 원로 목사 제도를 교단의 법으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원로 목사의 자격은 각 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목회하고 은퇴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원로 목사라는 호칭은 교단이 일괄되게 주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있는 교회와 목회자 사이에서의 합의와 투표에 의해서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학원 교수인 목회자들과, 특수 사역 목회자들, 그리고 선교지등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등은 해당되지 않아서 원로 목사라는 타이틀 조차 얻을 수 없는 법적인 맹점이 있습니다.

은퇴 목사와 원로 목사의 현실적인 차이

(1) 원로 목사에 대한 예우
한국 교회에서의 원로 목사라는 호칭의 문제는 명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은퇴 목사와 원로 목사와의 큰 차이는 은퇴후에도 계속되는 재정적인 예우에서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교인 수가 어느 정도 되고 재정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있는 교회의 목사님이 원로 목사로 인정되면, 은퇴 후 상상 할 수 없는 수준의 대우를 받습니다. 은퇴시 일시금으로 받는 은퇴 예의금외에도 매월 일정 금액의 급여 제공은 기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회 건물안에 원로 목사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원로 목사님이 은퇴 후에도 교회로 출근을 계속합니다. 자동차와 집도 제공하고 그 보다 더한 것도 교회측으로 부터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2) 원로 목사제도의 법적인 맹점
이에 반하여 한국의 농어촌 교회들과 도시의 소형 교회들 그리고 해외에서 여생을 보낸 많은 선교사님들의 경우에는 은퇴후에 생활이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신학원 교수로 은퇴하신 분들은 교육 공무원으로써의 연금이 있으니 나은 편입니다. 그리고 이 곳 미국의 재정 자립이 안되는 작은 교회 목사님들도 혜택의 소외감에서 만큼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이 분들의 은퇴후의 삶은 그야말로 하늘나라 적금인 기도와 미국의 Social Security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마디로 목사님들 사이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3) 원로 목사제로 인한 교회안의 갈등
은퇴 목사와 원로 목사의 차이점에는 원로 목사라는 호칭이 주는 무게감과 실질적인 영향력의 파괴력도 있습니다. 원로 목사님이 교회안에 사무실을 가지고 매일 출근한다면, 아무리 후임 목회자가 교회의 당회장이라고 해도 그의 처신은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법적으로는 원로 목사님의 권한이나 의무로 규정된 것이 없다고 해도 교회안의 대인관계속에서의 원로 목회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원로 목사님이 아무 의미 없이 던지는 말 한 마디와 의도하지 않은 행동 하나라도 무게감이 있기마련입니다.

따라서 원로 목사님의 배려깊은 처신이 후임 목사의 처신만큼 중요합니다. 한인 교회들이 겪어온 갈등의 원인중에는 후임 목회자와 원로 목사의 리더쉽의 갈등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많은 실제 사례들을 통해서 보더라도, 일단 갈등이 시작되면 교인들 사이에서도 은퇴하는 목사님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쪽과 완전하게 물러나게 하는 쪽으로 나뉘게 됩니다. 이 때의 최대 피해자들은 교인들이고 주님이란 점을 알아야 합니다.

(4) 원로 목사제도의 발전적 해결 방안
바로 이런 부분들을 많은 목회자들이 우려하는 바이고, 젊은 목회자들이 원로 목사님이 계신 교회로 청빙받는 것을 꺼리기도 합니다.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원로 목사 제도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찬반의견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은 극명하게 반대를 표현합니다. 반면 이미 원로 목사이신 분들과 원로 목사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개 교회 목회자들은 적극적인 찬성을 보입니다.

원로 목사제도에 대한 이해와 판단은 결국 개 교회와 교단이 판단해야 할 몫으로 남습니다. 헌법이 보장한다 해도 개 교회 형편에 따라 유명무실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도 있고, 헌법은 아무런 조항이 없어도 개 교회가 형편에 따라서 실행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은 원로 목사님들은 자기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 보이고, 교회들은 목사님에게 격에 맞는 대우를 해드리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잊지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한인 교계는 원로 목사라는 호칭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의 폭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너무 개 교회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교단 법들도 대부분 한 교회에서 장기 목회를 한 목사들만을 대상으로 제한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사역을 하는 목사님들을 제외시키고 있고, 교회 공동체 스스로 목회자간의 불공평한 차별화 문제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어떤 방법으로든지 해결해야 합니다.

미국인 목회자들의 은퇴(RCA교단의 예를 중심으로)

미국의 교단들은 한국식 원로 목사 제도를 법으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 굳이 비슷한 호칭을 찾으라면 'Emeritus Pastor' 정도 입니다. 따라서 미국 교단에 속한 한인 목사님이 자신의 교회에게 원로 목사를 요구하는 것은 교회와 목회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 할 수는 있어도, 법적인 구속력은 없습니다.

이 'Emeritus pastor'라는 호칭은 그야 말로 명예 은퇴 목사 정도의 의미입니다. 은퇴후 특별한 대우도 따로 없습니다. 교회가 목사님을 위해서 현역 목사 시절에 은퇴 연금을 미리 들었기 때문에 은퇴 할때 교회가 일시불로 은퇴 축하금 정도는 드려도 은퇴후 따로 매월 생활비를 대 드리지 않습니다.

미국계 교단들은 목회자가 은퇴하면 자신의 사역지(교회)를 떠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자신의 고향이나 다른 지역에 은퇴 주택을 마련해서 이사 가시는 목사님도 있고, 타 지역으로 이동해서 인터림(Interim ministry) 목사 혹은 작은 교회의 계약직 목사로 목회를 계속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교단에 따라서는사역지 근처에도 머물수 없도록 아예 몇 마일 밖으로 이사 가도록 요구하는 것을 법으로 정해 놓고 있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이런 법적인 요구 사항이 은퇴 목사님에 의해서 무시되면 노회가 직접 나서서 해결합니다. 한국적인 정서에서는 매몰찰 수 있는 경우지만 은퇴 목사님이 교인들을 따로 만나는 것이 교회와 후임 목회자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오랜 역사를 가진 교단의 경험에서 나온 조치입니다. 자신이 사역하던 교회에 사무실을 마련하지도 않고, 정기적인 예배에 출석도 하지도 않습니다. 평상시에는 교회가 있는 지역을 아예 떠나 있다가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교회의 요청이 있을 때만 교회에 돌아와서 부탁받은 순서를 맡는 정도일 뿐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저희 교단의 경우 은퇴 목사님들중에는 타교단의 교회를 출석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같은 교단의 후배 목사들에게 불필요한 짐이 되기 싫다고 합니다. “우리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는데 저 은퇴 목사님은 저렇게 말씀하네.” 같은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어런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서 아예 신학적 이해가 같은 타교단 교회로 출석하는 겁니다.

미국 교회들에도 예외는 있다!

물론 한국식 개념의 원로 목사 제도가 아주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한 예가 캘리포니아의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입니다. 로보트 슐러 목사님은 담임 목사 자리를 은퇴 후 자식들에게 넘겨주었고, 지금은 손자인 바비 슐러가 교회를 맡고 있습니다. 역시 담임 목회자 자리가 아버지로 부터 자식에게로 넘어갈 때 원로 목사 개념의 바통 터치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시안들의 교회에서 은퇴한 목사님이 계속해서 출석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 노회들에 소속된 여러 아시안 교회들도 이런 경우을 보아왔습니다. 문화적 환경과 이해가 우리 한인 교회들과 비슷하다보니 우리 교회들이 가지고 있는 목회적 특징들을 그들도 가지고 있는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은퇴 목사와 관련해서도 우리와 비슷한 모양의 장점과 단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만, 은퇴 연금 제도만큼은 철저하게 지켜서 돈과 관련된 문제 만큼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결론

은퇴하시는 목사님이 은퇴와 함께 어떤 호칭을 교회로 부터 받느냐는 은퇴 이후에까지 그 분 목회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호칭으로 사람의 성공 유무를 판단한다는 것은 분명히 불공평하고 부적절한 것입니다. 모든 은퇴 목사님들이 은퇴 목사이고 원로 목사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단이 은퇴 목사와 관련된 법적 제도를 가지고 있는 곳들은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단 법에는 아무런 조항이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개 교회가 덕을 세워가는 방향으로 형편에 따라서 지혜롭게 실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 라도 이런 호칭 문제에 목사님들이 구애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목사님들 간에도 소외되는 분 없이 모두가 주님이 주는 명예와 축복을 누리며 교회로 부터도 동등한 대우를 받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송흥용 목사(아멘넷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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