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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스프링 캠프’…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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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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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c82eafeab4548f8cf1452afaa8d8b2_1487394874_13.jpg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풋볼이 물러가더니 드디어 야구시즌의 도래를 예고하는 이 스프링 트레이닝을 흔히 ‘스프링 캠프’라고도 한다. 보통 2월 중순에 시작해서 4월 첫 주일, 그러니까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때까지 진행되는 훈련이다.

 

스프링 캠프는 우선 정규시즌이 개막되기 전 선수들이 모여 몸을 푸는 훈련이고 시범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능력을 평가하거나 손발을 맞춰보는 것이 주 목적이다. 상대팀과 돌아가며 시범경기를 치루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새로운 유망주 발굴, 투수 로테이션 조정 등을 한다. 그런데 시범경기가 열릴 때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멀리서 오는 원정 구경꾼들, 그리고 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까지 몰려들어 정규시즌을 방불케 한다고 들었다. 이때 점찍어 뒀던 야구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싸인도 받고 . . .

 

현재 두 곳에서 스프링 캠프가 열리고 있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다. 모두 따뜻한 지방이라 추위에 덜덜 떨고 있던 선수들이 몸을 풀기엔 최적의 장소다.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는 열대과일에서 이름을 따온 그레입푸르트 리그(Grapefruit League)란 이름을 가졌다. 자몽리그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총 15개 팀이 소속되었다.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는 사막의 선인장에서 이름을 따온 캑터스 리그(Cactus League)다. 시카고 컵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LA다저스, LA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15개 팀이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한다.

 

코리안 메이저 리거들도 지금 스프링 캠프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 시즌 오랜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되어 거의 경기장에서 모습을 볼 수가 없었는데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만족스러운 피칭 연습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구속이 90마일을 넘지 못한다고 하니 또 걱정스럽긴 하다. 구속을 높여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할 텐데. . .

 

야구선수들이 정규시즌을 앞두고 이렇게 ‘몸 만들기’ 훈련하는 곳이 스프링캠프라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영적인 스프링 캠프는 사순절이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기간도 교회력으로 따져보면 사순절과 비슷하다.

 

금년 사순절은 다음주 3월 1일 ‘재의 수요일’로 시작되어 부활절인 4월 16일 하루 전 날 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거꾸로 계산한 기간이다. 초대교회에선 지금같이 40일이 아니라 40시간으로 지켰다고 한다. 예수님이 무덤 속에서 40시간 동안 있었던 것과 일치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주후 325년에 이르러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처음으로 ‘사십일’로 정해지게 되었다. 아무튼 사순절은 쉽게 말해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다.

 

종교개혁자들은 전통과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으되 거듭난 성도의 자유 안에서 사순절동안 금식과 절제를 강조했다. 쯔빙글리는 사순절 기간 동안 육식절대 금지 전통을 반대했고 루터나 칼빈도 영적 훈련으로서의 금식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는 했지만 이를 규범으로 못 박을 경우 자칫 미신으로 변질되거나 금식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형식의 노예가 될 필요는 없으되 40일간의 절제와 경건을 훈련하는 사순절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당연한 해당사항이다. 구지 생선만 고집하거나 갈비나 삼겹살은 절대 사절한다는 사순절은 사실 지켜질 수도 없지만 그게 영적 비만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열리는 축제 마디그라(Mardi Gras)는 ‘비만의 화요일(Fat Tuesday)’란 뜻이다. 사순절이 시작되면 금식하며 고생살이가 시작되니까 기름진 것을 실컷 먹어두자는 ‘먹자판’ 카니벌이 마디그라다. 지금도 뉴올리언스에서 매년 열리는 마디그라는 사순절 때문에 비롯된 축제지만 사순절과는 거리가 먼 쾌락과 퇴폐의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오히려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고 금식이나 절식을 하면서 소외이웃 돌봄, 헌혈, 장기기증에 동참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사순절 훈련 리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일용할 양식을 건너뛰는 금식 운동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문화금식운동이다. 손을 떼지 못하는 스마트 폰, ‘도깨비’에 나오는 공유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드라마 매니아, 카톡이나 트위터에 아주 세월을 파묻고 살아가는 소셜미디어 중독자들은 이제 가정과 교회에서도 차고 넘친다. 지금까지 세속적인 어딘가에 정신없이 몰두해 왔던 시간들을 조금씩 덜어내어 성경, 전도, 구제, 묵상, 심방 등으로 변환시키는 거룩한 훈련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스프링캠프가 아니겠는가?

 

류현진이 구속을 높이고 완벽한 제구력을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시방 비지땀을 흘리듯 우리도 신앙적 게으름의 비곗살을 걷어내기 위해 그리해 보자.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금년 사순절에는.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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