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목사 (7) 차세대를 세우는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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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ㆍ2019-02-06 08:2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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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넷은 미주에서 시니어 사역을 하고 있는 ‘시니어 미니스트리’ 대표 김재홍 목사의 “시니어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라는 주제의 글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미주에 한인이민유입이 중단되고 한인교회 성도들이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시니어 사역이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연재를 통해 한인교회와 교계에 많은 도전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편집자
시니어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7)
차세대를 세우는 시니어
심리학자 칼 융은 노년의 인생은 보다 통합적이고 대승적인 눈으로 살아가야 할 시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기적이고 소아적인 자아(Self)가 아니라 이타적이고 원대한 자아를 소망하는 시기가 노년의 의미라고 설명합니다. 융의 설명을 오늘 날에 적용해 본다면 노년의 시기는 우리가 탐욕과 집착으로 오염되고 있는 지구촌의 생태계 회복과 환경 보전을 위해 관심을 갖고 봉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자신의 한 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돌아보는 '큰 자아'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이런 대승적인 시각과 관심은 우리의 후손들의 미래를 생각하고 우리의 소중한 자산들을 차세대로 물려주려는 거룩한 부담과 소명에서 나오는 덕목이라고 하겠습니다. 후손들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우리들의 건강하고 유익한 유산을 남기는 일은 아주 중요한 과제입니다. 성경 전체가 사실은 믿음의 유산을 후손들에게 남기고자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실제 출애굽 백성들이 요단 강을 건넌 후에 하나님께서 열 두 돌을 쌓아 자손들에게 믿음의 기념비가 되게 하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도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역이 중요하고, 이런 일이 지속되어야 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대간을 잇는 사역 (Intergeneration Ministry)은 시니어 사역에서 가장 어려운 사역이면서 가장 많은 개발과 노력이 필요한 사역이라고 하겠습니다. 원래 세대간의 소통과 대화는 어렵기 마련입니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이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에서는 시니어와 젊은이들의 대화는 양방향의 소통이 아니라 대개는 일방적인 훈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년의 경험을 많이 알려주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이겠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멀어지게 만들기 십상입니다.
때문에 시니어들에게 차세대와 공감하고 (조금 어색한 단어이지만) 공생하는 기술을 가르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 세태를 보시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적어도 오전 한 나절 동안의 손자 교육은 의례 조부모들의 몫입니다. 이런 조부모들의 교육 책임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 같습니다. 교육학에서 부모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연구만이 아니라 앞으로는 스마트한 조부모 교육법 (Grandparenting)에 관한 연구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교회도 시니어들에 대해서 조부모들의 교육적인 역할과 책임 그리고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영적 멘토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교육을 시도하고 나아가 믿음의 유산을 남기는 사역들을 심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후손들에 대한 책임과 역할이 빠지고 '여기가 좋사오니, 이대로가 좋사오니' 식으로 시니어들만을 위한 모임을 가져가게 되면 그것은 경로당 모임으로 그쳐 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차세대를 세우고자 하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교육과 훈련이 없으면 자칫 시니어 사역은 아주 편협한 '노인 잔치'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또한 젊은 세대도 노년의 인생을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헨리 나우웬은 젊은 사람들이 시니어를 기피하고 나이듦을 혐오하는 우리의 본성을 발견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미래 모습인 시니어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과의 대화에서 늘 듣는 얘기이지요: 상대방을 공감하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운 것과 같은 논지입니다.
저는 차세대를 세우고 세대 간을 잇는 사역을 위해 몇 가지 실험적인 사역을 했습니다. 시니어들과 청년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70대와 20대가 만난다는 의미로 '7020 멘토링 나잇'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일년에 한 차례이긴 하지만 손주들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만나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일정한 주제를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대개 결혼과 신앙 생활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식사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학금도 전달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그리고 청년과 시니어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도 마련해 보았습니다. 찬양과 간증의 시간을 함께 갖는 일이 참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을 후손들에게 전수한다는 마음으로 시니어들의 특별 헌금 제도도 마련하였습니다. '느헤미야 펀드'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시니어분들이 특별한 생일을 맞으시거나 혹은 소천하신 후에 교회 어린이 혹은 청년들을 위한 특별헌금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느헤미야가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듯, 교회 곳곳에 빈틈이 생기는 사역과 공간들을 위한 시니어들의 특별한 사랑의 선물이 봉헌되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헌금을 통해 어린이 승하차장을 위한 캐노피 공사를 하였고, 교회 트레일러 리노베이션, 교회 카페 공간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차세대를 생각하는 시니어들의 마음이 교회 곳곳에 번져가고 있습니다. 세대를 잇는 시니어 사역! 창의적인 접근과 사역 개발이 필요합니다.
김재홍 목사
시니어 사역 아카데미 대표
joydrim@hotmail.com /678-665-9927
※ 시니어 사역 아카데미는 시니어들을 위한 교회 사역 시스템 개발과 리더 양성 그리고 컨텐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교회 사역 컨설팅 그룹입니다. 교회 상황을 고려한 시니어 사역 프로그램 디자인과 사역자 훈련 과정에 대한 세미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기사]
(1) 시니어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2) 편견을 깨고 시니어를 재발견 하라
(3) 시니어 사역의 7가지 개발 영역
(4) 영성으로 깊어지는 시니어
(5) 지혜롭고 원숙한 시니어를 향하여
(6) 강건하고 활동적인 시니어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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