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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필20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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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d81a9612451ef397ba58a5eb9c4f861_1489079684_11.jpg나와는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교수 한 분이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개혁은 퇴보다... 앞으로 나가자는 개혁은 진보다. 진짜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본질은 과거와 미래를 아우른다." 내가 이 교수를 좋아하는 것은 정치 성향이 같다거나, 신학이 같은 노선이라서가 아니다. 이 교수와 나는 정치 성향에 있어서 다른 면들이 있다. 모든 면은 아니지만 같은 사건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신학에서도 기본은 같으면서도 적용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은 다른 모습이 있다. 그런데 그를 좋아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양쪽 진영 모두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에 "진짜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라고 한 부분이 가슴에 와 닿는다. 물론 이 교수가 무슨 마음으로 이런 글을 올렸는지는 대화를 하지 않았으니 모른다. 하지만 요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신선한 외침인 것 같아서 좋다. 다만 이 외침이 한국 사회에 바른 영향력을 끼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시작된 "대통령 탄핵" 사안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언제 결정을 내릴지도 궁금하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지 정치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수긍하느냐가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여론을 의식해서 인지 헌법재판소는 "미국의 2000년 대통령선거를 기억하라"고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큰 의미를 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의미는 분명히 담겨 있었다.

 

미국의 2000년 대통령선거는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와 엘 고어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이었다. 이번 2016년 대통령선거와 같이 엘 고어 후보는 국민 투표에서는 앞섰는데 선거인단 투표에서 졌다. 특별히 당시 25표가 배당되어 있던 플로리다 주의 선거 결과는 엘 고어가 537표로 패하였다. 하지만 엘 고어를 찍은 표 가운데 무효로 분류된 표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엘 고어 후보 측은 주 법원에 재검표를 요청하였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그러자 조지 부시 후보 측은 반발하여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였다. 3일 뒤에 연방대법원은 조지 부시 후보 측의 상고를 받아들여 재검표를 하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발표된 후 하루가 지나지도 않았을 때 엘 고어는 "우리 국민의 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해 패배를 인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거와 법원의 결정에 승복하는 엘 고어를 두고 "위대한 패배자"라고 불렀다.

 

이것은 바로 우리 한국 사회에 전해주는 강력한 메시지다. 법치(法治)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이다. 소위 말하는 보수층(태극기 민심)의 주장도 맞을 수 있고, 진보층(촛불 민심)의 주장도 맞을 수 있다. 각 층의 주장이 맞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맞는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자기 생각과 성향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또한 작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국가의 중대한 사안은 개인의 성향보다 국가의 법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토론은 치열하게 할 수 있다. 증거와 논리를 앞세워 상대방의 생각을 무시하고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나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법원이 또는 헌법재판소가 결정하게 되면 우리는 모두 따라야 한다. 순응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국가다.

 

때로는 "중도를 지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중도를 자신의 기준으로 중도라고 할 때 혼란이 가중된다. 중국 문학과 중국 철학을 공부한 어느 동료 목사는 '가운데 중(中)'은 그냥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옳은 일 가운데 있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그 "옳은 일"의 기준은 무엇인가? 바로 법이다. 헌법이다. 이것이 무시되어지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가와 민족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거의 저주에 가까운 감당할 수 없는 손해와 아픔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일반 사회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부끄럽게도 교회 안에서도 잘 적용이 안 된다. 갈등이 심한 교회가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을 보라. 성경은커녕, 교단의 헌법까지도 무시한 채 자기주장을 늘어놓고, 기득권을 주장한다. "하나님은 나의 편이다"며 하나님을 선거인단 정도로 생각하는 막돼먹은 교인들도 있다. 성경을 가지고 자기주장을 하면서 성경을 자기 생각에 맞춘다. 논리가 통하지 않으면 "성경은 성경이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막무가내다. 교단의 헌법을 가지고 주장을 하는 반대파에게 논리가 밀리면, 교단을 탈퇴해 버린다. 그리고는 "교회의 유익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합리화한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사는 것일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은 아주 중요한 기준이 있다. 바로 성경이다. 그리고 교회다. 시민으로서 사는 그리스도인은 국가와 사회가 정한 기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바로 헌법이다.

 

선거철이 되거나 법을 제정할 때 국민 투표를 하게 된다. 그럴 때는 개인의 성향이 중요하다. 개인의 성향과 이득을 위해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과 같은 중요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개인의 성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의해 이루어져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 할지라도 국민은 순응해야 한다. 결정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국민을 선동하는 자 또는 정당은 국가를 망치는 자들이다.

 

정공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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