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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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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20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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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shing거리 모퉁이 무궁화나무에 덥고 긴 여름이 다 가도록 예쁜 무궁화꽃이 피고지고 또 지는 동안에도 내 아이는 집에 오질 못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무궁화꽃이 바로 네 나라 한국의 꽃이란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이미 내 아이는 집에 없다.

긴 여름동안 아직 다 자라지도 못한 가느다란 손목에 차가운 수갑을 채웠다 풀었다 하기를 반복하며, 학교에 있어야 할 내 아이는 그렇게 court와 juvenile center를 오갔다. 얼마나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옆머리에 두 개, 뒷머리에  서너개 정도의 원형탈모증으로 머리가 빠졌다.

이것하면 기분 좋아진다는 말에 친구따라 하다가 중독이 되어 끊을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마약을 파는 일까지 하게 된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를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다만 얼마라도 돈을 save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얼마전 지하방을 얻어 이사했다. 아들이 없이 부부만 쓸쓸히 이사하고 첫날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엉엉 울며 찬송하고 기도하며 울고 말씀보며 울었다.

새로 이사한 집앞에 있는 시멘트 주차장 틈새에 피어난 코스모스가 예뻤다.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나가보니 밤새 불어닥친 비바람에 가느다란 허리가 뚝 꺾여서 땅에 힘없이 꼬꾸라져 있다. 꼭 내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또 눈물을 꾹꾹 삼켰다.

반복되는 시련속에서 지칠대로 지친 내 영혼과 육신을 가누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고 싶지만 “넘어지되 아주 엎드러지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살길을 찾아 헤멨다. 그러다 만난 분이 이수일 박사님이시고 부모교실이었다.

매사에 소극적이고 포기하기 잘하는 내게 이수일 박사님과 청소년센터 부모교실은 이 세상 어떤 피조물로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셨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하나님께 순종하듯 박사님께 순종하며 참석하는 동안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 환경을 초월해서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평안을 누리기 시작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나보다 하루만 먼저 죽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엄마, 웃음을 잃고 가슴속에 저만의 큰 성을 쌓고 좀처럼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그 속에서 나오지도 않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려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녀들의 엄마, 청소년시절부터 시작되었을 마약중독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서른이 가깝도록 자리를 못 잡고 방황하고 있는 아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몰라서 뒤늦게 찾아온 엄마. 우리는 그렇게 모여서 가슴속 깊이 꽁꽁 묻어두었던 얘기를 꺼내 놓았다. 해답도 없고 해결책도 없다.

서로의 얘기를 함께 아파하며 들어주는 동안 그렇게도 무거웠던 나의 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그렇게 같이 울어주고 같이 기도해주는 동안 우리들의 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디다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어렵고 부끄러운 일을 부모교실에서 함께 했던 엄마들의 격려와 기도가 없었다면 나 혼자 어떻게 감당했을까 새삼 고맙고 또 감사하다. 세상은 우리를 손가락질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서로 안아줄 수 있다.

내 아이가 처음 방황을 하기 시작할 때, 교회 목사님과 전도사님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교사 회의때 내 아이 문제를 내어놓으며 요주의 인물이니 잘 살펴야 할 것이라는 당부를 했단다. 그 소리를 전해들은 나는 아무 의심없이 찾아가 도움을 부탁한 내가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수치심으로 괴로워했다. 부모에게 상처받고 학교에서 왕따당해서 상하고 찢긴 심령으로 비뚤어진 아이들도 따뜻한 예수님의 사랑이면 다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아마도 그 교사들은 몰랐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마약중독으로 자신이 죽어가는 것도 모르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채 헤매고 있을 내 아이 같은 청소년만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듯이 아프고 또 눈물이 넘친다. 도와줘야 한다. 조건없이 판단없이 우리품에 품어줘야 한다.

죄없는 죄인이 되어 누가 알까 부끄러워 가슴을 꽁꽁여미고 살아가는 부모들도 서로 모여서 함께 울고 함께 나누며 위로받고 기도해주며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고 내 아이도 살릴 수 있다.

나는 부모교실에서 “두 세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중에 있느니라”라는 예수님의 약속을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보이지 않고 만질수는 없지만 각 사람의 심령과 삶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평안이 부모교실의 모임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고 믿는다.

부모교실에 나온 엄마들중에서 그 누구도 자신의 아이를 책망하거나 나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가슴을 쥐어 뜯으며 다 내 잘못이예요. 내가 잘못해서 내 아이가 이렇게 되었어요 하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흐르는 눈물속에 부모가 치유받고, 자녀를 치유할 힘을 얻고 하나님의 길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하나님, 그리고 함께 한 우리 엄마 아빠들, 이수일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최예림(가명)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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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플러싱 금강산에서 있었던, 교협 산하의 아시안 청소년 센터의 "감사와 후원의 밤"에서 나누어진 간증문을 그대로 올립니다. 칼럼리스트의 이름이 언급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 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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