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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회 목사 "하나님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 목회자의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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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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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목사회 임실행위원회가 봄의 볕이 따뜻한 3월 18일(화) 오전에 뉴욕청암교회(차철회 목사)에서 열렸다. 1부 예배에서 호스트 차철회 목사가 설교를 했다. 차 목사는 “뉴욕에 온 지 벌써 28년째가 돼 가고 있는데, 제대로 뉴욕의 목사님들과 함께 교제하지 못했다”라며 “은퇴를 5년여 앞두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초청했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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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철회 목사는 출애굽기 2:1-10을 본문으로 "시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목회자의 성찰과 소망을 나누어 큰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갈대상자와 역청: 혼돈시대 건너는 믿음의 항해

하나님 시간을 만드는 사람: 목회자 진정한 소명

눈에 보이는 천동설, 마음으로 믿는 지동설 신앙

 

오늘날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7년 전 이민사회의 황금기는 지나갔고,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불확실함으로 가득하다. 후배 목사들을 바라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요즘은 정치적 이념까지 더해져 윤석열 대통령파와 이재명파로 극단적으로 갈라져 싸우는 기독교의 모습이 안타깝다. 이민사회에서 우리의 미래가 어디를 향할 것인지, 급변하는 시대에 기독교와 목사로서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거대한 세속화의 흐름과 정치적 환경 변화 앞에서 갈 바를 알지 못하는 혼란스러움이 크다.

 

하루의 대부분을 절망하고 걱정하며 보내는 가운데, 문득 떠오르는 성경 말씀이 있다. 바로 모세의 이야기다. 거대한 이집트 제국이 히브리 노예 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암울한 시대, 모세의 부모는 특별한 것 없는 갈대로 상자를 엮고 주변에서 구한 역청을 발라 아이를 나일강에 내려놓았다. 돈으로 사지 않아도 되는 갈대와 언덕에서 주워온 원유 덩어리로 만든 그 소박한 상자가 모세의 생명을 지켜주는 방주가 되었다.

 

믿음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

 

목회를 정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우리가 뭘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언제나 믿음이 아니다." 믿음이란, 목회란 결국 하나님이 내 삶에 역사하시도록 내가 그 앞에 서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 역사하시도록 그때까지 내가 하나님의 역사와 인도하심을 이룰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또 하나의 믿음이다.

 

갈대상자가 나일강물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가라앉을 것이 뻔했다. 사실 아이를 강물에 그냥 던지느냐, 석 달을 숨겨 키우느냐, 아니면 갈대상자를 만들어 나일강에 내려놓느냐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떤 이들은 이런 행동을 조롱하고 쓸데없는 짓이라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모세의 부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과 목회자의 사명:

 

심폐소생술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사실 사람을 근본적으로 살려내는 것이 아니라, 죽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를 만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다. 심폐소생술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근본적으로 고치거나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 분, 몇십 분의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의 생명을 연장시켜 놓으면 의사를 만나게 되고 의사가 그를 살려내는 일을 하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목사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고민이 많지만, 우리는 나일강에 아이를 던지는 대신 갈대상자를 만들어 내려놓는 부모와 같다. 그냥 "3개월이나 키웠으니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하며 울면서 슬퍼하며 아이를 강물에 던지는 것으로도 훌륭한 부모였을 테지만, 모세의 부모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주변에 있는 갈대와 역청으로 최선을 다해 상자를 만들어 아이를 강물에 던지지 않고 내려놓았다. 그 행동이 바로의 공주가 갈대상자를 발견할 시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우리의 역할:

 

이것이 바로 거대한 하나님의 역사 흐름 속에서 모세의 부모가 한 일이다. 그들은 하나님이 역사하실 시간을 만들어냈다. 그 다음부터는 하나님이 살리시고, 하나님의 계획하신 인도하심 속에 모든 것을 이루어 가신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판단하는 것은 얼마나 교만한 일인가. 때로는 그것으로 실망하고 좌절한다. 정치적 지지자가 대통령이 되면 천국을 얻은 것처럼, 반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반응하며 심지어 욕설까지 내뱉는 교인들을 보며,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천동설과 지동설의 교훈:

 

수천 년, 수만 년 전부터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 믿어왔다. 코페르니쿠스가 등장하기 전 500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지구를 중심축으로 태양이 회전한다고 믿었다. 중세시대에는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고문하거나 화형에 처하기도 했다.

 

결국 내가 진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 앞에 어떻게 순종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심폐소생술을 하는 목사일 뿐, 하나님의 구원 역사와 인도하심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아니다.

 

갈대와 역청의 상징성:

 

어느 목사님의 주석에 따르면, 모세가 강물에 담겨 내려간 갈대 상자는 씨줄과 날줄로 엮어졌다. 갈대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역청은 기도의 눈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시대에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역사하시기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목양지와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역사 시간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기다리는 일이 믿음이고, 내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진리와 기도의 눈물을 가지고 갈대 상자를 엮어서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

 

이 시대의 환경과 조건을 핑계로 삼을 일이 아니다. "너는 너 할 일 하면 된다. 나머지는 하나님이 역사하실 것이다." 너의 믿음이란 하나님이 역사하신다고 믿고 갈대상자를 주변에 있는 갈대와 역청으로 만들어 이 시대에 띄워 놓는 것이다. 하나님이 받으셔서 그를 바로의 공주에게까지 보내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현상과 본질의 차이:

 

여전히 우리 눈에는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수만 년 전 사람이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나 여전히 해는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게 변함없다. 그러나 500년 전 사람들과 우리는 비록 현상은 똑같지만, 그 뒤에 이루어지는 물리학 법칙이나 천체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

 

마찬가지로 목사는 인간 중심의 생각과 사고와 가치관이 아니라, 나를 비우고 하나님이 내 삶에, 우리 교회에, 이 시대에 역사하실 수 있도록 갈대상자를 끝없이 만들어 기다리고 시간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은 자기 인간 중심으로 이루어져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목사들은 마치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천체의 움직임이 다르듯이, 세상의 겉모습과 하나님의 실제 역사하심이 다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세상은 사람들이 시끄럽고 소란하고 사람들이 권력을 가지고 무언가를 다 이루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그 뒤에 역사하시는 부활과 십자가의 은혜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나님이 기필코 이 시대의 역사와 구원을 이루실 것을 믿으며 가는 그런 믿음의 삶이 우리의 결심이 되어야 한다.

 

갈대상자를 만들어 시간을 만들어가는 일, 하나님이 기필코 이 시대의 역사와 구원을 이루실 것을 믿으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믿음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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