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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에 역행하는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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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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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e308b2fbace41f674fa30b26ca6f1a9_1535027582_88.jpg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 말은 2016년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이제는 정보통신 기술융합의 극치를 이루는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란다. 쉽게 말하면 작년에 인공 지능을 가진 알파고가 바둑 세계의 고수들을 차례대로 이겼던 충격적인 사건이 4차원 산업 혁명의 대표적인 알림이었다. 로봇의 인공 지능을 사람들이 따를 수가 없는 시대적 산업을 4차원 산업시대 혁명이라고 부른다.


인류는 고대로부터 농사와 가축을 기르며 살았다. 농작물의 풍년, 흉년이 인류의 행과 불행의 척도로 삼았다. 이 1차 산업시대의 영성은 신 중심이었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 동력과 철강산업의 개발로 2차 산업 시대를 열었다. 이성이 영성을 누르면서 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약육강식의 생존법칙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가진 자들이 두 번의 세계 대전을 일으켜 인간 이성의 한계를 뼈아프게 체험하게 되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개발함으로 3차 산업의 시대를 활짝 열어놓았다. 신속한 정보 공유가 지구촌을 하나로 묶어버렸다. 지금까지의 지식세계를 하루아침에 판도를 바꿔버렸다. 스마트 폰이 나옴으로 세계가 손안에 들어와 버렸다. 이제는 본격적인 정보 통신 기술들이 함께 맞물리면서 실생활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곧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 된다. 드론을 이용하여 택배를 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서 3D프린터 하나만 설치하면 배달도 필요 없다. 집안에서 원하는 상품들을 다 만들어 쓰기 때문에 공장들도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이 4차원 산업 혁명의 서막이다. 결혼하지 않아도 로봇 메이드 하나만 구입하면 만사가 끝난다. 시간 맞춰서 요리하고 세탁하고 청소까지 말끔하게 끝내준다. 지혜롭고 상냥하고 외모까지도 예쁜 로봇이 주인의 모든 필요를 다 채워준다. 절대로 화를 내거나 바가지를 긁는 법이 없고 심지어는 잠자리 서비스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은 잠자리에서 책 읽어주는데 엄마보다 로봇을 더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엄마는 피곤하고 졸린 목소리로 읽지만 로봇은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잠이 들 때까지 중단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세상이 펼쳐 질 것이다.
  
지난 50년의 목회 현장을 비유해 보니 거기에도 1차부터 3차 목회시대가 있었다. 1960년 대 교육전도사 시절의 한국 교회는 완전히 1차 목회 시대였다. 피아노는 본당에만 있었고 교육관에는 대부분이 풍금이 있었고 주일학교 찬송가는 먹물로 가사만 적은 창호지 괘도를 사용했다. 서울 문안의 교회 들은 주보를 인쇄 했지 만 변두리 교회들은 원지를 철필로 가리방 위에서 긁어서 등사판에서 잉크로 한장 한 장 롤러를 밀어서 프린트해서 사용했다. 영상은 필름 한 장 한 장 틀에 끼어 썼던 환등기가 고작이었다. 70년 초에 삼성 현대에서 메모리 타이프 라이터가 상품화 되면서 문서 편집 도안이 수월해진 2차 목회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대학생 선교 단체들의 활동이 원활해지면서 수양회에서나 사용했던 기타가 서서히 교회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몇 교회들은 북을 치는 교회들도 있었지만 오늘날의 드럼셋트와는 거리가 멀었었다.

88년도에 토론토에서 목회를 시작했는데 그 때는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교회 음악도 신디사이저와 기타, 드럼도 사용했지만 영상은 2차 산업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수동식 OHP(오버 헤드 프로젝트)를 사용 했었다. 그러나 과학은 무진장한 진보를 이루며 90년대 중반에 뉴욕 목회에서 본당에 PPT(파워포인트) 스크린를 설치했다. 거룩하고 경건했던 강단의 자주색 벨벳 커튼을 걷어내고 총천연색 영상이 번쩍번쩍할 때 나이 드신 어른들은 매우 걱정스런 눈으로 젊은 목사를 지켜보곤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날로그를 지나 디지털 영상 시스템을 지난 20년 동안 폭 넓게 활용해 왔다. 찬송을 부를 때, 선교사들도 사역보고에도 영상 이 없으면 실감이 나질 않을 정도로 PPT 사용은 대중화 되었다. 설교의 요점들과 인용 성구들도 일일이 한글과 영어로 올려서 교우들에게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EM이나 주일학교 자녀들의 예배에는 의례히 찬송가도 성경책도 없이 맨손으로 교회에 나오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 최근에는 한어권 교우들까지도 셀폰의 성경 앱을 사용하는 교인들이 점점 많이 눈에 띄었다. 시대의 흐름이라 불경하다고 나무랄 수도 없는 디지털 목회 시대에 들어섰다. 건축헌금을 위한 바자회 때 처음으로 크레딧카드로도 헌금을 드리기도 했다. 참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 목회도 4차원 목회 시대가 열릴까? 아니다.

필자는 몇 달 전부터 파워포인트 활용을 최대한으로 억제했다. 겨우 복음송가를 부를 때만 악보를 띄우고 가능하면 각자의 찬송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성경본문도 인용구절도 설교 요점도 일체 영상으로 올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교인들이 점차적으로 성경, 찬송가도 없이 예배에 참여하는 모습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교자와 아이 컨택이 되지 않는다. 영상 쳐다보느라고 공감을 이루지 못한다. 예배시간에도 자기 성경책을 만져보지 못한다면 집에서는 성경을 펼쳐볼까? 어림도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일제히 자기 성경책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권하고 있다. 자신의 손떼 묻은 성경을 갖고 읽고 밑줄도 긋고 흔적을 남기 면 애착이 가지 않을까? 혹시 그 말씀을 찾아보고 싶을 때 쉽게 찾아보지 않을까? 영상을 사용하지 않으니 설교 중간 중간에 성경을 찾는 시간으로 설교가 끊기는 불편도 있다. 그러나 편리를 위해 시대의 흐름만 좇다 가 본질을 놓치는 것보다는 역행을 해서라도 본질을 회복시키는 것이 4차원 목회의 사명이 아닐까? 이래저래 시대는 극단적인 편리를 따르겠지만 목사가 섬겨야 할 영혼은 1차시대나 4차시대에서라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오히려 현대 과학과 편리가 죽은 영혼을 더 죽게 만드는 세대에서 우리 목회는 1차 산업 시대로 돌아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하나님을 더욱 두려워 목회를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김재열 목사 (뉴욕 센트럴교회)

jykim4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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