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퍼지는 부흥의 기운, 데이터가 보여주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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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4-21 10:2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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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아침, 미국교회는 평소보다 북적였다.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경건이 함께 묻어났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이런 장면이 단지 ‘명절 효과’만은 아니라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Z세대, 그중에서도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교회 출석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서구 기독교의 흐름 속에 의외의 반전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분석은 한두 사람이 아니다. 이번에는 USAToday이다.
미국에서 기독교인은 매년 1%씩 줄어들고 있다는 진단은 익숙한 이야기였다. '무종교'(nones) 인구의 증가는 이런 쇠퇴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바나(Barna) 연구소는 최근 Z세대,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교회 출석률이 여성보다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예수님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성경에 관심을 두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 문화의 붕괴가 더 진행되리라 예상한 이들에겐 놀라운 변화다.
물론 모든 지표가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미국 생명조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신앙을 떠나는 이들 중 Z세대 여성의 비율이 54%에 이르며, 밀레니얼과 X세대보다 더 높다. 남성들이 돌아오는 사이, 여성들의 이탈은 심화되는 흐름이다. 그래서 이 모든 변화를 ‘부흥’으로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어떤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체되었던 ‘무종교’ 증가세도 멈춘 듯하고, 성경 판매는 오히려 급증했다.
조용히 퍼지는 부흥의 기운
흥미롭게도 이런 흐름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영국에서도 '조용한 부흥(Quiet Revival)'이란 이름으로 기독교 성장세가 감지되고 있다. 영국성서공회와 YouGov가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젊은이들, 특히 젊은 남성들이 교회 성장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인종 구성도 다양해졌고, 성경을 읽는 이들과 하나님을 믿는 이들의 수가 모두 증가했다. 이런 변화는 오히려 미국 교회들이 주목해야 할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2020년 팬데믹과 사회적 격변, 정치적 혼란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삶의 본질’을 다시 질문하게 만들었다. 세속주의가 제공하지 못했던 안정감과 정체성을 신앙 안에서 찾으려는 흐름이 생긴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내 죽음에 대한 소문은 과장되었다.” 기독교의 종말을 말하던 이들도 이제 새로운 가능성 앞에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신앙에 대한 관심은 성경과 교회만이 아니라 문화 전반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더 초즌(The Chosen)’ 같은 기독 콘텐츠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예수님 이야기를 보다 친밀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 개봉된 'The King of Kings' 같은 영화들도 비기독교인 관객들에게까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신앙이 더는 낡은 것이 아닌, 진정성과 희망을 품은 이야기로 다시 읽히고 있다.
부흥이 아닌 회복의 시작
물론 아직까지 이 흐름을 '부흥'으로 정의하긴 이르다. 하지만 확실한 건, Z세대는 신앙을 향한 새로운 대답을 찾아가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교회가 기회 앞에 서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돌아오는 이들을 맞는 것을 넘어서, 교회는 진리를 어떻게 살고 나눌지를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 흐름은 교회가 젊은 세대를 끌어안고 함께 성경 속의 진리를 오늘의 언어로 나누려는 노력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
이 모든 신호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절망처럼 보였던 흐름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문화가 어지럽고 세상이 혼란스러울수록, 영혼은 참된 의미와 해답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여전히 복음 안에 있다. 교회는 낙심보다는 소망으로, 후퇴보다는 전진의 눈으로 이 시대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부활의 계절에 시작된 이 이야기는 아직 쓰여지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고백은 늘 부활에서 시작한다. 죽음이 끝이 아니듯, 교회의 쇠퇴도 끝은 아니다. 우리 믿음의 핵심이 ‘죽음에서 생명으로’라면, 오늘의 교회도 그 생명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젊은 세대가 그 조짐이 되고 있다. 하나님이 쓰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다시 교회로 돌아오는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AI 생성사진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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