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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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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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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423c321c248e883a3c114cc3be58e9c_1491315750_87.jpg7학년 딸이 눈물을 흘리면서 집으로 옵니다. 점심시간에 혼자서 밥을 먹었고, 아무도 자기와 같이 앉지 않았으며, 심지어 다른 두 아이들이 자기가 입은 옷에 대해 조롱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아이는 라커 안에 있던 자기 책들을 바깥으로 던졌다고 합니다. 이 때, 엄마는 아이에게, “내가 뭐라고 했어! 괜찮은 청바지 많이 사 줬잖아. 그걸 왜 안 입어? 그리고 머리 좀 단정히 묶고 다녀.”라며 짜증스런 반응을 보입니다. 이는 어떤 어머니가 고백했던, 상처 받은 딸에게 과거에 자신이 접근했던 방법입니다. 무안 주는 공감 능력이 없는 엄마의 언행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딸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긍휼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상처 받은 감정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더 깊이 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받는 7학년 딸의 상태의 심정을 이해하고, 진정성 있게, “얘, 그건 아주 힘들겠구나. 너무 안되고 안타깝구나. 그런 일이 나한테도 중학교 때 있었어. 지난주에도 유사한 일이 나에게도 있었어! 같이 이야기해 볼까?” 라고 자신의 경험했던 나약한 감정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이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상호 존중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힘든 감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기억하고 쉽지 않은 과거의 사건들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하길 주저하고 피하고 싶은 나약한 감정들로,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 슬픔, 좌절 등의 부정적인 것들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이런 감정은 우리의 낮은 자존감에도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심해지면 존재감 상실, 소망 상실, 회복 불능의 우울 증상들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취약 감정 표출은 나약하게 보일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연약한 내면을 숨기려고 하지요. 이 어둡고 힘든 감정들을 싫어하면서, 기억하기 싫어하고 눌리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했다고 많은 상담 사례들이 고백합니다. 어쩌면, 위의 사례의 어머니도 나약한 감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훈련이 안돼서, 오히려 딸에게 강해지라는 요구의 언행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과거의 자기의 모습에 딸의 모습에 전이되어, 숨어 있던 좌절감 등이 분출되었을 가능성을 정신 역동적 이론에 의해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심령의 치유와 성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숨어 있는 취약 감정들을, 힘들기는 하지만, 표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억압된 감정이 잘 표현되어서, 이해되고 수용되어지면 긍정적인 감정과 에너지가 생깁니다. 즉, 공감을 통한 신뢰 형성은 물론, 집단 상담에서는 소속감과 연대감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상호 존중을 통한 긍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참가자들이, 스스로 허용할 수 있는 만큼, 고통의 사건들과 연관된 감정들을 토로하면서, 서로가 긍휼히 여기는 공감으로 위로가 되는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개인 상담이든 집단 상담이든, 초기 단계의 변화는 용기 있는 나눔과 긍휼히 여기는 태도가 맞물려 공감 형성이 된다는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다시 상처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힘든 감정을 숨겨 두면, 공감의 기회도 없고 치유의 가능성도 낮다는 말입니다.

요약하면, 힘든 감정을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정확히 알려서 경청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의사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그 의사의 이해와 공감으로 위로가 되고 치료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상담에서는, 힘든 감정을 이야기하는 용기 자체가 첫 번째의 치료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사건들과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불편하다고 합니다. 너무 자기의 야야기가 길어 표현하기가 힘들거나, 듣는 사람이 자신의 야야기를 지루하게 여길 것이라는 생각으로도 그럴 수 있습니다. 또, 판단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말하기를 꺼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상처가 이해되기는커녕, 오히려 판단 받은 경험들로 인해서 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특히 집단 상담에서는, 고통의 사건과 감정을 나누는 용기 있는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나눔의 동기를 부여하고 나눔에 동참하게 하면서, 공감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초기 참가자들도 쉽게 동화되어 어렵고 힘든 감정을 나누며, 공감적 반응을 얻습니다. 그리하여 긍휼히 여기는 공감의 태도를 발전시킴은 물론 자신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정신 올무와 긴장으로부터 점점 독립하여 해방감을 맛보게 됩니다.

이수일 박사
Ph.D. (Health Studies), CTRS, LMHC, NCC
Mental Health Counseling, P.C.
Adjunct Assistant professor
Research Method & Analysis/BioStatistic (Psychology & Health Science)
Nyack College/ATS(AGSC) And Lehman College (CU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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