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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성 박사 "자녀교육의 시작은 정체성 확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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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1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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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전혜성 박사를 검색하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문건들이 뜬다. 제목만 읽으면서 넘겨도 요즘 단어로 '넘사벽'이 분명하다.

어떻게 하면 6명의 자녀를 저렇게 잘 키울수 있었을까?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이지만 사실 그 노하우가 여간 궁금한 게 아니다. 물론 이미 3권의 저서에서 그리고 수많은 강연에서 또한 많은 인터뷰에서 전혜성 박사는 크리스찬으로서 자신의 살아온 자취를 남김없이 이야기 해 왔다. 하지만 그녀의 강연을 직접 듣게 되는 경우는 쉽지 않은데 뉴욕감리교회(강원근 목사)에서 그 자리를 마련했다.

강원근 목사는 뉴헤이븐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하던 시절 전혜성 박사와의 각별한 인연으로 11월 10일(주일) 오후 1시30분 전 박사를 초청해 자녀교육과 성공적으로 나이를 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혜성 박사의 이야기와 선정된 패널들의 질문과 답변하는 형태로 강연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전혜성 박사는 뉴헤이븐 시절을 생각해 보면,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강원근 목사의 부지런함에 뉴욕감리교회 교인들이 편안하게 교회를 다닐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해 처음부터 교인들의 큰 박수의 반응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전혜성 박사는 강연의 상당부분을 '정체성의 확립'에 할애했다. 50년간 동암문화센타를 설립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에 평생을 보낸 분 다운 테마였다. 다음은 강의노트이다.

자녀교육의 시작은 정체성 확립부터

미국사람이 생각하는 한국이란 기껏해야 한국전쟁을 치룬나라, 문선명, 서울 올림픽, LA폭동, IMF 위기, 북한 등이다. 나라의 이미지가 바뀜에 따라 우리의 정체성도 그만큼 흔들린다. 내 자식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지 않는 한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것은 둘째 아들의 청문회 때 실감했다. 개인적으로 친함도 결코 동양인이란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들은 동양인의 참여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

한 세대 정도가 흐르면 소수민족이 다수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그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한국인임을 각인해야 할 것이며, 더불어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해야 할 것이다. (전혜성 박사는 이렇게 한국인이란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후에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175개국에 한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유대인, 중국인, 이태리 민족 다음으로 우리 민족이 디아스포라를 실천하는 대단한 민족입니다. 하지만 그 탁월한 장점 이전에 꼭 갖추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결코 재주가 덕을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덕승재(德勝才)' 입니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그녀는 봉사 활동을 쉬어 본 적이 없다. 소소한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작은 노력들이 얼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지, 그렇게 다져진 책임의식이 뚜렷한 삶의 목적과 사명감을 더불어 갖게 해준다.

어느 정도 스펙이 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그들중 인터뷰를 통해 과연 어떤 사람이 선택될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국 좋은 사람, 끝까지 나와 함께 할 인성을 갖춘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다. 그런 교육은 어려서부터 시키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면서 부터 함께해야 한다.

미국에서 한국 사람이 다 사라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누가 아쉽게 생각할까? 미국에서도 필요한 한국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목적이 뚜렷한 아이로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그 도전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큰 보람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내 이웃에게, 내 민족이 아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어 가야 한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아침 식사만큼은 식구들과 함께 했다. 공부를 하라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부를 했고, 그것을 본 아이들은 공부가 일상 생활이 되었다. 이런 생활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은혜였다.

자녀의 교육의 관건은 부모하기 나름

전혜성 박사는 지금 83세이다. 지금도 쉼없이 활동하는 그녀의 강연을 듣고 결국 자녀의 교육의 관건은 부모인 '나 하기 나름'인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정체성 확립이란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를 극소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떨까? 교회에서, 직장에서, 개인 신앙생활 안에서 이 갭을 줄일 수만 있다면 우리 자녀교육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것은 아닐까. 전 박사는 디테일한 자녀교육 해결책 이전에 가슴이 답답해 오는 뭔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참고로 전혜성 박사의 가족관계를 소개한다.

전혜성의 남편 고(故) 고광림 박사(1920~1989)는 하버드법대 박사, 예일대 교수, 보스톤대 교수, 초대주미 공사, UN공사를 지냈고, 전설적 자녀교육의 어머니 전혜성(1929~)은 이대 영문과 중퇴하고 보스톤 대 사회학박사, 인류학박사로 1985년까지 24년간 예일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남편과 함께 설립한 한국연구소의 정신을 계승한 예일대 동암문화연구소에서 차세대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리더 배출에 힘쓰고 있다.

장남 고경주(1952년생, 미국명 Howard Koh)는 예일대 의대를 나와 오바마 행정부 보건부 보건담당 차관보를 역임하고 현재 하버드대 공공보건대 부학장이다. 차남 고동주(1953년생)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메사추세츠대 교수이다. 삼남 고흥주(1954년생, 미국명 Harold Hongju Koh)는 하버드법대를 나와 한국인 최초로 예일대 법대 석좌교수와 로스쿨 학장을 역임한 후 2009년부터 오바마 행정부 법률 고문으로 재직 중이며 2008년에는 대법관 후보로 거명됐다. 사남 고정주(1960년생)는 하버드 사회학과를 나와 화가이자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녀 고경신(1946년생)도 하버드대, MIT 이학박사로 중앙대 화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중앙대 자연과학대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차녀 고경은(1958년생)은 하버드법대를 나와 컬럼비아 법대 교수를 거쳐 유색인종 여성 최초로 예일대 로스쿨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혜성 박사는 11명의 손자와 손녀들을 두고 있는데 대학 진학을 한 10명 모두 하버드, 예일, 브라운대 등 아이비리그와 MIT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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