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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목사 "동성애 문제와 씨름하는 UMC 한인교회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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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ㆍ201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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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감리교회(UMC) 한인총회 2014 총회가 4월 28일부터 뉴욕성서교회에서 열렸는데, 첫날 오후 한인 감독과의 대화라는 독특한 순서가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총회원들은 총회장 안명훈 목사의 사회로 박정찬 감독(서스케하나 연회), 정희수 감독(위스콘신 연회), 조영진 감독(버지니아 연회)등에게 현안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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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UMC 한인총회 총회장 김정호 목사

아멘넷의 "3인의 UMC 한인 감독들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기사 보도후, 18대 한인총회 총회장이었던 김정호 목사(아틀란타한인교회)가 "'동성애' 문제와 씨름하는 연합감리교회에 속한 한인 교회의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왔다. 김정호 목사는 "개체교회 담임목사의 한사람으로서 우리의 지도자로 세워진 감독들의 진솔한 영혼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연합감리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동성애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정호 목사는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전현직 한인총회 총회장 4명이 발표한 UMC 교단 내에 일어나고 있는 동성애 관련 혼란에 대한 성명서 발표에 참가하기도 했다. 다음은 글의 내용이다.

‘동성애’ 문제와 씨름하는 UMC에 속한 한인 교회의 미래

이미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서 동성애자 안수를 합법화함에 따라 미국장로교에 속한 한인교회들이 교단을 탈퇴하는 일이 시작되고 있다. 연합감리교회 (UMC)도 2016년 교단총회를 통해 이 안건이 다시 거론 될 것이 자명한데, 현재 ‘교단분리’의 실질적 가능성까지 논의 되는 가운데 이 이슈는 교단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그동안 동성애와 동성애자 안수를 반대하는 입장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서는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현 미국사회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와 전도를 위한 포용성에 대한 것이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성애를 수용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미국법으로 동성애를 더 이상 불법으로 여기지 않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자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으로 남으면 동성애자들이 교회를 떠날 것이고 그들에 대한 전도의 문이 막히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교단법이 지켜지도록 책임져야 하는 감독들 가운데 본인들이 스스로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심지어는 감독 자신이 동성애 결혼을 주례할 뿐 아니라, 동성애 결혼 주례를 하는 목회자들이 교단 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기로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현 교단 법에 대한 정면적인 불법행위 임에도 이러한 행위를 제재하는 그 어떤 조치들도 취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면하면서 한인교회를 목회하는 목회자로서 깊은 우려를 가지게 된다.

이런 문제들이 표출되는 가운데 지난 4월 뉴욕에서 열린 2014년도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에서 세 한인감독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있었고 세 감독이 대동소이한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요컨대, 이 문제에 대한 양보없는 찬반의 의견이 있으니 총회에서 은혜스럽게 잘 대화를 해서 교단이 갈라지지 않도록 기도한다는 것이다. 그 세 분 가운데 누구도 자기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입장표명이나 신앙고백적인 발언이 없었다. 감리교단에서 감독은 영적, 도덕적, 그리고 행정적 최고 지도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 분 한인감독의 발언이 개인의 의견차원이 아니라 우리 한인연합감리교회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지대함으로 본인은 개체교회 담임목사의 한사람으로서 우리의 지도자로 세워진 그분들의 진솔한 영혼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앞으로 교회가 나가야 할 길에 대한 영적지도자로서의 말씀을 듣고 싶은 것이 일선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마음일 것이다. 교단의 흐름에 대해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모습이 아니다.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내용 가운데 하나는 “감독은 목회자이자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 이었다. 두가지 면에서 불편했다. 감독은 ‘목회자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교단장정은 밝히지만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백번양보해서 정치인으로서의 감독을 인정한다고 해도 한인 감독들임에도 불구하고 한인교회를 위한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뜻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치인은 자기가 책임지는 지역을 대표하고 그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인 세 감독은 본인이 맡고 있는 연회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역활이 우선이 되기 때문에 우리 한인교회의 미래를 위한 정치인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지난 40여년간 매 4년마다 열리는 교단총회에서 동성애 문제가 논의되었고 총회는 일관되게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압도적인 표차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감독의 직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행 교단법을 지키고 가르치는 일이라고 장정은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런 견지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 하나는 왜 한인감독 세 분 가운데 단 한 분도 현재 교단 장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설명이나 옹호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본인은 교단 전체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연합감리교 목사로서 지난 30여년 한인교회를 목회했다. 한인교회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충정을 가지고 아래와 같이 현재 우리 교단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Text(성경)와 Context(목회현장)의 문제이다.

세 감독께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 본인들이 담당하는 현장의 현실에 대한 것이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존해 있다는 것이다. 한 연회안에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 공동체가 존재하는 곳에는 항상 이 문제가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목회현장을 무시하면 안되고 존중해야 하지만 목회현장의 현실이 성경말씀보다 우선되어야 하는지 질문하고 싶다. 설교자들은 목회의 현실을 항상 가슴에 담고 설교를 준비하지만 성경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우선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단의 최고 지도자된 감독은 목회현장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불변하는 하나님의 진리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목사이거나 감독이거나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성경의 진리를 바로 가르쳐야 하는 사명보다 앞서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Principle(원칙)과 Process(과정)의 문제이다.

연합감리교회의 모든 공식적인 입장은 4년마다 열리는 교단총회(General Conference)에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총회의 결정이 모든 소속교회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총회의 결정이라는 과정을 성령이 인도하는 것으로 규정을 하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 그런데 문제는 과정이 원칙보다 더 우선이 되는 것이 문제이다. 어떤 사안은 어떻게 결정이 되어도 서로 양보할 수 있는 결정이 있겠지만 어떤 사안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 있다. 교회도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이 되어야 하는 곳이지만 교회는 민주주의 과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가 지켜야 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진리가 있지 않은가. 예수 십자가 구원과 부활이 그것이다. 성경말씀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도 일부분이다. 세 감독께서 동성애에 관한 입장을 이야기한 내용을 보면서 총회가 이루어지고 결정하는 과정을 어떤 의미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교회에서는 성서적 원칙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정치인으로서의 감독에게는 원칙이 없이 과정만 존재하는 것인가? 자칫 잘못하면 과정을 지나치게 존중하고 교단의 분열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아래 지켜야 할 원칙은 저버리는 기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웨슬리의 신학 4원칙에 대한 이해 차이가 있다.

요한 웨슬리는 감리교인들이 어떤 결정을 할때 4원칙을 제시했다. 성경, 교회전통, 신앙경험과 이성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네 가지 원칙 가운데 성경의 권위는 다른 세 원칙, 즉 교회전통, 개인의 신앙경험,그리고 이성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에 거론되는 교단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마치도 성경의 권위도 이성과 경험 그리고 교단총회에서 결정되는 것을 담아내는 전통과 동등하게 여기는 신학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웨슬리 신학의 정통은 성경말씀과 인간들의 경험이나 이성이 동등하다고 보지 않는다. 연회결정사항이나 총회 결정사항이 어떻게 성경말씀과 동등할 수 있는가? 이런 신학적인 입장이 앞서게 되면 앞으로 교회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진정 전도와 선교적인 차원에서 한인교회의 입장이 문제이다.

그동안 복음주의 진영에서 동성애와 동성애자 안수를 반대하던 교단의 몇 잘 알려진 목회자들 가운데 전도와 선교적 이유로 동성애안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들의 입장을 백번 존중한다고 할때 그렇다면 우리 한인교회의 전도와 선교의 입장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가? 연합감리교단 목회자들 가운데 진보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평신도들은 다수 보수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인교회들은 또 다르다. 타교단에 비해 연합감리교 한인목회자들이 다소 진보성향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보수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문제는 평신도들은 절대 다수가 동성애와 동성애자 안수를 거부하는 보수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미국인교회 목회를 하는 한인목회자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인교회 목회자들의 입장은 절대다수 이 문제에 관한한 보수적이다. 개인적인 성향과 무관하게 목회의 현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미국교회의 전도와 선교의 문을 열기 위해 한인교회들의 전도와 선교의 문은 닫혀야 한다는 것인가? 아니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하여 아프리카 지역의 연합감리교회들은 한인교회들 보다 더 이 문제에 대해서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선교와 전도를 말하면서 그동안 유일하게 연합감리교 교인증가를 이루어온 아프리카 교회를 포함한 미국외 교회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것인가?

해법은 무엇인가?

동성애안수 지지와 반대의 입장이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십수년 이 문제로 우리교단은 총회때마다 몸살을 알아왔다. 그렇다면 길은 두 가지이다. 더 이상 이 문제로 갈등하지 말고 갈라지던가 아니면 한 교단내부에 입장을 달리하는 두 진영이 각각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공존하는 것이다. 다만 연합감리교 정서를 볼때에 갈라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전도와 선교에 열린교회가 되기 위해 커다란 하나의 울타리 안에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

문제는 한인교회들이다. 한인교회들은 동성애와 동성애자 안수 찬성이 결정되면 겉잡을수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연합감리교회는 장로교단과 달리 파송제도이다. 감독이 파송하면 교회가 목회자를 받아야 하는 것이 법이다. 목사들은 감독의 파송권안에 속해 있으니 어쩌지 못한다고 해도 평신도들은 감독의 파송권 안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교회를 떠나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더우기 한인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의 연회들은 대체로 동성애안수를 지지하는 감독들의 주재하에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교회가 하나 개척되고 부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나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이 문제로 수 많은 교회가 한 순간 무너질 수 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연합감리교에 속한 목회자들이나 교회들은 자기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주체적인 역량이 결여되어 있는 구조적인 교단의 문제이다. 감독의 입장과 권한에 대해 목회자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구조와 교단 총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의식에서 오는 무기력과 무관심의 현실을 주목해야 한다. 민주적인 총대선출로 총회가 구성된다고 하지만 한인교회들을 대표하거나 대변하는 총대들이 선정되는 일은 극히 드문 현실이다. 그만큼 한인교회는 교단의 중심에서 멀리 존재한다. 물론 한인으로서 교단의 중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한인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들은 한인교회 목회자와 평신도인 것이다.

나의 목회현장은 한인교회이다. 너무도 미안하고 민망하지만 나는 전체 교단의 미래를 걱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러나 연합감리교 총회의 결정이 내 목회의 미래를 절대적으로 결정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교단의 지도자들은 개체교회가 없으면 교단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진지하게 기억해 주기 바란다.

우리 연합감리교에 세 분의 귀한 한인감독들이 계신다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감독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가진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쉽과 책임이 얼마나 무겁고 힘든 것인지 나같은 사람은 감히 평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 분들이 한인교회에 관심을 가져주고 대변해 주기를 바래서이다. 나는 그분들이 우리 한인교회의 미래를 위해 앞서 하나님이 에집트로 보내신 요셉과 같은 사명을 가진 지도자들이 되어 자신들의 뿌리와 신앙전통을 더욱 존중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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