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은 OK, 성별 다양성은 NO… 미국 사회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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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7-05 10:3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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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PRRI 조사 결과, 미국인 다수가 동성결혼을 지지하면서도 성별은 두 가지뿐이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종교적 성향에 따라 태도 차이가 뚜렷했으며, 성별 다양성에 대한 수용이 미국 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분석했다.
▲동성결혼 지지 확산, 그러나 성별 이분법은 여전 (AI 생성사진)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사회는 큰 문화적 변화를 겪으며 이제 대다수 미국인이 동성 결혼을 지지하게 됐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PRRI의 2023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슷한 규모의 다수인 약 3분의 2는 여전히 성별이 남성과 여성 두 가지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적 다양성에 대한 대중의 수용 속도를 젠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PRRI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었다. 동성 결혼을 반대하고 성별은 두 개뿐이라고 믿는 '전통적 반대' 그룹은 28%였다. 반면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성별 다양성도 인정하는 '완전 포용' 그룹은 33%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가장 큰 그룹이 바로 동성 결혼은 지지하지만 성별은 두 개뿐이라고 믿는 '성적 다양성만 수용' 그룹으로, 전체의 37%에 달했다. 이는 성소수자(LGBTQ) 포용이라는 큰 틀 안에서도 두 가지 이슈가 별개로 다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교가 가르는 태도의 차이
이러한 태도 차이의 배경에는 종교가 뚜렷한 예측 변수로 작용했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경우 58%가 '전통적 반대' 그룹에 속했으며, '완전 포용' 그룹은 7%에 불과했다. 다만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에서도 33%는 '성적 다양성만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유대인과 특정 종교가 없는 미국인들은 각각 55%와 53%가 '완전 포용' 그룹에 속해 가장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종교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역시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종교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 중 64%는 '전통적 반대' 입장을 취했다. 반대로 종교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이들 중에서는 55%가 '완전 포용' 그룹에 속했다.
'성적 다양성만 수용'하는 그룹은 종교의 중요성 측면에서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온건한 종교적 신념이 선택적 포용 태도와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 담론에 대한 피로감과 낮은 접촉 경험
성별 다양성에 대한 제한된 지지를 넘어, 새로운 성별 담론 자체에 대한 불편함도 감지됐다. '성적 다양성만 수용' 그룹의 74%는 오늘날 미국인들이 "성별과 대명사에 대해 너무 많은 시간을 이야기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전통적 반대' 그룹의 동의율(85%)과 상당히 가깝고, '완전 포용' 그룹(30%)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성별 다양성에 대한 경험이 많아지는 것이 수용성을 높이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인 중 84%가 주변에 동성애자나 양성애자가 있다고 답한 반면, 트랜스젠더나 중성 대명사를 사용하는 사람을 안다고 답한 비율은 36%에 그쳤다.
과거 소수의 미국인만이 동성애자를 알았던 시절에 비해 현재는 그 수가 보편화되면서 태도도 함께 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성별 다양성 분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성별 다양성 이슈는 미국 사회에서 여성 평등, 동성 결혼의 뒤를 잇는 새로운 문화적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성 결혼은 지지하지만 성별 다양성은 거부하는 많은 미국인들의 모습은, 사회가 전환기에 겪는 익숙한 순간을 보여준다.
이들의 양가적인 태도는 최종적인 입장이기보다, 하나의 사회적 경계가 이동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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