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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RY D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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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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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7
3 주 전 jury duty 에 관한 통보 편지를 받았을 때부터 예감이 이상했다. 30 년 이민 생활에서 jury duty를 간 것은 2001년도 9.11 테러 사태 당일이었고 그 당시 불려나간 대기자 전원이 집으로 돌아갔으므로 16년의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 주 전 주일날 저녁 전화로 확인하자마자 필자의 juror 번호가 불려지고 전혀 예상 못했던 1 주 간의 jury duty가 시작되었기에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필자는 직장이 집에서 차로 10분도 채 안 걸리는 편안한 통근 생활을 해 오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기차나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가야할 법원이 필자가 살고 있는 Nassau 지방 법원이 아니라 Brooklyn 에 있는 뉴욕 주 법원이었으므로 왕복 교통수단을 공부한 바로는 LIRR을 타고 1 시간, 그리고 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시 10 분 정도 거리이므로 집에서 부터는 거의 2 시간, 하루 4 시간이 소요되며 어떻게 기차를 갈아타는지 그리고 다시 어떻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지 첫 날부터 경험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런 연고로 8시 반까지의 정해진 시간을 1 시간이 넘긴 9시 반 정도에 법원에 도착하여 지정 장소에 앉아있자니 10시 경부터 해당 케이스 별로 이름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첫 날 오는 길에 워낙 고생을 많이 하여 필자는 마음속으로 “ 주여, 원하시다면 이 잔을 제게서(?) ~” 하며 기도하는 중 이름이 불려졌기에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이동하였다.

소송 케이스가 해당되는 룸에는 30명 정도의 호명되어진 인원이 있기에 다시 “혹시나”하고 있는 순간에 필자의 이름이 불려졌고 그래서 생전 처음 판사 측면에 위치한 배심원석에 앉게 되었다.

이번 글은 필자가 1 주 동안 직접 경험했고 그래서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며 철저한가에 관하여 깨닫게 된 이야기이다.

필자가 참가하게 된 이번 소송 건은 뉴욕시의 지하철과 버스, 그리고 기차의 운행을 총괄하는 MTA 라는 기구에서 30년간이나 근무한 중간 간부직의 A (63세) 라는 인도인이 승진 인터뷰의 부당함에 대하여 2012년에 고소를 한 케이스였다.

7명 씩 2줄로 된 배심원 석의 해당자에게 판사(50대의 백인 여자로 무척이나 교양있고 인격적인 태도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된) 가 한 사람씩 개인적인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결혼을 했는지, 학력이 무엇인지, 직장생활 혹은 자영업을 하는지, 자녀가 있다면 몇 살인지, 주말 여유 시간에는 어떤 취미 생활을 하는지, 친구나 가족 중 MTA 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는지, 친구나 가족 중 변호사가 있는지, 과거 재학중에 법을 공부한 적이 있는지 등등의 질문을 통하여 판사는 이번 케이스에 가장 적합한 배심원을 다시 7명으로 정했는데 불행(?)하게도 필자가 선정되어 1 주 간의 jury duty 가 시작되었고 나름대로 사명감과 흥미있었던 1주였다.

7명의 배심원에 대해 설명이 먼저 필요하다. 고소의 성격이 인종 차별에 의한 승진 탈락이기에 배심원의 구성은 남자가 4명, 여자가 3명이며 거주지 구분으로는 뉴욕시 거주자가 4명, 롱아일랜드 거주자가 3명이며 인종별로는 흑인이 2명, 백인이 1명, 아시안이 2명, 라티노가 1명, 머슬림(히잡을 쓴 )1명, 그리고 연령별로는 20대부터 60대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배심원 구성이 확정되자마자 원고 측 변호인과 피고 측 변호인이 자신들의 주장을 배심원들 앞에서 설득력 있게 호소하였고 고소 당사자를 선서 후 증인석에 앉히자마자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전이 시작되었다.

오후 5시 반경에 판사가 일정을 끝내고 다음날 10시에 개정함을 선포하여 2 시간 정도의 시간을 들여가며 귀가하니 몸이 그야말로 피곤하여 저녁을 먹자마자 샤워하고 잠자리로 직행하게 되었다.

이후 일주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 반까지 법정과 배심원 휴게실로 오가며 틈틈이 휴식 시간과 점심 시간외에는 각양각색의 피고측 증인들의 증언과 양측 변호인들의 공방을 지켜보며 메모를 하여야 하였으며 지하철 운영과 응급 사건의 용어들을 배워가며 현장에서의 사건들을 익혀야했다.

그런데 재판 과정 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판사의 역할이었다. 증인들의 증언 중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 상대측 변호사가 'objection'을 외치면 이를 받아들이거나 그냥 진행시키는 판단을 즉석에서 하여 균형 있고도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이끌어가는 모습이었다.

고소인의 억울함을 변호사를 통하여 배심원들에게 호소하고 이를 속기사가 기록하여 법적으로 남기고 전체를 지휘하여 일말의 부당함과 억울함이 없게 살피며 재판을 이끌어가는 판사의 모습을 보노라니 “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이시여 심판하시는 것이 참되시고 의로우시도다( 계 16;7 )”라는 성경 구절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

하물며 세상 법정에서의 재판도 이토록 철저하고 엄정하며 모든 증언과 공방이 기록되거늘 마지막 날,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는 날”을 기억하며 매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믿는 자의 도리가 아닌가.

어제까지 모든 증인들의 증언이 끝나고 오늘은 양측 변호사들의 마지막 주장이 있은 후 배심원들의 휴게실에서 판결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문 밖에서는 법원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였고 이후 거의 3시간 동안의 치열한 토론 후 평결이 결정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애초에는 필자의 주장대로 인종차별을 근거로 6대 1의 비율로 원고측의 찬성이 있었으나 1명의 반대 의견을 들은 후에는 의견이 갈라지더니 끝내는 1대 6으로 역전되어져 원고 측의 패소가 결정되었다. 더불어 배심원들의 인종 구성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다양성이 이미 존재하기에 앞으로 인종 차별을 이유로 고소한다면 승소하기가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동시에 깨닫게 된다.

세상의 법정 시스템이 아무리 철저한들 인간의 마음은 이토록 시시각각 변하며 비록 연방 최고 법원이라도 판사의 성향이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같은 사안이 다르게 판결되는 것을 살펴보노라면 세상의 재판장은 결코 100% 공의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러하기에 우리의 인생이 의로우신 재판장이신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 일주일이었다.

자신을 배신하고 중상 모략을 일삼는 베냐민인 구시에 대해 통분하는 심정의 다윗은 "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심이여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시 7;11)"라고 고백함을 기억한다. 비록 우리의 직분이 목사요,장로요,권사요,집사라 할지라도 의로우신 재판장 하나님이 우리의 매일 짓는 죄에 대해서 매일 분노하심을 깨닫는다면 겸손하게 그 발 앞에 무릎끓고 매일을 살아감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 그런 모습의 믿음의 사람들을 찾아 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요지음이다. 진정 "나의 방패는 마음이 정직한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있도다(10절)"라는 귀한 고백이 나의 매일 삶에 그리고 이 삶이 끝나고 하나님의 법정에서 심판대에 서는 그 날까지 계속 되어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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