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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목사 ② 건강한 목회위해 균형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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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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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미국장로교 전국한인목회자 컨퍼런스가 "목회자의 자기관리"라는 주제로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리노한인장로교회에서 열렸다. 주강사는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4개의 주강의를 했는데 △건강한 목회 △건강한 영성 △목회와 설교 △성령과 설교 등이다. 강의내용은 연재가 될 예정이며, 이 기사는 첫째 강의인 "건강한 목회"의 두번째 내용이다.

이동원 목사는 "건강한 목회는 균형"이라는 제목 아래 기본기와 창의력, 비전과 야망, 일과 안식, 가정과 사역, 우정과 독거, 말씀과 기도, 소속 공동체와 그 나라의 균형 등 7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강의를 인도했다. 두번째 강의에서는 고 옥한흠 목사와 고 하용조 목사에 대한 일화가 인상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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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인도하는 이동원 목사

3. 일과 안식의 균형

저는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들의 근면성 때문에 오늘의 한국이 가능했고 교회도 부흥이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는 일과 함께 한국사회도 성숙하고 교회도 성숙하기 위해서는 일과 함께 안식을 배워야 할 시점에 이제는 오지 않았나 싶다. 그것은 결코 일을 게을리 하자는 말이 아니다. 6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쉬는 창조 원리는 아직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6일 동안 일했으면 7번째 날은 쉴 줄도 알아야 한다. 안식일을 제정하시고, 안식년을 제정하시고, 희년을 만드신 창조주의 아이디어에는 분명히 섭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성취하고 성공하는 것 까지 좋았는데 그 성취를 무너뜨리는 많은 일들이 안식의 여유가 없는 마음, 그것에서 부터 다 일어나는 것 같다.

결국, 저는 친구 하용조 목사를 생각할 때 마다 늘 마음에 짠한 아픔이 있다. 쉴줄 모르는 대표적인 목사가 하용조 목사였다. 온누리교회 스텝회의에서 하용조 목사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부목사에게 물어보니 "일하다 실수하는 것은 용서해도 게으른 것은 용서 못한다"는 것이었다. 하용조 목사는 열심히 일을 했으며, 많은 것을 만들었다. 그러나 안타깝다. 마지막 그림을 좀 더 잘 그리고 갔으면 얼마나 한국교회에 유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내 마음속에 있다. 하 목사는 병중에서도 쉬지 못했다.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사람을 불러서 계속 지시했다. 그렇게까지 일을 해야 되는지. 한 번은 온누리교회 장로들에게 "하용조 목사를 억지로라도 쉬게해야 한다. 저러다가 무슨 일을 날 것 같다. 평생 처음으로 크루즈를 타보니 그렇게 좋더라"고 하용조 목사도 크루즈를 타게하여 쉬게 만들라고 했다. 장로들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서 작전을 짜서 하용조 목사가 크루즈 여행을 가도록 했다. 하용조 목사는 크루즈 여행을 갔다 오자 말자 저에게 전화해서 "당신이 우리 교회 장로에게 쓸데없는 소리해가지고 지난 10일간 고통만 당하다 왔다. 아무것도 안하고 배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라는 것이냐. 전화도 안되고..."라고 불평했다.

분명히 한국인들이 근면한 노동정신 이것은 한국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기여한 바도 크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이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받았던 감동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 가나안 농군학교에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했다가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라는 글을 붙여놓고 열심히 일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새마을 운동을 추진했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분명히 우리의 자랑이며 계속되어야 할 중요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근면한 노동과 함께 창조적인 안식, 성경적인 안식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저는 가장 불쌍한 사람이 죽으라 일하다가 죽어버리는 사람 같다. 쉴 줄을 모른다.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해보아도 일정을 좀 비워놓으면 멀리까지 와서 할 일 없게 만든다고 불평한다.

제가 읽었던 책중에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는데 한국어로 번역이 안 되었다. 휘튼대학의 문화신학자였던 라이켄 박사가 쓴 책 중에 "기독교적 전망으로 본 노동과 여가"라는 책이 있다. 이 분이 창세기 1-2장 정리를 잘했다. 창세기 2장에 하나님의 안식을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가 하면, 창조주 하나님도 안식이 필요했다며 안식이 필요한 이유를 3가지 R로 정리했다. 첫째, Reflection은 우리가 해 왔던 일들을 성취한 것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이다.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은 한 단계의 창조가 끝날때마다 좋았다고 하시고, 마지막 6일이 지나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하신다. 지나간 것을 돌아보는 것이 안식이다. 둘째, Refreshment은 안식하면서 새로워지는 것이다. 출애굽기에 하나님이 안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킹제임스 버전에는 "God was refreshed"라고 했다. 하나님도 리프레쉬할 필요가 있었다면 우리는 리프레쉬할 필요가 얼마나 있겠는가. 세미나 실 밖에 있는 쉬는 테이블을 리프레쉬 테이블이라고 한다. 잠시 차마시고 교제하고 쉬면서 리프레쉬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다. 셋째, Recreation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새롭게 하고 미래를 향하여 Recreat할 수 있는 지혜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가.

빌 하이벨 목사가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에게 일 년에 두 달씩 쉰다는데 사실인가를 직접 물어 보았다. 그는 사실이라며, 자기는 안식년을 안하고 일 년에 7-8월 두 달에 주로 쉰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안식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 년에 두 달을 쉰다고 할 때 평신도 리더들의 반대가 없느냐 물어보니,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도 2달 쉬는 기간 중 충분히 쉬고, 그동안 목회를 반성하고, 새로운 목회를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돌아와 교회 안에 잘 적용되는 모습을 보자 교인들이 반대하는 것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빌 하이벨 목사가 안식월을 떠나는 것을 교인들이 축복하고, 교회를 떠나 있는 동안에는 자신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목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한국교회에서 일 년에 두 달을 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 요즘 후배들을 만나면 안식년을 하지 말고 일 년에 두 달이 힘들면 한 달이라도 쉬라고 권한다. 한국교회는 변화가 많다. 그런 환경가운데 일 년을 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할 수 있으면 두 달 아니면 한 달이라도 쉬는 것이 좋다. 한 달 쉬라고 하면 바쁘게 집회다니고, 여행하다가 더 지쳐서 교회에 돌아오지 말고, 어디 한군데를 정해 조용히 쉬고 책읽고 정리하라. 저는 이러한 균형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의 목회가 더욱 풍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못했지만 여러분은 꼭 해 보라.

골프를 반대하지 않지만, 저는 못한다. 옥한흠 목사 때문에 골프를 못하게 됐다. 오래전 옥 목사가 가까이 지내던 몇 사람을 모아놓고 "우리는 골프치지 말자"고 당부를 했다.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시 골프가 너무 사치스러운 운동이었고 돈이 많이 들었다. 서민이 많은 평신도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부담이 될 수가 있었다. 당시에는 골프를 안치겠다고 했는데, 옥한흠 목사님이 돌아가시기 4달전에 "골프 못 치게 한 것 미안하다. 지금부터라도 하라"고 말했다. 손발이 다 굳었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옥한흠 목사님의 장례식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옥 목사님은 지금 천국에서 주의 막대기와 지팡이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하면서 푸른 초장을 거닐고 계실 것이다." 이제는 골프에 대한 사정이 달라졌고, 미국 같은 경우 골프는 치는 것이 비싸지도 않다. 목회자들에게는 운동이 안식이다. 안식이라는 것은 평소에 땀을 흘리는 사람은 독서를 하는 것이고, 독서하는 사람은 운동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안식의 방법을 찾아서 여유를 가지라.

이런 것 없이 허우적거리고 돌아다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가 난다. 무너져 내린다. 대개 목회자의 실수와 탈선, 성직자들의 일탈은 다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피곤할 때 다른 것을 기웃거리다가 사고가 나는 것이다. 목회자에게 일과 안식의 균형이 필요하다.

4. 가정과 사역의 균형

제가 처음 헌신하고 목회자가 되었을때만해도 저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성경구절은 예컨대 제자도에 관한 성경구절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를 문자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정말 가족들을 돌아보지 않고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대부분 저보다 나이 많은 윗세대 분들, 한국교회에 헌신한 모든 부모님 세대들이 바로 그런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 덕에 한국교회가 자리를 잡고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그것 때문에 오늘 한국교회가 치루고 있는 값비싼 역기능적인 대가들도 그러한 배경에서 부터 왔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유학을 왔을 때 당시 크리스찬 패밀리 라이프에 대한 빌 가써드의 베이직 세미나가 유행이었다. 컨벤션 홀 같은 곳을 빌려 일주일 내내 크리스찬 라이프를 이야기한다. 저에게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크리스찬의 라이프에 대해 한 주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당시 성경의 한 구절을 보고 성경에 이런 구절도 있었나 하고 놀랐던 적이 있다. 물론 전에도 그 구절을 지났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성경을 자기가 읽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읽는다. 그래서 눈에 안들어 왔던 것이다. 디모데전서 5:8(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이것도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에 대한 우선적인 헌신, 바꿀 수 없는 그 분에 대한 애정과 사랑과 헌신, 이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내가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내 아내와 자식에 향한 책임은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저는 그때 받은 충격과 패밀리 라이프에 대한 몇 분의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얻은 경험과 도전으로 한국에 들어가 1975년 '새생활 가정 세미나'를 시작했다. 한국교계 최초의 가정생활 세미나였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에도 그것이 체질화되지 못했기에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내나 자식들에게 참 미안했다. 그들과 함께하지 못했던 많은 시간들에 대해서 미안한 것이다.

옥한흠 목사는 세상에 떠나기 직전 마지막 3개월 동안 가정을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을 아파했다. 선배들에게 그런 교훈을 받을 수 있다면, 다음 세대 목회자들은 여전히 목회에 성실하면서도 목회자의 가정생활에 대해 교인들에게 평소에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목사가 아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목회자들이 보일 수 있는 좋은 모본이라는 것, 목사가 교인들을 팽개치고 아내와 놀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의 가정이 무너지면 목사가 무슨 설교를 하겠으며, 무엇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식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여러분도 사역으로 알고 이해해달라고 평소에 설교하고 가르치면 교인들도 어느 정도 양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가정과 사역의 균형을 추구해 나갈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5. 우정과 독거의 균형

개인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던 작가가운데 폴 트루니에라는 분이 있다. 스위스인 의사이면서 심리학적인 많은 좋은 글을 썼다. 그 분이 중년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런 내용을 남겼다. 우리가 건강한 중년기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배우자와의 건강한 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그 외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자기의 마음을 다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동성친구 몇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가장 깊은 고뇌와 약점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배우자와 관계가 원만하고 마음을 열수 있는 동성친구 몇 명이 있다면 비교적 건강하게 중년기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저는 그 공을 전적으로 옥한흠 목사님에게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에서 저와 가까이 하는 몇 사람들이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옥 목사님 때문이었다. 연세가 저보다 6살이나 위이시지만 저 같은 아래 사람을 친구처럼 받아주시고 수시로 전화하셨다. "이 목사 어떻게 지내나. 만나야지." 한 달에 한 번씩 저희들을 모아놓고 본인이 먼저 자신의 사역을 이야기했다. "이것 때문에 힘들다.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분이 가지고 있던 좋은 인테그리티였다. 옥한흠 목사님은 한때 일산에다 사랑의교회 분교회를 만든 적이 있다. 그러자 일산에 있는 목회자들이 항의를 했다. 옥한흠 목사님은 "일산에서 오는 우리 교인들을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그 곳에 있는 목회자들이 난리인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고 물었다. 우리는 "적어도 옥 목사님만은 안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견을 냈는데 이를 받아주시고 바로 두주 안에 일산교회를 폐쇄시켰다. 옳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고칠수 있었던 그분의 투명성, 이런 것들이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많은 도전이 되고 도움이 되었다.

곁에 있던 두 분이 다 떠나서 참 아쉽지만 최근에 무너져 가는 사역자들을 보면 공통점은 그런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다 혼자이다. 그래서 좋은 친구를 사귀고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난다는 것이 평생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는 말씀처럼 영적인 우정들, 그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동역자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우리가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고 어려울 때 자기 배우자와 친구들 아니면 어디 가서 터놓고 이야기를 하겠는가?

그러나 이것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독거이다. 독거라는 말을 번역하기 쉽지 않다. 독거하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반대로 '고독'이라는 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독이 영어로 'Loneliness'라면, 독거라는 영어표현은 'Solitude'가 좋을 것 같다. 한 영성가가 'Solitude'라는 단어를 정의하면서 아주 좋은 정의를 내렸다. 제가 자주 영성강의 할 때 마다 사용하는데 'Solitude'를 "하나님과만 홀로 있음"이라고 정의했다. 우리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배우자와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또 하나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예수님처럼 무리를 피해 한적한 곳에 가서 하나님과 함께 홀로 머무는 시간이 'Solitude', 독거의 시간이다.

저는 독거처럼 우리의 내면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배우기 싶어서 선교사를 찾았다가 사실 예수 믿을 생각은 없었는데 예수도 믿게 되었다. 선교사는 올 때마다 성경구절 하나씩 늘 외워가지고 오라고 하고, 나중에는 외운 말씀의 뜻을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가지고 하나님 앞에 기도해보고, 그것이 좋으면 매일 그렇게 해보라고 추천했다. 그러고 나중에는 성경읽기표를 만들어 나누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큐티였는데, 당시에는 '경건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신앙의 초보시절 그런 훈련을 받은 것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요즘 매일 아침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다만 15-2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성경 읽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축복, 그리고 정말 스트레스가 몰려오고 아프고 힘들더라도 그냥 조용한데로 가서 오직 하나님과 홀로 머물며 몇일 쉬고 걷고 기도하다 보면 회복이 일어난다. 이런 시간을 즐길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위싱톤 디시에 있는 작은 교회이면서 미국교회에 큰 감동을 주었던 세이비어교회에 대해 다 들었을 것이다. 저도 워싱톤 디시 지역에서 목회를 하면서 고인이 된 목사와 교제를 했지만, 작은 교회가 엄청난 미션을 감당한다. 많은 사역을 감당하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그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이 20-30년을 일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렇게 봉사하면서 번 아웃도 안 되는가, 어떻게 20년을 한자리를 지키면서 계속해서 섬길수 있는가를 궁금해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밀이 있었다. 세이비어교회에서 운영하는 수양관 있는데 한 달에 한번 봉사자들이 다 그곳에 가서 독특한 수양회를 한다. 수양관에서 아침 9시에 만난 후, 리더가 오늘 특별히 기도해야할 제목을 주고 흩어진다. 오후 5시까지 숲속을 걷든지 기도하든지 자든지 무엇을 해도 괜찮다. 단지 침묵을 해야 한다. 완전한 침묵 속에서 오후 5시까지 시간을 보낸다. 5시에 다시 만나 사역에 대해 깨달은 것을 나누는 나눔의 시간을 가지는데 그것에서 힘을 얻는다. 그런 독거의 시간이 그들로 하여금 사역을 충전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

6. 말씀과 기도의 균형

한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다. 말씀을 열심히 가르치고 강조하는 교회는 기도를 별로 안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교회는 별로 말씀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불파하고 말씀파하고 이원론적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같은 경우 신앙생활 초기부터 성경공부를 통해 은혜받고 예수믿게 되었기에 말씀에 근거한 설교, 강해설교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만 가지고 목회가 될 줄 알았다. 열심히 목회했다. 분명히 그것은 축복이었는데, 목회를 시작하고 10년이 지나간 어느 때부터 빈곤을 느끼게 시작했다. 내 안에 뭔가 텅 빈 것 같았다. 내게 기도의 삶이 없었다. 그래서 기도에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워싱톤 디시에서 목회할 때 안식년을 받아 6개월 동안 쉬는 동안에 기도를 배우겠다고 기도 세미나와 은사 세미나 등을 다 돌아다니며 참가했다. 주로 오순절 계통의 그런 교회들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런데 가면 예배로 안 끝나고 앞에 나가 기도하고 한다. 우리 부부는 겸손히 앞에 나가 기도를 받았다. 아내는 은혜받고 방언도 한다. 나는 이상하게 안 온다. 성령님이 오시다가 아내에게 다 가신다. 열심히 몇 달을 그렇게 지냈는데, 작은 경험들은 있었지만 전격적인 불같은 체험은 없었다.

그러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일어났던 의미심장한 변화가 있었다. 안식년하기 전에 교인들 가운데 미운 교인, 싫은 교인, 못마땅한 교인들이 많았는데 내 마음이 넉넉하게 채워져서 미운 교인이 불쌍해지고 가서 기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럴까. 그때 깨달은 것은 기도의 양적인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시에 특히 기도를 많이 했다. 그러자 마음이 훨씬 순화되고 넉넉해진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교회를 기도하는 교회로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교회에서 중보기도 사역을 시작했다. 기도를 통해 훨씬 더 교회가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7. 소속 공동체와 그 나라의 균형

쉽게 말하면, 목회할 때 보면 내 교회밖에 눈에 안 들어온다. 우리 교회 하나 잘되는 것 하나밖에 안 보인다. 하지만 은퇴하고 조금 한걸음 물러나서 돌이켜보니 한국교회가 보이고, 하나님 나라 전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은 교회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후회가 많이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목회할 때부터 주변의 교회들을 끌어안고 같이 가야했는데, 교파를 초월해서 연합사역을 많이 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되었다. 선교지에 가면 한국교회 교파마다 중복투자를 해서 얼마나 손해가 많은지 모른다. 한국교회는 같이 일하는 것을 못한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라는 큰 비전을 위해서 같이 갈 수 없을까? 내가 목회를 다시 한다면 내 교회도 물론 열심히 해야겠지만 좀 더 시선을 넓혀서 더불어 손을 잡고 함께 일하는 목회를 할 것이다. 지금부터 이렇게 연합사역을 할 줄 알고 함께 일하는 것을 배우는 것, 우리교회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함께 손을 잡는 이러한 넓음이 우리에게 있다면 우리의 목회의 장이 훨씬 더 부유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나누었던 이런 균형들을 가질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우리들의 목회가 건강해지고 건강한 사역자로서 하나님이 주신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담으며 강의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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