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목사] 목회자 위상 회복을 위한 칼럼 (5) 은혜를 아는 자의 경청 > 뉴스

본문 바로가기


페이스 상패 제이미 제이미혜택


뉴스

[한준희 목사] 목회자 위상 회복을 위한 칼럼 (5) 은혜를 아는 자의 경청

페이지 정보

탑3ㆍ2024-04-09 19:30

본문

오래 전에 어떤 목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무려 3시간정도를 한자리에 앉아 대화를 했는데 대화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생각해 보니 무슨 대화를 했는지 전혀 기억에 남아있는 말이 없다. 그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그런데 그분과 했던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내가 한 말은 약 10% 정도라면 그분의 말은 90%를 했다고 정의하고 싶다. 한마디로 거의 그분 혼자서 말을 했고 난 거의 들어주는 쪽에서 대화를 한 것이다.1539ef04c77959972f2a47183b06e457_1712705343_69.jpg
 

1539ef04c77959972f2a47183b06e457_1712705367_03.jpg
 

그도 그럴 것이 그 목사님의 말이 워낙 강하다 할까, 내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또한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라 말에 토를 달고 말싸움을 하기도 뭐하고 또 말의 내용이 한마디로 다 부질없는 이야기들이었기에 그냥 듣는데 거의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그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한 목사를 만나면 속이 다 시원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만 했으니 시원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하지만 듣는 나는 어쩔 수 없어 들어주었을 뿐이지 내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고 헤어질 때가 많았었다. 한마디로 그분의 말을 듣기는 들었지만 들어줄 마음에 자세가 없었던 것이 당시의 나였지 않았나 생각된다.

 

상담학을 공부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담의 기본은 내담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일까 난 상처받은 목사님의 말을 들어 줌으로써 그분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쪽이 되었고, 들을 자세가 안 되었던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쪽이 된 것이다.

 

목회를 하다 가끔 상처를 받았고, 분노가 솟을 때는 가정에서 폭발할 때가 많았다.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조차 제대로 못하고 억울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 옆에 있는 만만한 아내에게 그냥 떠들어 댈 때가 많았었다. 아내가 내 말을 잘 들어 줄 때는 그래도 분노가 진정되는 듯 하지만 어떤 땐 내말에 토를 달고 내 약점을 지적할 때는 언성이 높아지고 나의 정당성을 불같이 토해낼 때가 많았었다.

 

1539ef04c77959972f2a47183b06e457_1712705388_21.jpg
 

내 억울함, 내 이론과 정당성 그리고 알고 있는 지식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보니 늘 스스로 자만에 빠져 혼자 위대하고 혼자 똑똑하고 또 상대적으로 주위에 목사들을 깎아내려서 나의 의로움을 정당화하려는 착각 속에 살 때가 많았었다.

 

목회에 어려움이 오고 고난의 골짜기를 걸으면서 나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다는 것, 지금도 목회를 하고 있다는 것, 두 눈을 상실하고 소경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순간에도 나를 살리셨다는 것, 목회를 중단하고 목사직을 내려 놀 수밖에 없는 처절함이 엄습해 올 때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이 몰아칠 때도 그 모든 것이 어쩔 수 없었던 나의 처지였던 것이 아니라 나를 끝까지 붙들고 계신 하나님 은혜라는 사실이 깨달았던 그때, 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망의 골짜기에서 나를 살리신 그 은혜가 느껴질 때 난 할 말이 없었다.

 

맞다. 은혜를 아는 자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하나님 말씀이 들려지는 것만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삶인데 거기에 무슨 말을 더할까. 목사가 설교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고 큰 특권을 부여받은 자인데도 세상 사람들에게는 설교 외에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을 수 있을까. 얼마나 목사가 말이 많았으면 “설교하지 말라”는 조롱거리 말이 생겼을까. 

 

경청!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이해받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이다, 그런데 이해하고 이해받는 최고의 방법은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세계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는 데 그것이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태도라는 것이다. 그럼 성공의 태도가 뭘까? 바로 남의 말을 잘 경청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1539ef04c77959972f2a47183b06e457_1712705407_57.jpg
 

은혜를 아는 자는 할 말이 없다. 그냥 들어야 한다. 듣는 것이 단순히 어쩔 수 없어서 듣는 것이 아니라 겸손을 배우기 위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듣는 자는 겸손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말 많은 사람들을 보라. 말하는 그 속에는 전부 자신의 지식, 경험, 논리,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 말만 한다. 아니 말하고 있는 상대방의 말을 아예 차단해 버리고 자기 논리를 정당화시키려는 교만 때문에 목사들 위상은 아예 보이지 않는 것 아닌가.

 

목사는 사람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 전달하는 직책이고 또 하나님 말씀을 듣고 사람에게 전하는 직분이지 자기 논리나 지식을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목사가 아니다. 즉 듣는 사람들이 목사다. 

 

뉴욕교계가 올바로 서려면 서로 들어야 한다. 듣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자기 말만 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자꾸 다툼이 생기는 것 아닐까. 더욱이 지도자가 되려면 들어야 하는 인격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도자가 되면 더 말이 많다. 지금 뉴욕교계는 많은 목사님들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고 모순된 자기 논리를 주장하는 지도자 때문에 끊임없이 목사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경청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 준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남의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닌가.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영혼을 구원하는 목사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1539ef04c77959972f2a47183b06e457_1712705467_7.jpg
 

그렇다고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목사는 열 마디 말을 한 마디 말로 줄여서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분쟁은 듣는 자가 없기 때문이고, 깨닫지 못하는 것은 들을 귀가 없기 때문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말수가 적어지고 슬기를 깨칠수록 감정을 억제한다. 어리석은 사람도 잠잠하면 지혜로워 보이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슬기로워 보인다.(공동번역 개정판 잠언17:27-28)

 

한준희 목사(뉴욕목사회 부회장) 

 

(사진들은 코파일럿 AI를 사용하여 생성했습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뉴스 목록

Total 11,006건 16 페이지
뉴스 목록
기사제목 기사작성일
플루티스트 제시유 교수의 봄밤 힐링 콘서트 2024-04-17
미남침례회 뉴욕지방회 40주년 감사예배 “믿음으로 변화와 도약 선언” 2024-04-17
시나브로교회, 박근재 목사 은퇴와 윤양필 담임목사 취임예식 2024-04-17
쉐퍼드콰이어 '십자가상의 칠언' 2024 공연, 박요셉 단장 목사안수 받… 2024-04-16
완전히 달라진 교역자연합회 제3회기 시무예배 및 이취임식 댓글(1) 2024-04-15
허장길 목사 담대한교회 개척 “맨하탄에서 사도행전 29장 쓴다” 2024-04-14
뉴욕목사회 은퇴목회자 위로모임 “영화의 면류관을 기대하라” 2024-04-10
더라이프장로교회 유태웅 목사 홈 카페 오픈 감사예배 2024-04-09
[한준희 목사] 목회자 위상 회복을 위한 칼럼 (5) 은혜를 아는 자의 … 2024-04-09
퀸즈장로교회 50주년 임직예배, 50명의 임직자 세우고 100주년 향해 … 2024-04-09
나무교회 교회설립 10주년 임직식, 16명 일꾼들과 다시 10년을 향해 … 2024-04-08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신임 부학장으로 김남중 교수 임명 2024-04-06
“더 많이, 더 뜨겁게” 뉴욕한인청소년센터 제8회 청소년 찬양의 밤 2024-04-06
뉴욕교협, 사임 유경희 간사에게 감사패 / 유승례 총무 임명장 2024-04-05
미국은 얼마나 종교적인가? 가장 큰 영적문제는 무엇인가? 2024-04-05
박태규 뉴욕교협 회장 “세계할렐루야대회와 뉴욕할렐루야대회 따로 개최” 댓글(2) 2024-04-04
이기응 목사, 뉴욕성결교회 사퇴하고 휴스톤에서 교회개척한다 2024-04-04
교회 하향 평준화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 - 한국교회 2024-04-04
좋은씨앗교회, 부활주일예배와 함께 임직식 통해 교회일꾼 세워 2024-04-03
뉴욕한인이민교회 현안 - 고령화에 어떻게 대응하나? 2024-04-03
뉴욕새교회, 잠겼던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감격의 부활주일예배 2024-04-02
미남침례회 뉴욕한인지방회, 40주년 맞아 연합으로 기념예배 드린다 2024-04-02
한미충효회, 제21회 효자효부 시상식 앞두고 교회에 후보추천을 부탁 2024-04-01
허연행 목사 “이것을 네가 믿느냐” / 뉴욕교협 부활절 새벽연합예배 2024-04-01
연합의 모범지역 웨체스터 부활절새벽연합감사예배 “부활의 기쁨을 온누리에” 2024-04-01
게시물 검색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연락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