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실패 > 아멘넷 지난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곳은 2017년 이전에 올려진 아멘넷 오피니언 칼럼 글입니다. 이름으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황상하 | 김동욱 | 최송연 | 허경조 | 이수일 | 송흥용 | 김정국

아멘넷 지난 오피니언

상담 실패

페이지 정보

이수일2013-02-20

본문

대마초(마리화나)를 끊을 생각이 없다고 계속 말하던 18세의 앤소니가, 갑자기 1살 난 아들에게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에, 상담가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다면, 앤소니, 나중에 아들이 자라면 마리화나를 피우도록 하겠어요?” 라고 질문했다. 이에, 앤소니는, “Yes”와 “No”를 두 세 번 반복하면서 혼란스러워 했다. 상담가 속에서는, “ 한 방 먹였구나!”라는 쾌감이 일어났다.  사실, 그룹 상담이 앤소니의 치료 거부/저항 태도 및 거친 표현으로 인해 지루해지자 분위기 반전을 찾던 상담가는 앤소니를 어떻게 중단시켜야 할 지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상담가가 그 날 오후에, 그의 감독(Supervisor)과의  시간에, 앤소니와 관련된 그룹 상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감독은 상담가가 앤소니에게 한 질문에 대해, “Oh, no! It’s too directive (너무 직선적이었어요)!”라고 지적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끼면서 상담가는, “직선적이었다고요?” 라고 반문했다. 상담가는, 그가 앤소니에게 아주 점잖고 차분한 목소리로, 앤소니의 마약에 관한 무지함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다시, “앤소니에게 그렇게 물어 보기 전에 앤소니의 행동이나 태도에 대한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상담가는 한 번 더 당황했다. “I don’t know …”라고 대답하며 심적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동시에, 감독의 지적에 상담가는 자기의 행위를 합리화하며 방어하고 있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마음을 가다듬고, 상담가는 자신의 앤소니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앤소니가 마리화나가 문제가 안된다고 계속 주장하자그룹 상담 분위가 지지부진하여지는 것 같아, 상담가가 내심 초조해져, 앤소니에게 짜증이 나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던 중 그가 아들 이야기를 하자, 그를 심적 곤궁에 처하게 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음을 인정했다. 요약하면, 상담가가 앤소니를 힘들게 여겨서 그를 곤란에 처하게 하고자 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상담가의 행동이 저항을 더 키울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이에, 감독은, 똑같은 상황에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겠냐고 질문했다.  상담가는, 자신이 직접 환자에게 직면하기보다는,  다른 참가자들의 생각하며 심정을 물어 볼 수 있겠다고 했다. 감독도 좋은 접근 같다고 반응했다.

그 후로, 앤소니와 같이, 치료 초기의 불안이나 저항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조급한 마음으로 환자를 판단하기보다는, 인내로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하며, 다른 참가자들의 반응을 듣게 되었다.  물론, 좋은 결과들이 나왔다.

한 참가자는, “John,  나는 현재 52세인데,  14살 때 처음  마리화나에 손을 대었어요. 그 후로 코케인(Cocaine)과 헤로인(Heroine)으로 바꾸며,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사회에 얼마나 많은 해를 입혔는지 몰라요. 감옥도 여러 번 갔다왔어요. 나는 John의 나이에 치료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어요. John이 이렇게 치료에 참가하게 되어 당신에게 축복으로 여겨져요. 부디, 계속 치료에 참가하여 나와 같이 되지 않길 바래요.”라고 말했다. 상담가의 접근보다도 훨씬 감동을 주는 표현이었다.       

앤소니는 그 다음 날부터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다. 물론, 다른 변수들도 많이 있었겠지만, 상담가 속에는, 그가 치료 초기 저항을 다루는 데 실패 했다는 미안한 생각이 생겼다. 사실, 큰 깨달음이었다. 상담가로서 권위를 가지고 대할 때, 환자가 더 저항적으로 될 수 있다는 점과 마약 환자들을, 특히 그들이 태도를 보이며 저항할 때, 속에서 무시하며 판단하였던 점과, 그리고 상담가 스스로 자신에게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가 부족하여 환자의 저항에 맞서서 함께 저항하고 있었다는 점을 자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집단(Group) 상담에 참석한  앤소니는, 마약 치료의 필요성를 느끼지 못하며 왜 자기가 대 마초를 끊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심지어, 대마초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데,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 자기를 차분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앤소니는 치료에 대한 초기의 저항을 보이며, 법정이 명령한 프로그램 참가가 불편하다는 입장이었다. 어떻게 마약 치료 프로그램까지 왔는지를 묻자, 그는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두 번의 마약 소지(drug Possession)와 이와 관련된 다른 범죄로 마약 치료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치료를 받아야 감옥에 가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앤소니 마음속에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대마초 흡연  중단에 대해서는 의지가 없고 스스로 혼란스러워 했다. 그에게 대마초의 해로움을 가르치려는 상담가의 의도가 무모했던 것 같았다. 오히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하는 심정을 더 들으며 이해를 해 주었더라면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의 시각게시물 관리지침행사광고 안내후원하는 법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위한
42-35 190 St Flushing, New York 11358
(917) 684-0562 /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