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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기성 정치권과 언론의 집단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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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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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미국 대선은 많은 사람들의 상식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트럼프에 대한 사람들의 상식적인 반응은 거의 부정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트럼프에 대한 그러한 반응은 언론에 의해 제조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힐러리의 정책은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이었고 말과 행동 또한 노련하고 세련되었지만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했고, 트럼프는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배반하는 이율배반적 정책을 외쳤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트럼프의 행동과 발언이 불편하지만 소위 폴리티컬 코렉트니스(Political Correctness 정의롭게 말하기)의 벽을 무모하게 격파하는 것에 내심 지지를 보낸 것입니다. 미국 사회에는 상식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인종 차별, 여성 비하, 동성애 반대, 성추행, 환경정책에 대한 다른 의견, 심지어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씨즌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도 금기사항입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그런 금기사항을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의식 있는 사람들의 정상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금기사항을 입에 담지 않고 폴리티컬 코렉트니스를 실천하는 것이 성숙한 인격적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사실 그런 금기사항들은 천박한 상대주의의 열매들입니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 중에 그런 금기사항들을 수 없이 많이 범하였고 주류 언론과 기성 정치권은 그러한 트럼프에게 집단 폭행을 퍼부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언론과 정치권이 대통령의 실수를 빌미 삼아 대통령의 실수와 상관없는 지극히 사적이고 사소한 발언과 행동까지도 수집 편집하여 대통령의 모든 말과 행동이 유죄라고 국민들이 믿도록 몰아가듯이 미국의 언론과 정치권도 트럼프의 모든 말과 행동은 수준 미달임을 유권자들이 믿도록 유도하며 집요하고 야비하게 집단 폭력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유권자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았습니다. 많은 미국 시민들은 기성 정치권과 언론의 보도와 주장이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이고 야비하고 비겁한 집단폭력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유권자들이 폴리티컬 코렉트니스의 벽이 두꺼워 드러내 놓고 트럼프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트럼프에게 힘찬 지지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들의 지지도는 통계로 잡아낼 수가 없었고 사람들은 그러한 통계 발표에 속은 셈입니다. 트럼프는 전문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소위 세련된 정치적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를테면 그의 감세 정책은 결국 부자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인데, 그것은 저소득층을 위하는 정책에 반하는 것임을 모르고 주장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트럼프가 보편 가치와 이민자와 약자들을 무시하고 기본적인 미국의 정책에도 어긋나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정치적으로 기성화 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지 실재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언론은 그가 타협을 모르는 무뢰한인 것처럼 선전했지만 사업가는 타협을 할 줄 모르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놓쳤습니다. 나 자신도 언론이 만들어가는 트럼프의 이미지가 가짜라는 사실을 뒤늦게야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트럼프는 기성의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권과 언론이 계획적으로 만들어 낸 트럼프이고 진짜 트럼프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권자들은 만약에 그게 아니라고 해도 누가 대통령이 된들 지금보다 더 나쁘랴 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세련되고 논리적이고 이상적이고 진보적인 기성의 정치놀음에 환멸을 느낀 것이 분명합니다. 자본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에 진저리가 난 국민들은 기왕 신뢰할만한 인물이 없다면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일으킬 트럼프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이나 의회나 다수의 국민에 의한 혁명이나 획기적 변화가 불가능한 정치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성 정치권과 언론은 트럼프가 보편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자격 미달이라고 집요하게 몰아붙였지만 트럼프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그의 승리는 대통령에 당선 된 것보다 야비하고 폭력적인 언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 더 장한 것일 수 있습니다. 기성 기득권을 누리는 정치권과 주류 언론이 좀 반항적인 트럼프를 집단 폭행했지만 트럼프는 마치 좀비처럼 죽지 않고 되살아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트럼프나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어차피 덜 나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선택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 거친 것보다 거짓말 하고 속이는 것이 더 나쁘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가 진짜 덜 나쁜지를 바르게 분별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덜 나쁜 사람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또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약점이 다수의 원칙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다수를 따르는 것은 그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고 다수를 따르기로 한 사회적 합의 때문입니다. 그 약속이 무너지면 무질서해 지기 때문에, 무질서한 가운데서는 민주주의의 장점까지 살릴 수가 없게 되므로 다수의 원칙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장점은 권력과 책임의 분산과 정의의 실현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수의 원칙을 존중하되 다수가 곧 정의라는 생각은 오류입니다. 정치인들이 흔히 다수 국민의 뜻을 내세워 반민주적인 정책과 발언을 스스럼없이 쏟아냅니다. 대통령이 잘 못한 것에 대해서는 법에 의해 엄격하고 냉정하게 심의되고 판단되어야 합니다. 법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도 일종의 복수인데, 그 처벌도 정의의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고대로부터 범법자를 처벌하는 동태복수법(同態復讐法)이 존재했는데 이는 처벌에도 정의의 원칙을 적용한 경우입니다. 성경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고 한 것이 바로 복수의 정의입니다. 인간이란 조금 피해를 당하고 엄청난 복수를 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라멕은 자기에게 가벼운 상처를 입힌 사람을 죽이고 그 사실을 노래하였습니다. 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몇 배나 복수하여 불법적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것을 마치 예술적 차원의 행위인 것처럼 정당화 하였습니다. 누군가 법을 지키지 않으므로 개인이나 공공에 손해를 끼쳤다면 그를 처벌할 때도 법의 한계를 넘어서면 안 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죄질이 아주 나쁜 경우 특정가중처벌법에 의해 처벌 받지만, 어떤 경우든 처벌이 법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범법자에게 법의 한도를 넘어서는 처벌을 하는 것은 이율배반입니다. 법을 이율배반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심각한 범법행위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에서 그와 같은 일들이 다반사가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큰 실수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를 자기의 의견이 전혀 없는 샤머니즘에 빠진 허수아비로 몰아가는 것은 아주 나쁜 폭력입니다. 지금까지의 외교 활동에서 능력이 검증되었고 김영란법을 관철시킨 것을 볼 때 사회정의와 윤리 도덕의식 또한 검증된 셈입니다. 지금의 정치권과 언론의 행태는 실수(나는 고의로 저지른 죄가 아니라 실수라고 본다) 한 대통령에게 집단 폭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이 나쁜 것은 국민을 선동해서 대통령이 지은 죄보다 엄청나게 과한 복수를 폭력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틴어에 군중에 호소하는 오류(Argumentum ad populum)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여러 논리학적 오류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이 믿고 있다는 이유로 어떤 명제를 참이라고 결론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오류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이론이나 주장이 참임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려는 때에 흔히 이용되는 오류입니다. 이를테면 88%의 사람들이 UFO의 존재를 믿고 있으니까 UFO는 존재한다든지, 많은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믿으니까 신이 존재한다든지, 여론조사 결과 90% 이상의 사람들이 홍길동은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길동은 나쁜 놈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홍길동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홍길동이 나쁘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뜻이지 그것이 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것도 참일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참이라는 주장은 심각한 오류입니다.

이런 경우와 관련하여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인신공격의 오류에 빠질 위험도 생각하여야 합니다. 인신공격의 오류는 예를 들어, “홍길동은 틀렸다, 왜냐하면 그의 나이가 이제 겨우 15살이고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한다든가, “베이컨의 철학은 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법관 시절 뇌물을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든가 “마르크스는 본 대학을 나왔다. 그의 졸업장에는 ‘야간에 음주 과다로 타인의 수면을 방해하는 술주정을 부려 1일간의 외부 출입 금지령을 받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비록 세계적인 철학자라고 하더라도 이렇듯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볼 때, 그의 이론 역시 어느 정도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라든지 “박근혜는 나쁘다. 왜냐하면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이다.”는 식의 판단이 바로 인신공격의 오류입니다. 이런 판단이 오류인 것은 사람을 그렇게 판단하게 될 경우 누구라도 죄인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신공격의 오류는 주장하는 내용과 관계가 없는, 그 사람(인품, 직업, 과거의 정황, 가족 관계)을 트집 잡아 그의 주장을 비판하는 오류입니다. 논쟁에서 격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빠지기 쉬운 오류입니다. 지금의 정치판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모두가 서로에 대하여 이 같은 인신공격 오류에 빠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인간요인오류(Human Error)입니다. 이것은 인간 신뢰성(Human reliability)에 대한 오류라고 하기도 합니다. 인간요인오류는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생기는 다양한 심리적, 육체적, 생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되어 생기는 오류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오류가 발생할 경우 자신의 결함이 원인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단순히 오류를 없애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인간공학(人間工學, human factors or ergonomics)에서는 이러한 오류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기 보다는 이를 인정하고 원인을 규명하여 오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합니다. 무엇보다 성경은 모든 오류가 인간의 한계(죄) 때문이라는 전제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와 인간관계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한 인간요인오류를 일체 고려하지 않습니다. 인간 사회와 정치계가 혼란스러운 이유는 이 같은 이율배반적 오류 때문입니다. 이번 미국의 대선이나 대한민국의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기성 정치권과 주류 언론의 집단폭력 행위입니다. 뒷골목에서 일어난 집단 폭력은 극명한 범죄 행위로 처벌을 받지만 작금의 기성 정치권과 주류 언론의 집단 폭력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이름으로 정당화 되고 있어 일반 시민들이 판다 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면에서 아주 질이 나쁜 범죄 행위입니다.

나는 이런 현실 정치에 대해 지나치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오류는 바로 인간의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는 그런 오류들로 점철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가 오늘날처럼 혼란한 현실에서도 지나치게 실망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지혜와 능력으로 그런 오류를 모두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런 오류에 더 깊이 빠지거나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류에 대한 원인들을 간파하고 대응하는 노력에 따라 인간의 성숙도는 하늘과 땅처럼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기 때문에 오류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갈 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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