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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를 잘 준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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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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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최근에 예장 통합 교단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2021년 한국교회 코로나19 추적조사’를 했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년 반 사이에 일반 신자와 목회자의 의식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추적조사를 한 것으로, 코로나19가 목회와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고 있다.

조사 결과 중에 개신교인에 대한 내용을 보면,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교인들이 어느 정도 이 상황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조사 시점 기준으로 지난 주일 예배 참석 비율은 출석교회와 타교회를 합해서 ‘현장 예배’ 50%, ‘온라인 예배’ 역시 출석교회와 타교회를 합해서 35%였고, ‘예배를 드리지 못한’ 비율은 10%였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현장 예배 비율은 큰 차이가 없는데 온라인 예배 비율이 늘어났다.

그리고 ‘예배를 드리지 못한’ 비율은 지난해 4월 이후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30대에서 이 비율이 높게 나와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주일예배에 대한 만족도는 ‘현장 예배’ 89%, ‘온라인 예배’ 83%로 현장 예배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지만 온라인 예배 만족도도 큰 차이가 없어 온라인 예배가 신자들 가운데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예배를 실시간으로 드린 비율도 증가하고 있어 대부분(85%)이 실시간으로, 예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는 편(77%)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는 비율이 이전보다 줄었고, 예배 때 소리 내어 찬양을 하거나 기도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시청하는 경우가 42%나 됐다. 온라인 예배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내용 면에서 부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예배자의 경우 본인의 신앙이 약해졌다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결과를 보이는데 반해, 현장 예배를 드리는 경우에 신앙을 더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가 일반화되면서 한국 개신교인의 전반적인 신앙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코로나 상황에 따라서 제한적으로라도 현장 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한동안 코로나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온라인 예배와 현장 예배의 상호보완적 운영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한편 가나안 성도들도 절반 정도가 유튜브로 기독교 콘텐츠를 접하고 있었고 온라인 교회 참여 의향은 60%에 이르러 이들의 예배 접촉률을 상승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교회는 단순히 예배를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모든 교회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온라인 예배와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난 것은 코로나 시기 이후에 한국 교회가 큰 변화를 겪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신학적이고 목회적으로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온라인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이번 조사에서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대형교회에서는 현장 예배보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수가 훨씬 더 많은데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에 소형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더 많았고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도 더 높았다. 이와 관련하여, 16%의 목회자는 코로나 종식 후에 교인이 늘어날 것 같다고 답했는데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이 응답률이 높았다.

또한 대형교회 교인들에게서 코로나 종식 후에 교회에 덜 갈 것 같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비율이 더 높게 나온 것은 대형 교회들에게는 적지 않은 불안 요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장 예배를 임의로 확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 딜레마이다. 방역지침도 따라야 하지만 실제로 대규모 모임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교회 안팎으로 그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당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신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신앙단계가 낮은 신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신앙이 더 약해졌다는 응답이 많으므로 이들이 스스로 성경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하면서 자발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런 온라인 환경에서 어떻게 공동체성을 확보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공동체성은 기독교 신앙에서 핵심 요소이지만 온라인에서 공동체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회 공동체의 근간인 소그룹 참석률은 코로나 상황에서 크게 감소했고 현재 대부분의 교회에서 소그룹 운영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공식 소그룹 모임은 당분간 어렵더라도 소그룹 멤버들끼리의 일대일 만남이나 4인 이하 모임을 통해서 제한적으로나마 소그룹 모임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목회자와 교인 사이의 인식 차이를 극복해야

이번 조사에서 나온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온라인 예배나 온라인 교회에 대한 목회자와 교인 사이의 인식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나 가정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는 데에 66%가 동의를 했지만, 목회자들은 26%만 동의를 했다.

온라인 교회에 대해서도 가나안 성도(61%)뿐만 아니라 중직자를 포함한 일반 신자들(48%)은 적지 않은 참여 의향을 나타냈지만 목회자들은 60%가 온라인 교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응답해 분명한 인식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코로나 이후의 중점 과제로 일반 신자들은 온라인 활성화를 첫 번째로 꼽았는데 목회자들은 대면 예배 강화를 꼽아서 상반된 의식을 나타냈다.

코로나 상황에서 목회자들과 신자들의 인식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줄일 것이냐가 코로나 이후 교회 생활에서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면 교회 안에서 큰 갈등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목회자 입장에서는 목회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교인 입장에서는 교회 다니기가 더 힘들어지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상황인 탈교회 현상이 더 심화될 우려가 크다.

여기서 기독교 신앙은 교회당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어떤 면에서는 일상생활 자체를 살아 있는 예배로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이 개신교가 따르는 종교개혁의 정신이다. 따라서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보다는 자립적인 신앙과 일상에서의 생활 신앙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그리고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균형 잡힌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 사역을 전환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뿐만 아니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재영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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