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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을 들어 보지 못한 사람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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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19-02-1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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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ack Finnigan on Unsplash 

 

기독교를 비판하려는 친구의 논증을 들어보면, 외딴 섬에 살기 때문에 복음을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의 경우가 등장하곤 한다. 어쩌면 당신도 동일한 의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선하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이 자신에 대해 들어 보지도 못한 사람을 지옥으로 보내실 수 있을까?”라는 질문 말이다.

 

정서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이런 질문에 대한 입장은 포용주의(inclusivism)와 배타주의(exclusivism), 두 가지로 양분된다. 두 가지 견해 모두 예수님만이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예수님에 대한 의식적인 믿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중 하나의 견해에서만 강조된다.

 

포용주의의 유혹

 

포용주의는 예수님만이 구원의 유일한 길이지만 그분을 알지 못하고도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이다.

 

이와 같이 포용적 해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로마서 2장 1-16절을 하나님의 특별계시 없이도 구원이 주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본문으로 자주 인용한다. 그러면서 일반계시의 내용, 즉 사람의 외부에 있는 창조 질서(롬 1:19-20) 속에서 주님의 손길을 보고 그분을 믿는 것과, 그 사람의 내부에 자리하는 도덕성(롬 2:14-15)이 바로 구원에 대한 충분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밀라드 에릭슨(Millard Erickson)은 “구원에 대한 포용주의적 견해는 심지어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유행하는데, 이는 일반계시가 하나님이 구원하시는 대상의 범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에 기초한다”라고 설명한다.

 

포용주의자들은 예수님의 이름을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구원을 받은 구약 성도들의 사례를 그 근거로 삼는다. 이에 대해 에릭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나님의 긍휼이 어떻게 제공되는지를 모른 채, 자기 자신을 창조주의 긍휼에 맡긴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런 사람은 구약 성도들과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스도와 그의 속죄 사역에 관한 교리는 구약 성도들에게 완전히 계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죄에 대한 용서가 이루어지되 이는 창조주의 자비에 의해 이루어질 뿐, 그들 자신의 행위에 기초해서는 죄 사함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록 그들은 복음의 전체 내용은 알지 못했어도 그 형태는 인식한 채로 구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혹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을 하찮게 만들지는 않을까? 에릭슨은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 혜택의 근원이시기에 전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한다.

 

“[구약 성도들의 경우처럼] 비록 구원받는 사람이 자신의 구원을 위해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이 작용하는지를 알지 못할지라도, 이때도 구원의 근거는 역시 그분의 사역이다. [중략] 이 구원은 언제나 믿음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이 점에서 바뀐 것은 없다.”

 

포용주의자들은 하나님이 일반계시에 반응하는 인간의 믿음을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그 누구도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의 구원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목회자는 이런 견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내가 믿기로는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불가지론의 입장을 견지한다. 하나님은 복음에 반응해야 하는 우리의 책임에 대해서는 매우 엄숙하게 경고하셨지만, 복음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실지에 대해서는 계시하지 않으셨다.”

 

많은 포용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하나님의 속성을 강조한다. 즉 하나님은 사랑이시기에 구원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한다. 클락 피녹(Clark Pinnock)은 “포용주의는 성경에서 다루는 주된 논제도 아니고 그에 대한 증거도 불충분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성경의 관점이 너무나도 명백해서 이 견해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타주의의 증거

 

포용주의와 대조되는 배타주의는 복음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는 교회사 전체에 걸쳐 견지되어 온 기독교의 주된 관점이며, 오늘날 성경에 그 믿음의 기초를 두는 복음주의자들에 의해서도 지속되는 입장이다. 이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성경 본문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중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로마서 1장

 

포용주의자들은 로마서 1장 18-23절을 일반계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이 본문은 배타주의적 견해를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본문에서 바울은 창조 세계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일반계시가 구원이 아닌 심판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 외딴 섬에 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하나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롬 1:21), 자연에서 나타나는 그분의 존재에 대한 진리와 이에 대한 인식을 억누르기 때문에(롬 1:18), 핑계를 댈 수 없다는 것이다(롬 1:20). 인간은 복음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죄인인 것이 아니다. 인간이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에 죄인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죄인인 이유는 그에게 어떤 것(믿음)이 ‘부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것(반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이 외딴 섬에만 있는 결백한 사람을 심판하신다는 말인가? 이는 그 자체가 잘못된 질문이다. 왜냐하면 결백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타락한 인간이 긍휼과 용서를 흐릿하게나마 갈망하는 고상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은 의식이나 제례나 희생물 등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고자 하는 깊은 충동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복음을 듣지 못한 채 섬에 사는 사람은 무엇을 하겠는가? 포용주의자의 상상으로는 그가 막연하게라도 긍휼과 용서를 갈구하며 자신의 공로를 부정하는 겸손을 보이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은혜의 복음을 부정하는 우상숭배적인 민속 신앙에 참여할 것이다.

 

2. 로마서 10장

 

로마서 10장은 구원을 받기 위해 복음을 믿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 [중략]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3-15, 17).

 

이 본문에서 나타나는 바울의 논리는 명백하다.

1.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2.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복음을 믿는 것이다.

3. 복음을 믿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복음을 듣는 것이다.

4.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누군가가 복음을 전해주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한 믿음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 본문과 조화되기 어렵다.

 

3. 요한복음 14장

 

우리는 예수님이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라고 선포하신 내용을 정당하게 다루어야 한다. 포용주의자들은 이 내용이 믿음에 대하여 명백하게 언급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기하지만, 여기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분명히 함축되어 있다. 결국 요한복음을 기록한 목적은 독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하려는 데 있다(요 20:30-31). 이 목적은 요한복음 전체에 걸쳐 나타난다(요 3:36; 5:23-24; 7:38; 8:19, 24, 42; 11:25; 12:46). 요한은 요한복음에서 믿음에 대해 아흔일곱 번이나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문맥에서 볼 때,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이라는 조건은 “나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지 않고는”이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4. 사도행전 4장

 

베드로는 사도행전 4장 12절에서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하였더라”라고 선포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요점은 베드로가 단순히 세상에 다른 구원자가 없다고 말하며 포용주의자들도 동의할 만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구원을 받게 할 수 있는 다른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는 것이다. 즉 구원자의 이름을 아는 것, 그 구원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구원받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5. 사도행전 10장

 

사도행전 10장에는 우리가 지금 다루는 질문을 분명하게 풀어주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여기서 하나님은 고넬료라고 하는 독실한 이방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사람들을 보내어 베드로를 청하라고 하신다(행 10:5). 그래서 그가 보낸 사람들은 이튿날 베드로의 집에 도착해서는 “백부장 고넬료는 의인이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 유대 온 족속이 칭찬하더니 그가 거룩한 천사의 지시를 받아 당신을 그 집으로 청하여 말을 들으려 하느니라”라고 알렸다(행 10:22).

 

이에 베드로는 그 사람들과 함께 고넬료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이때 고넬료는 “내가 곧 당신에게 사람을 보내었는데 오셨으니 잘하였나이다 이제 우리는 주께서 당신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듣고자 하여 다 하나님 앞에 있나이다”라고 말한다(행 10:33).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고넬료가 베드로에게서 아무런 말이나 듣기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 (사도행전 11장 14절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자신의 모든 집이 “구원 받을 말씀”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고넬료가 아무리 진실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이 말씀이 없이는 영원히 구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정말 복음이 닿지 않은 곳에 살면서 하나님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하나님이 고넬료에게 하신 것처럼 선교사나 꿈을 통해 복음의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 주시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두 번째로 더 중요한 이유를 들자면, 혹 일반계시를 통해 구원받는 일이 가능하다면 고넬료야말로 이미 일반계시를 통해 구원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독실했고 그가 받은 계시에 대한 최고의 경외를 하나님께 표현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며 드러나는 사실처럼, 그의 놀라운 신앙적 열심은 구원의 조건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베드로가 원래 있던 집을 떠나 48km를 넘게 이동하여 그에게 복음의 메세지를 전하러 가야만 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성경이 보여 주는 사실은 복음의 메시지 없이는 세상에서 영적으로 가장 잘 반응하는 사람이라도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제가 왜 중요한가

 

결국,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 이는 추상적인 신학 관념을 위한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적실성과 영원한 중요성을 두루 갖춘 질문이다. 예를 들어, 선교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외딴 섬에 있는 사람의 운명 등과 같은 긴급한 현실성과 그 본질적이고도 영원한 사명 모두에 따라 형성된다.

 

여전히 배타주의가 불공평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는 결국 측량할 수 없이 선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지혜를 신뢰해야 한다. 어쩌면 이 말이 대답을 회피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대답은 겸손한 자세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대답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을 우리가 가진 유한하고 타락한 개념으로서의 공평함이라는 기준에 종속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일은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분의 마음을 신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방식은 인간인 우리의 방식과는 다르고 또 그보다 훨씬 높다(사 55:8-9). 하나님은 조언자가 필요 없으시다. 그분은 선해서 늘 선한 일을 행하시기 때문이다(시 119:68; 롬 11:34). 그리고 하나님은 공의롭게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다(창 18:25). 무엇보다도 우리는 지혜의 절정이며 공의와 사랑이 교차하는 지점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한다. 온 세상의 심판자가 이 로마 제국의 나무 형틀 위에서 그분을 거절한 반역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형벌을 받기 위해 대신 매달리셨다.

 

언젠가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좋은 책들이 잠시 방문해야 하는 장소라면, 성경은 당신이 살아야 하는 집이다”(Visit many good books, but live in the Bible)라고 조언했다. 이 글에서 다룬 주제와 같이 우리가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 있는 주제를 맞닥뜨렸을 때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펴고, 겸손한 자세로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도한 후에, 그로부터 주어지는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What Happens to Those Who Never Hear the Gospel? by Matt Smethurst

번역: 조현빈

 

2005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팀 켈러 목사와 존 파이퍼 목사 등이 이끄는 TGC(The Gospel Coalition; 복음연합)의 한국어 사이트(tgckorea.org)가 2018년 11월 오픈되어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주제의 글과 동영상이 매일 새롭게 업로드 되고 있다. TGC코리아는 TGC는 물론 개혁주의 신앙을 전달하는 또 다른 인기 사이트인 Desiring God(존 파이퍼), Ligonier(R.C. 스프로울), 9 Marks(마크 데버), Unlimited Grace(브라이언 채플)의 수준 높은 자료들을 공식적으로 허락받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 TGC코리아(https://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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