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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와 핵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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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7-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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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c82eafeab4548f8cf1452afaa8d8b2_1487394874_13.jpg하와이는 하나님이 미국이란 나라에 선물처럼 주신 축복의 땅이다. 흔히 알래스카를 ‘굴러온 떡’이라고 말하지만 하와이는 굴러온 진주다. 독일이나 스위스의 알프스 산자락이 하와이만큼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름답기로 말하면 천국에서 가장 가깝다는 캐나다의 ‘캐나디언 록키’가 하와이보다 아름다울까? 내 생각엔 아니다. 그래서 하와이를 두고 ‘지상낙원’이란 말도 사람들은 서슴치 않는다.

 

빌 게이츠가 결혼식을 올려 유명해진 라나이, 영화 ‘킹콩’과 ‘쥬라기 공원’의 촬영지이자 하와이의 그랜드캐년으로 알려진 와이메아 캐년이 있는 카와이, 코나 커피로 유명한 빅 아일랜드,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이 있는 마우이, 다미엔 신부가 나병환자들과 함께 살았던 몰로카이, 주도인 호놀룰루가 있는 오하우 등등 하와이에 있는 큰 섬들은 모두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골프수도’라고 불리는 하와이엔 70여개의 환상적인 골프장이 있고 매년 PGA 소니오픈토너먼트로 시작하여 골프시즌이 개막되는 곳이기도 하다.

 

해양민족 폴리네시안들이 살던 곳이라 오하우엔 이들의 역사를 소개해주는 단골 관광코스 폴리네시안 문화센터가 있다.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이 하와이를 발견하여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 섬나라는 카메하메하란 왕이 통치하던 왕국이었다. 이 왕국이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다가 미국의 식민정부가 되었고 1959년엔 마침내 미국의 50번째 주로 합병되었다. 전쟁을 치르거나 피를 흘리지 않고 미국의 최남단 영토로 편입되었으니 이런 축복이 어디 있단 말인가?

 

지금 미 전역에 한인들이 흩어져 살고 있지만 첫 정착지는 바로 하와이였다. 한민족의 미국 이민의 요람이 하와이요, 제1호 미주한인이민교회도 하와이에 있다. 바로 호놀룰루에 있는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다. 인천 내리교회 교인들이 중심이 된 첫 이민자들이 미국국적 증기선 갤릭호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와 하와이의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에서 노동을 시작하면서 한국이민의 프롤로그가 씌여진 하와이. 현재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목회하고 있는 나의 신학교 동문 목사님들도 여럿이 있다. 그 덕분에 하와이에 있는 5개의 큰 섬들은 모두 둘러보는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한국 이민의 발자취가 깃들어 있는 이 아름다운 하와이에도 숨길 수 없는 역사의 트라우마 하나가 있다. 바로 오하우에 있는 펄 하버, 진주만이다. 세계 2차 대전 때 전혀 예상 못했던 일본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군인과 민간인 4,203명이 목숨을 잃어버린 어이없는 패전의 현장이 진주만이다. 당시 미군은 너무 안이했다. 일본의 공습을 예상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백대의 적기가 날아오는 것을 레이다로 감지하고도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때의 뼈아픈 실수를 잊지 않으려고 일본 전투기의 폭격을 받고 펄 하버에서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 호를 인양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후손들이 볼 수 있도록 기념물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은 관광명소가 된 ‘USS 애리조나 기념물(Arizona Memorial)’이다. 그때 침몰한 군함의 잔재가 지금도 아무 말 없이 물속에 누워있다.

 

전쟁개입에 미온적이던 미국이 진주만 기습을 받고 뿔이 나자 진주만 공격 3년 9개월 만에 원자탄 2개를 히로시마에 투하, 결국 일본 천황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미주리호란 군함의 선상에서 미국은 항복문서를 받아냈고 전쟁이 끝나자 2차대전 승리의 상징처럼 미주리호를 진주만으로 들여와 애리조나호는 패전 기념물, 미주리호는 승전기념물로 전시해 놓고 있다.

 

이런 아픈 상처가 아물어 2차 대전이후 지상의 낙원이 되어 온 하와이로 매년 찾아오는 지구촌 관광객은 약 8백만 명. 엄청난 숫자다. 그런 하와이에 난데없이 핵 공격이란 충격적인 뉴스가 터져 나왔다.

 

하와이에 핵폭탄이 날아와? 어디서? 다 아시다시피 북한의 김정은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연습을 미친 듯이 해 대더니 결국은 알래스카까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알래스카보다 가까운 하와이는 20분이면 핵 폭탄이 날아온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하와이는 오는 11월부터 매달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주민 대피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 같으면 “설마?” 그렇게 뭉개버릴 수 있겠지만 더구나 이같은 성급한 훈련소식이 하와이 관광 산업에 재 뿌리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있긴 해도 하와이 정부 당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진주만 공습이란 아픈 기억 때문일까?

 

아마 냉전시대 이후 핵공격 대피훈련이란 말은 하와이에서 처음 들리는 말이다. 그 평화의 나라 하와이에 핵폭탄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훈련을 실시하는 현실이라니! 하와이와 핵폭탄, 이게 매치업이 되는 상관관계인가?

 

핵폭탄을 만지작거리는 한반도의 어린 독재자 앞에 속수무책인 이 나라의 대통령이 무능력자인지 아니면 고도의 전략가인지, 지구촌의 글로벌 리더들은 대책없는 평화주의자들인지, 무책임한 권력병자들인지… 하와이의 핵대피 훈련이란 말에 그냥 울화통이 터진다.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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