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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열 목사 ⑥ 다민족 선교와 도시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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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ㆍ2019-04-1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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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열 목사(뉴욕리폼드신학대학 학장)는 다민족 선교를 한인이민교회 미래의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이민교회의 위기 대처 및 극복 방안: 다민족선교”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합니다.

 

[시리즈 기사]

① 다민족선교 - 이민교회 위기 대처 및 극복 방안
② 다민족선교 - 선교의 성경적 이해
③ 다민족선교 - 선교의 신학적 기초
④ 다민족선교 - 선교적 교회
⑤ 다민족선교에 대한 역사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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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다민족 선교와 도시선교

 

B. 도시선교 

 

1. 성경적 도시선교

 

a) 정의

 

백석대학교 선교학 조교수인 한화룡의 도시선교 관련 기술내용을 참고할 때 “도시선교란 여러 다양한 삶의 방식이 밀집된 큰 지역에 함께 거주하는 복잡한 이질적 유형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총체적 전도활동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에 대한 이해를 위해 도시의 기본적 개념, 성경의 기초적 배경, 역사적 배경을 차례로 살피고자 한다.

 

(1) 도시

 

도시를 정의하는 데는 보통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한다. 하나는 인구통계학적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기능적 접근이다. 인구통계학적 접근으로 본 도시는 사회적으로 이질적인 개인들이 모인 비교적 크고 인구밀도가 높은 영구적인 거주지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도시는 밀집된 지역에 살고 있는 큰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사회계층, 경제 전문가, 인종그룹, 종교와 같은 다양한 기관이나 사회의 여러 가지의 복잡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기능적 정의는 “도시가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도시기능이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궁정의 위치나 정치 행정의 위치와 같은 정치적 기능을 포함한다.” 특별히 행정의 관점에서 볼 때 “도시는 지역주민의 생활과 사회조직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거주지에서 생활하는 집약된 서비스 집단”이다. 또한 도시는 지역 주민이 그 지방 시장에서 매일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도시는 문명의 상징이며, 종교, 문화, 사회 및 정치의 행정적 중심지”로서 또는 “예술과 문학과 과학의 발원지로서 자유와 해방의 힘이 발생하는 원천”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상의 몇 가지 정의들을 볼 때 도시는 인간의 삶을 위한 모든 사회제도 및 문화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외래교수 이동현은 도시와 농촌을 정적으로 고립된 실제로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을 하며 “도시선교는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시든 농촌이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모든 사역자들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선교의 방향이다”라고 도시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시선교의 중요성은 특별히 대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볼 때 더욱더 적절한 타당성을 갖게 된다. 땅 끝이 바로 도시이며 도시선교는 모든 민족과 인종을 향한 총체적 전략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하비 M. 칸(Harvie M. Conn)의 미국의 이민자들의 수적증가를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글은 도시선교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일깨워준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민 국가인 미국의 19세기 후반 산업화를 이룩해 가면서 새로운 종류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 1870년부터 1920년까지 2600만 명 이상이 미국에 들어왔다. … 현재 뉴욕(New York)은 세계 어느 도시보다 더 많은 해외에서 태어난 거주자들을 갖고 있다. 단연 이러한 이민자들의 다수는 북동 지역과 중서 지역의 산업도시들에 정착했다. 1920년 미국의 도시는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들 가운데 4분의 3이 사는 장소가 되었다. … 20세기 마지막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유형들이 가속화 되었다. 1960년대에 300만 명 이상의 합법적인 이민자들이 미국에 들어왔다. 1980년대에 그 숫자는 600만으로 두 배가 되었다. 21세기에 최초로 다른 인종 집단들이 영국계 미국인들의 수를 능가하게 될 것이다. … 2056년에 가면 ‘보통’ 미국 거주자는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태평양 군도, 아라비아 출신의 후손일 것이다. 백인 유럽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 출신들이 모여 살게 될 것이다.”

 

(2) 성경적 기초

 

도시선교의 기초는 성경이다. 특별히 신약은 도시선교의 많은 근거를 제공한다. 예수님의 지상사역을 보면 도시선교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그분은 도시에 대한 관심을 여러 곳에서 나타내셨다. 예수님은 다른 도시에서 복음을 전하시기 위하여 오셨고(눅 4:43), 추수가 시작되었음을 선포하며 칠십 인을 각 도시와 각 곳으로 보내셨다(눅 10:1). 잔치에 참여할 사람들을 초대하라는 그분의 명령을 받은 종들이 시내의 거리로 골목으로 달려 나갔다(눅 14:21). 하나님 나라의 충성된 종들이 심판 날에 받게 되는 권세도 도시를 다스리는 권세이다(눅 19: 17,19). 

 

바울의 선교에서도 도시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통적인 이스라엘의 적이었던 다메섹은 바울을 받아들여 그들 사도로 내보냈다. 바울의 3차에 걸친 주요 사역지들 곧 더베, 루스드라, 데살로니가, 아덴, 고린도, 에베소, 로마 등은 모두가 도시였다. 남아프리카대학 선교학 교수를 역임한 데이비드 J. 보쉬(David J. Bosch)는 바울에게 있어서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는 중요한 전략적 선교 중심지였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바울은 지역이나 주위에 있는 수도들에 집중하였으며 그런 수도들은 하나같이 그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곳이었다. 마케도니아 지역에서는 빌립보와 데살로니가를, 아가야 지역에서는 아덴과 고린도를,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에베소를 선택하여 사역을 했다. 바울은 이러한 주요 도시들에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세운 후에 이 전략적 중심지들로부터 복음이 주변의 시골과 읍들로 확장되며 전파되기를 소원했다.

 

바울 당시나 지금의 시대나 도시는 나라전체를 움직이며 큰 영향을 준다. 특별히 대도시들은 행정 정치, 경제, 교육 등의 여러 면에서 사회변동의 부화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도시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것은 그 나라 전체를 그리스도께 인도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요충지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대도시들의 복음화는 세계 복음화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3) 역사적 배경

 

우리는 또한 선교의 역사 속에서도 도시선교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한화룡은 이전 세대의 위대한 복음 전도자들이 도시의 선교적 잠재력을 간파하였음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세기 위대한 복음 전도자 드와이트 L. 무디(Dwight L. Moody)는 …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또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외치면서 … 도시의 한 복판에 고아원과 빈민 구호센터들을 세우고 무디 성경학교를 시작했다. … 또 영국이 낳은 19세기의 위대한 설교자인 찰스 스펄전(Charles H. Spurgeon)역시 도시 전도와 도시 교회 개척에 남다른 관심과 열의를 나타냈다. … 그는 런던의 발전과 함께 런던 주변의 촌락 인구가 증가하는 것을 간파하고 런던 복음화의 전략적 중요성을 역설했다.”

 

도시선교는 모든 종류의 총체적 선교전략을 필요로 한다. 도시는 세계의 각 민족, 혹은 종족이 밀집된 사회적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b) 민족(종족) 집단과 도시 - 도시의 특성들 

 

도시가 형성되어감에 따라 자연히 발생되는 것은 도시성(urbanism)이다. 도시성은 도시에서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말한다. 도시의 삶의 방식은 복잡한 구조를 이룬다. “도시는 단 하나의 동질들로 구성된 단일체가 아니라 수많은 이질적 집단들이 섞여 있는 집성체”이기 때문이다. 도시를 이루고 있는 각 집단들은 그들의 인종적, 언어적, 종교적, 사회적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으며 오히려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 이주자들은 그들의 문화적 유대를 보존하고 또 공동체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특정 지역들을 찾아 이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고방식이나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여러 소수민족(minorities)으로 이루어진 대도시인 경우 도시성의 폭은 당연히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동현은 특별히 ‘선택적 적응’의 도시성은 선교적 측면에서 많은 우려를 낳게 된다고 하며 선택적 적응은 “자신의 기호의 따라 교회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기호라는 것이 편리함, 무책임성, 문화적 선택이 기준이 될 때 교회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도시인의 기호에 따른 복음의 왜곡을 우려한 것이다. 

 

이러한 ‘선택적 적응’은 세계관에 따른 특성이다. 도시는 크고 작은 여러 민족 집단들이 하나의 큰 사회를 이루어가는 복잡하고 이질적인 세계이다. 그런 가운데 도시사회는 부족사회나 농경사회와는 다르게 삶에 대한 결정의 주체가 집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따라서 도시인들의 세계관의 특징은 개인주의적이다. 절대 진리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상대적으로 접근한다. 이런 현상은 근대 후기에 나타난 시대사조 곧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영향으로 도시인들에게 현저하게 나타나는 특성이다. 특히 에고이즘 포스트모더니티는 자아중심이 특징으로 자신의 결정이 최고의 가치를 가지며 이들에게 있어서의 자유는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다. 자신의 존재가 중심이기 때문에 그들 자신보다 더 고상한 관심사가 그들에겐 없다. 따라서 “도시인들은 자기성취를 강조하고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개인적 성취를 방해받지 않으려고 한다.” 

 

이외에도 도시화의 발달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특성 중에는 풀어나가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될 만한 성격의 요소들이 있다. 그 예로서 이동현이 열거하는 박탈감, 빈곤, 범죄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박탈감이다. 도시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흔히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절대적 박탈감과 상대적 박탈감이다. 절대적 박탈감이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최소수준의 가치충족이 결핍된 상태이다. 상대적 박탈감은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으로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이며 상태(condition)보다는 느낌(feeling)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변화의 결과이다. 이런 현상은 남들과의 비교의식에서 비롯된다. 이로 인하여 치열한 삶의 경쟁이 생기게 되며 경쟁에서 뒤지는 사람은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둘째, 빈곤이다. 도시빈곤은 위에서 살펴본 박탈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도시빈민 전문가인 비브 그릭(Viv Grigg)은 빈곤을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으로 설명한다. 그에 의하면 절대적 빈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본적인 의식주의 필요를 채우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 상대적 빈곤이란 2차적 빈곤이라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사회주변으로 밀려나 있는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것으로 곧 사회로부터의 소외를 의미한다. 

 

칸(Conn)은 이러한 도시빈곤의 원인을 당사자들에게서보다는 그들이 처한 도시사회의 제도적 구조에서 찾는다. 그는 미국이나 다른 서구사회이든지 또는 제3세계이든지간에 빈곤의 뿌리는 불의에 있다고 하며 그릭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하여 빈곤의 원인이 되는 사회 불의와의 대결을 피할 수 없음을 피력한다. 

 

“빈민가의 빈곤의 원인은 반드시 거주자들의 영적 상태 및 자원의 부재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억압 및 부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구조와 관련이 있다. 총체적 사역은 소수에게 풍요를, 다수에게 지독한 빈곤을 가져다주도록 사회 구조를 왜곡하고 타락시키는 정사 및 권세와 한바탕 대결하는 일을 피할 수 없다. … 당신이 사역하고 있는 빈민가의 빈곤이 억압에 의한 것이라면, 목회하면서 억압하는 사람들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는 행동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칸에 의하면 빈곤은 그들이 게으르거나,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자발적인 행동의 결여에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권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빈곤의 원인은 제도적 도시사회의 불의이다. 이로 인하여 발생되는 주요문제를 이동현은 다음의 5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취업문제이다. 빈민자의 취업은 불안정하다. 일용 건축 노동의 현장, 가사 도우미, 노점상, 영세 서비스업 등 열악한 환경과 고노동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둘째, 주거문제이다. 이농민(離農民)들이 대규모로 도시로 이동한 결과 도시인구가 급증했지만 그들이 거처할 주거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주택을 제공하더라도 많은 도시빈민들은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 보통 도시에 새로 이주한 사람들의 수입 가운데 3분의 2에서 10분의 9가 먹고 입는데 들어간다. 따라서 자신의 집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여분의 돈이 있을 수 없고 결국은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의료문제이다. 빈민지대는 열악한 환경, 환경오염,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의 부족 등으로 질병에 취약한 지역이다. 

 

넷째, 자녀교육문제이다. 자녀교육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개인주의적 경쟁이 치열한 도시생활에서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의 질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도시빈민들이 당면한 현실이다.  

 

다섯째로, 범죄이다. 박탈감과 빈곤은 범죄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범죄는 인구 집중으로 야기된 도시의 사회구조, 직업구성, 생활양식의 변화뿐 아니라 공해, 주택난 등의 각종 도시문제 중에서도 도시인들에게 가장 불안과 공포를 안겨준다. 범죄는 일반적으로 대도시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한 도시 내부에서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경향을 띠고 있다. 

 

한편 이동현은 범죄 행위의 주체는 인간 개개인이지만 범죄 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인의 내적 속성보다는 그 지역의 환경적 요인으로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결국 범죄는 근본적으로 복잡한 사회구조에서 기인한다. 즉 도시 내의 공간적으로 제한된 자원을 얻으려는 개개인의 능력의 차이와 열악한 환경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대도시의 도시성은 다민족선교에 있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장애요소들이다. 그러므로 도시속의 다민족 선교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차원의 선교가 아니다. 물질적인 섬김과 봉사를 넘어서 정신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선교전략이 요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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