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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열 목사 ⑩ 다민족 선교 - 문화와 상황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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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9-06-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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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열 목사(뉴욕리폼드신학대학 학장)는 다민족 선교를 한인이민교회 미래의 하나의 대안으로 보고 “이민교회의 위기 대처 및 극복 방안: 다민족선교”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합니다.

 

[시리즈 기사]

① 다민족선교 - 이민교회 위기 대처 및 극복 방안
② 다민족선교 - 선교의 성경적 이해
③ 다민족선교 - 선교의 신학적 기초
④ 다민족선교 - 선교적 교회
⑤ 다민족선교에 대한 역사적 교훈
⑥ 다민족선교와 도시선교
⑦ 다민족 다문화 선교
⑧ 다민족 선교 - 문화와 상황화
⑨ 다민족 선교 - 문화와 상황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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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문화와 상황화 

 

B. 성경적 상황화 

 

1. 편견과 한계 

 

a) 편견

 

문화적 편견은 자신의 문화를 중심으로 형성된 고정된 잣대를 가지고 타문화를 평가할 때 발생한다. 네비게이토 선교회의 태평양 지역 부책임자인 짐 츄(Jim Chew)는 “그리스도인들은 비기독교 문화의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은 타락했고 죄악이며 이교적이라고 말함으로써 비기독교 문화들을 정죄하는 잘못을 범해왔다”고 지적을 한다. 그러면서 그는 “타문화권 사역자들은 문화란 대부분 중립적이라는 것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사실 인간의 영적동기를 배제한다면 나타난 문화형태는 선도 악도 아닌 중립적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로잔언약의 ‘전도와 문화’라는 항목에서 “문화는 항상 성경에 의해서 분별되고 판단되어질 것”을 주문하며 문화 중에 있는 중립성을 다음과 같이 시사해주고 있다. 이는 타문화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필요한 적절한 진술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그들 문화 중의 어떤 부분은 아름답고 선함이 풍부하다. 인간은 타락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죄로 오염되어 있고 그 중에 어떤 것은 마귀적인 것도 있다. 복음은 어떤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인정하지 않고, 모든 문화를 의와 진리에 기준으로 평가하며, 모든 문화 속에서 도덕적 절대성을 견지한다.”

 

위의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문화는 인간의 타락으로 인하여 오염되어 있고 그 중에는 마귀적인 것도 있기 때문에 어느 문화이건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절대적인 도덕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 중의 많은 부분은 중립적이며 어떤 부분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판단으로 평가될 때 아름답고 선하기까지 하다. 

 

편견의 주요원인은 자문화 중심주의 또는 자문화의 절대화다. 문화란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며 그리고 그 환경은 지리적 위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지역의 문화가 우월하거나 또는 열등하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각 족속이 거할 땅의 경계를 정하셨다. 이는 인류의 다양한 문화는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도행전 17장 26, 27절 말씀은 이 사실을 가르쳐준다.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거하게 하시고 … 거주의 경계를 한하셨으니 이는 사람으로 하나님을 혹은 더듬어 찾아 발견케 하려하심이로되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떠나 계시지 아니 하도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뜻으로 태어날 곳에서 태어나게 하시고 그들이 태어난 곳에 따라 각각의 다양한 문화 안에서 하나님을 찾고 발견하도록 하셨다. 가난하고 환경이 열악한 나라의 문화라고 해서 열등한 것이 아니며 부유하고 환경이 좋은 나라라고 해서 그 문화가 우월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절대적 도덕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문화는 세상의 그 어느 사회나 집단에도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타문화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관하여 히버트는 두 가지 방법 즉 자문화 중심의 표준을 강요하지 말 아야 할 것과 사역지와 사역자의 문화적 가치관을 함께 연구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매우 합당하다.

 

첫째, 히버트에 의하면 성경적 표준은 신적계시로 모든 문화를 판단하여 인간의 창의성에서 좋은 것을 긍정하고 악한 것을 정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경을 우리 자신의 문화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문화적 표준을 강요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먼저 성경을 해석할 때 우리에게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성령이 새로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들 안에서 그들을 통해 그들의 문화 안에서 역사 하도로 하여야 한다. 

 

둘째, 히버트는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곳의 문화적 가치관과 우리 자신의 문화적 가치관을 함께 연구하여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런 접근을 통해서 그 둘을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 초문화적 틀을 계발할 수 있다고 말하며 다른 가치 체계를 이해하려 애쓰는 것은 단일 문화적 관점을 극복하는데 매우 효과적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히버트는 초문화적 가치 체계를 형성하는 일에서마저 우리 자신의 문화적 편견이 작용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다른 문화권의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을 관여시켜서 우리의 맹점을 잘 간파하고 바로 잡도록 해야 할 것을 역설한다. 계속해서 그는 문화에는 죄의 영향아래 있는 것도 있지만 모든 문화 안에는 보존하고 권장해야 할 값진 것들이 많이 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지역에는 벽돌이나 시멘트로 지은 집보다 통나무집이 더 유용하다. 사리나 사롱보다 양복이 더 좋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하지만 모든 문화에는 잘못되고 악한 것들이 있다. 모든 사람은 죄인이기 때문에 그들이 만들어 낸 사회적 구조와 문화는 죄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변화시키고자 하시는 것에는 개인적인 죄 뿐 아니라, 공동의 죄도 포함된다.” 

 

문화적 편견은 선교의 커다란 방해요소임이 분명하다. 타문화사역에 있어서 자문화로 형성된 문화편견은 제거되어야 할 필수적 요소이다. 문화는 편견이 아니라 언제나 성경을 기초하여 분별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상황화의 한계를 살피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b) 한계

 

선교는 문화를 떠나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신앙의 표현은 항상 문화라는 틀의 옷을 입고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상황화 작업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즉 수용자의 상황에 맞도록 복음의 변질됨이 없이 전달 작업을 추구하는 것이 곧 상황화이다.     상황화는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출발한 것으로 처음 상황화의 개념이 소개될 때는 복음주의 진영의 사람들의 반응은 경계와 거리감의 표출이었다. 그 이유는 상황과 문화를 기독교 신앙의 영역에 포함시켜 다루려고 하는 것은 신앙의 세속화의 길로 나갈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1978년 버뮤다에서 개최된 세계복음화를 위한 윌로우뱅크 회의에서 신학자들은 성경자체가 이미 상황화 된 책이며 성경에는 많은 상황화 된 예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상황화의 성경적 정당성을 입증하게 됨으로 서서히 복음주의 진영에서도 상황화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복음주의 진영과 자유진영의 상황화 개념은 일치를 본 것은 아니다. 한국 성서대학교 신학부 교수인 김승호는 그의 책「선교와 상황화」에서 두 진영의 서로 다른 상황화 개념을 아래와 같이 말한다. 이는 양 진영을 바라보는 적절한 시각이다. 

 

“자유주의자들에게 있어 상황화가 주로 사회, 정치, 경제, 인권과 같은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인간 삶의 형편과 상황을 증진시키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면, 복음주의자들에게 상황화는 말씀의 본래 메시지를 변경시키지 않으면서도 특정한 상황에 적절하게 전하고자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즉, 청중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말씀의 효과적인 전달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상황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떤 문화적 형태를 취하고 또 어떤 문화적 형태를 거부해야 할 것인가의 한계의 문제이다. 즉 문화의 채택(adaptation) 또는 소유(possession)의 문제인 것이다. 그것은 어떤 문화형태 가운데는 그 자체가 이교적 또는 불신앙적인 의미와 관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화 작업에서 상황을 지나치게 수용하거나 반대로 복음의 변질을 우려한 나머지 상황화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상황화의 극단적 양태는 많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영남신대 선교학과 교수인 안승오는 한 선교단체에서 주관한 “상황화와 신학”이란 특강에서 극단적인 상황화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상황화에 있어서 옛 것의 지나친 수용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이 약화되면서 진리가 상대화 된다. 

둘째, 교회간의 불일치 또는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세계의 모든 교회는 삼위일체, 사도신경, 구원론, 기독론 등 어느 정도 함께 공유하는 신앙고백이 있는데 지나치게 상황을 수용하면서 그 상황에 따른 특수한 교회의식 또는 교리 등이 강조될 때 교회간의 부조화, 대화단절, 또는 교제의 곤란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죄에 대한 모호성이다. 성경에는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중대한 죄와 죄악 된 관습 및 구조 등이 있는데 상황이 강조될 때 죄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갖게 된다. 

넷째, 혼합주의의 위험성이다. 복음에 적대적인 신념과 관습을 그대로 유지 한다면 결국 새로 도입된 신앙과 옛것이 혼합되어 다양한 형태의 신이교주의(neo-paganism)를 낳게 된다. 

 

한편 전달자의 자문화중심주의(ethnocentrism)로 말미암은 상황화의 무조건적인 거부 즉 무상황화로 인해 발생한 과거의 문제점을 안승오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새겨야 할 지적이다. 

 

첫째, 선교지 교인들 가운데 문화적 진공 상태를 만들어 내었고 이를 메우기 위해 많은 경우 선교사의 관습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기독교는 서구의 종교로 오인을 받게 되어 현지인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가져왔다. 

둘째, 선교지의 전통적인 관습을 거부하면 그 관습이 실제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단지 지하로 숨어버리게 되는 문제점을 낳는다. 안승오는 무상황화가 초래하는 위의 문제점들과 실제적인 사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어느 미국 선교사가 브라질 인디언들이 사는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여 교회가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청년이 간음을 하였고, 선교사는 해당 청년을 엄히 훈계하고 6개월간 수찬을 정지시켰다. 그런데 이 사건 후 청년들의 간음 사건이 오히려 증가되었다. 이유를 알아본즉 본래 그 인디언 마을에서는 간음을 저지른 사람에게 마을의 모든 거리를 다니면서 빗자루로 청소를 하게 함으로써 심한 수치와 모욕감을 느끼게 하였다고 한다. 마을 청소 대신 수찬 정지를 시킨 것은 큰 모욕이 안 되는 것이었기에 인디언들에게 오히려 간음을 방조하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상황화의 한계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해외 선교지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민족사회의 타문화 사역에도 상황화로 인한 문제는 무상황화 만큼이나 복음을 훼손시킬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화 작업은 이 땅에서의 선교가 끝나기 전까지 계속되어야 할 필수적 과제다. 복음이 전달되지 않는 선교는 아무리 열심을 다해도 사회구호사업 그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록 광의적인 선교의 정의에 사회 섬김의 개념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 독립적으로는 성경이 제시하는 선교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화의 한계적 측면 곧 어디까지 타문화 수용이 가능할 수 있을지를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타문화권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기본적 자세는 중요한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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