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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규 교수 (2) 뉴욕 이민교회의 심장을 해부하다 “역사에서 찾은 3가지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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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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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박용규 교수는 이민교회 위기의 진원지가 팬데믹이라는 외부 환경이 아닌, 목회자의 총체적 준비 부족과 성도의 이해관계 중심 신앙이라는 내부에 있다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그는 과거 청교도의 담대한 비전을 회복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기관을 세우고, 한인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민족을 품는 선교적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새로운 부흥을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72a8d5fbc958e27e990abcc763329af2_1757709878_4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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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규 교수, 이민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제시하다

 

지난 1부 강연에서 350년에 걸친 서구 세속화의 거대한 흐름을 거시적으로 조망했던 박용규 명예교수(총신대). 강연 2부가 시작되자, 장내에는 미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이제 그 거대한 역사의 망원경이 바로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뉴욕 이민교회’라는 현장을 비출 차례였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정확한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나온다”는 말로 서두를 열며, 애써 외면하고 싶었을지 모를 이민교회의 심장부를 향해 날카로운 메스를 들었다.

 

뉴욕한인남성목사회(회장 유상열 목사)의 창립 기념으로 9월 12일(금) 오전 리빙스톤교회에서 ‘현대교회의 세속화와 이민교회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깊은 자기 성찰의 시간을 제공했다.

 

편리한 핑계와의 결별: 위기의 진원지는 외부에 있지 않다

 

박용규 교수는 가장 먼저,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통념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이것이 본질을 가리는 ‘편리한 자기 합리화’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냉엄한 데이터를 제시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신을 크리스천이라고 밝힌 비율은 팬데믹 직전인 2009년 78%에서 2019년 63%로 이미 15%p나 급락한 상태였다. 오히려 팬데믹 이후에는 61~63% 선에서 더 이상의 급격한 하락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것은 코로나 때문에 교회가 갑자기 어려워졌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매우 약함을 보여준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용규 교수의 분석은 팬데믹이 교회의 약한 고리를 드러내고 쇠퇴를 가속했을지는 몰라도, 근본 원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더 이상 외부 환경을 핑계로 삼아 교회 내부의 깊은 병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회피의 여지를 없애는 선언이었다.

 

첫 번째 진단: 준비되지 않은 목회자, 무너지는 권위

 

그렇다면 진짜 위기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박 교수는 주저 없이 칼날을 교회 내부, 그중에서도 ‘목회자 자신’에게로 돌렸다. 박용규 교수는 이민 목회 현장의 구조적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면서도,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신학적·언어적 소양 부족, 영적 자질 부족, 이민 목회에 대한 소명 의식 부족, 총체적인 준비 부족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박용규 교수는 캐나다 이민교회 목회자의 80%가 월 1,000달러 미만의 사례비를 받으며 이중직에 종사하는 열악한 현실을 소개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목회자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박 교수는 “주중에는 세상일을 하고 주말에만 사역을 준비해야 하는, 평신도보다 두세 배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환경”이라며, “이런 환경일수록 더 많은 기도와 노력,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절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너무 쉽게 목사가 되고, 안수 이후 재교육과 자기 성찰을 위한 노력은 부족한 현실이 결국 영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성도를 낳고, 교회 침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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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진단: 생존 논리에 잠식된 ‘이해관계 신앙’

 

두 번째 메스는 ‘성도들의 이해관계 중심 신앙’을 향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낯선 땅에 온 이민자들에게 ‘나와 내 가족’의 생존과 안정은 최우선 과제다. 문제는 이 강력한 생존의 논리가 신앙의 영역까지 지배하면서부터 발생했다.

 

박용규 교수는 “교회 선택과 신앙생활의 기준이 ‘나와 내 가족의 이해관계’가 되면서, 이 관계가 틀어질 때 너무나 쉽게 교회를 떠나거나, 심지어 파벌을 형성해 목회자를 대적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분석했다. 교회가 거룩한 신앙 공동체가 아닌, 자신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서비스 기관이나 사교 클럽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풍토는 이민교회 특유의 배타성으로도 이어졌다. 혈연, 지연, 학연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가족들이 교회의 중심을 이루면서, 새로운 신자가 그 견고한 벽을 뚫고 정착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교인들을 붙잡기 위해 목회자들이 무분별하게 직분을 남발하는 현상은 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박용규 교수는 “세례와 직분을 너무 쉽게 주다 보니 자격 미달의 직분자가 넘쳐나고, 결국 장로, 권사, 심지어 목사라는 직분 자체의 영적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며 “차라리 목사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것이 더 편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탄했다.

 

과거에서 미래를 길어 올리다: 이민교회의 세 가지 사명

 

박용규 교수가 그려낸 이민교회의 자화상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참석한 목회자들의 표정에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박 교수의 진단은 절망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민의 역사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래를 위한 세 가지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했다.

 

첫째, 생존자를 넘어 ‘기관 설립자’의 꿈을 꾸라. 박 교수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 독일 개혁교회, 네덜란드 이민자들의 역사를 생생하게 소환했다. 그들은 당장의 생존에 급급하지 않았다. 프랭클린 마셜 대학, 칼빈 대학, 러커스 대학 같은 훌륭한 교육 기관을 세워 다음 세대를 키우고 미국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거대한 비전을 품었다.

 

박용규 교수는 “안산동산교회의 김인중 목사님이 개척교회 시절에 동산고등학교 설립의 비전을 선포했던 것처럼, 우리 한인 이민교회도 이제 교파를 초월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학교를 세워 신앙과 실력을 겸비한 리더를 양성하고, 이 사회의 주역으로 키워내는 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만의 교회를 넘어 ‘다민족 선교 허브’가 되라. 이민교회의 목회 대상을 더 이상 한인에게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퀸즈장로교회가 중국어 예배를 통해 수많은 중국인 영혼을 품는 것을 구체적인 성공 모델로 제시했다. “뉴욕은 세계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이민교회는 그 자체로 너무나 훌륭한 선교 현장입니다. 우리가 품은 다민족 성도들이 다시 그들의 본국과 전 세계로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한인 교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부흥이라고 그는 정의했다.

 

셋째, 안주하는 목회자를 넘어 ‘평생의 학습자요 멘토’가 되라. 박 교수는 위대한 신앙의 인물들에게는 항상 영적인 거인, 즉 롤 모델이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주기철 목사님에게는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가 존 낙스가, 손양원 목사님에게는 순교자 주기철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빌리 그레이엄을 롤 모델로 삼았습니다.”

 

박용규 교수는 “우리에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의 멘토로 삼고, 동시에 신앙의 선배들을 본받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열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목회자들의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언급하며, 지리적 고립과 현실 안주를 핑계로 지적·영적 나태함에 빠지는 것을 강하게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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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강연 내내 이어진 냉철한 분석과 뼈아픈 지적이 이어졌다. 신학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세속화의 물결이 거세지는 현실 앞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강연의 마지막에 이르러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선포하며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켰다.

 

“기독교가 끝장났다고 모두가 말하던 프랑스 혁명 이후 200년간, 프랑스 개신교는 무려 20배나 성장했습니다. 인간의 계산과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박용규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젊은이들이 4년 만에 30%에서 38%로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애즈베리 대학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부흥의 불길이 타올랐던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은 이미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민교회가 붙들어야 할 것은 눈앞의 절망적인 현실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주권이었다. 박 교수는 네로 황제의 잔혹한 박해 아래 놓인 로마 교인들에게 사도 바울이 던졌던 메시지로 강연을 마쳤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세속화의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길을 잃은 이민교회를 향해, 노학자는 2000년 전 사도의 권면을 통해 변치 않는 진리를 다시금 아로새겼다. 세상을 흉내 내는 길에는 소망이 없다.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 우리 자신을 거룩한 산 제물로 내어드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담대한 비전을 품을 때, 이민교회는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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