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청빙 1순위, '설교 능력' 아닌 '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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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5-10-2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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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청빙 트렌드, '공개 모집'에서 '추천제'로
성도 81% "카리스마 리더보다 수평적 리더 원해"
[기사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 성도들은 담임목사 청빙 시 '설교'(26%)보다 '성품'(54%)을 훨씬 중요하게 봤다. 또한 '공개 모집'보다 '추천제'를 선호했으며 , '수평적 리더십'과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다. 향후 10년 내 목회자 2/3 교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청빙 방식이 '합리성'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 성도들 "담임목사, 설교보다 성품이 중요" (AI사진)
담임목사 청빙 시 '설교 능력'보다 '성품'이 더 중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10월 20일 '청빙, 한국교회를 좌우한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이번 조사는, 향후 10년간 한국교회 담임목사의 3분의 2가 교체될 전망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전국 담임목사 500명과 교회 출석 성도 1,000명을 대상으로 청빙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성도들은 담임목사 후보자 평가 시(1+2순위) '성품/인성/도덕성'(54%)을 1순위로 꼽았다. 반면 '설교 능력'은 26%로 '목회 철학과 비전'(36%), '성도들과의 소통 능력'(31%) 등보다 뒤처진 5위에 그쳤다.
'베이비부머' 목회자 은퇴, 10년 내 2/3 교체
이번 조사가 시의성을 갖는 이유는 목회자들의 대규모 은퇴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5년까지 7,848명의 목회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당 교단 전체 교회의 66%가 10년 내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해야 함을 의미한다.
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이 세대가 1955년에서 1963년생 사이의 '베이비부머' 세대이며 , 이들의 은퇴가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많은 교회가 청빙 매뉴얼 없이 개교회 중심으로 청빙을 진행하다 보니 , 과정 가운데 갈등을 겪고 공동체가 무너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도들은 목회자의 외형적인 '스펙'보다는 내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빙 담임목사의 학력에 대해 성도 79%는 '학위는 상관없다'고 응답했으며 , '박사 학위를 소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1%에 불과했다. '대형교회 목회 경험' 역시 '없어도 상관없다'는 응답이 81%에 달했다.
선호하는 리더십 유형은 분명했다. 성도 81%는 '수평적 리더십'을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13%)보다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또한, 청빙된 목사의 우선 과제로는 '교회의 전통 계승 발전'(23%)보다 '교회에 새로운 변화 발전'(69%)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월등히 높았다.
▲ 성도들 "담임목사, 설교보다 성품이 중요" (AI사진)
'공개 모집'보다 '추천제'... "민주성에서 합리성으로"
청빙 방식에 대한 선호도 역시 기존의 통념과 다르게 나타났다. 목회자(60%)와 성도(58%) 모두 '신문 공고 등을 이용한 공개 모집'보다 '교회 내외부의 추천'을 바람직한 방식으로 더 선호했다. 조성돈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민주적 방식에서 합리적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과거 많은 교회가 투명성을 위해 공개 모집을 채택했지만 , 오히려 청빙 과정이 과열되어 교회가 분열되는 부작용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의 CEO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영적 지도자를 뽑는 것"이라며 , 공개 모집보다는 객관성을 담보한 '추천제'로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는 현재 많은 교회가 채택하는 '설교 경연대회' 식의 최종 투표 방식이 비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성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지만 , 실제로는 "30분 정도의 설교와 그중에 보이는 외모와 태도"로 영적 지도자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빙위, 외부 전문가 참여" 성도 76% 압도적 찬성
청빙 과정에서 성도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1+2순위)는 '청빙 절차의 투명성'(54%)이었다. 또한 '목회자 평판 및 검증 조사 강화'(42%) 역시 높게 나타나, 공정성과 신뢰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빙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컸다. 청빙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에 대해 성도들은 7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목회자들은 긍정 48%, 부정 44%로 의견이 나뉘어, 인식 차이를 보였다.
청빙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장로'(75%) 등 중직자 외에 '남녀 전도회 대표'(39%), '청년'(38%) 등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기를 원했다. 조성돈 교수는 "외부인사의 전문성을 빌리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한국교회가 민주성을 넘어 합리적인 청빙 방식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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