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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는 카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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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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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미주 한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목이 ‘카톡’이다. 이게 없으면 시쳇말로 죽음이다. 분명 한국산인거 같은데 가입비나 월 수수료도 내지 않고 무한정 공짜로 쓰는 게 참으로 고맙지 않은가? 크리스마스 카드도 날라주고 연하장도 날라준다. 카톡 때문에 카드 장사가 멸종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역기능도 있기는 하다. 연말연시가 되어 교회를 옮기려는 사람들이 “목사님 다음 주 부터 교회 안나갑니다” 그렇게 카톡을 날렸다고 하자. 이건 목사님에 대한 해고 통지서나 만찬가지다. 카톡이 서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교회는 시끄럽다. 새해 예산을 짜다보니 “목사 월급이 무지하게 많네”, “목사네가 가져 가는 게 한두푼이 아니네”, “목사한테 그런 고급차를 사줘야 하는 이유가 뭔데?” 등등 예산을 세우면서 터져 나오는 불협화음들이 교회를 시끄럽게 한다.

또 새해 들어 교회 임원이나 각 기관 책임자를 새로 세우다 보니 당연히 ‘참새 방송’이 극성을 떤다. “술 먹고 담배 피우는 그 자가 무슨 감투를 썼다고?” 임원선출에서 배제된 자들이 계속 입방아를 찢고 담임목사에게 평소 삐딱하게 놀던 ‘야당인사’들이 논스톱으로 유언비어를 쏟아내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모든 성도들이 성령으로 충만하여져서 전도와 봉사로 우리교회를 새롭게 하자는 결의가 넘쳐나고 백전백승 전투태세로 뭉쳐도 될까 말까다. 지금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전도해서 새 신자 한명 얻는 데 10~20년 전엔 10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100을 들여도 확신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판국에 대한민국의 ‘동물국회’처럼 교회마저 삼삼오오 분열되고 쪼개져서 여기서 쑤근, 저기서 쑤근대는 소리만 들린다면 그 교회는 이미 종친 셈이다. 축복이 넘치는 새해? 아이고, 꼬라지는 이미 저주받은 새해가 된 것이다.

분열마귀, 의심마귀, 불순종 마귀가 교회를 지배하다 보니 도대체 예수 그리스도는 없고 오직 인간적 이문이나 체면만 챙기려고 떠드는 도떼기시장을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나 서글프고 비관적인가?

이꼴저꼴 보기 싫다고 교회를 옮겨 보겠다고 작심하는 때가 바로 이때다. 그런데 까놓고 얘기해 보자. 이민교회, 사실은 어느 교회를 가도 도토리 키재기 아닌가?

이민 1세 목회자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이제 1.5세, 2세 목사들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담임목사를 찾을 때 60대는 이미 제켜 놓는다. 나는 농익은 목회 절정기는 60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40~50대가 대세다. 젊은 목사들 중에 커뮤니티에 대한 배려심도 깊고 교회를 일궈놓은 1세 목사나 원로목사들의 목회비전을 따라 충실하고 훌륭하게 목회를 잘 해내는 목사님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개중에는 왕싸가지 젊은 목사들도 적지 않다. 미주 한인교계가 성장해 온 것은 1세 목사님들이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해서라면 교파를 초월하여 내 몸처럼 협력하고 헌신했던 열려진 선교마인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젊은층 목사들은 자기교회 밖은 상관없는 세상으로 본다. “한인교계? 난 그런거 몰라요. 난 이 교회 담임목사로 족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너 신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냐?”라고 핀잔을 주고 싶어도 꼰대소리 사서 듣고 싶지 않아 꾹 참아내곤 한다. 덮어놓고 2세, 덮어놓고 젊은 목사만 고집하는 게 가관이다. 그렇다고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단숨에 3천 명의 세례교인이 생기는 초대교회의 기적이 일어날 것 같은가?

1세 목사님은 자상하고 따뜻해서 좋고, 2세 목사님은 영어 잘해 좋고 박력과 추진력이 넘쳐서 좋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시설 좋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신앙성숙에 도움을 준다.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큰 교회에서 맛보지 못하는 성도들과 목사님과의 끈끈한 유대감이 기쁨이요 장점이다. 시끄럽다고 내 맘에 꼭 드는 교회를 ‘서치’하다 보면 더 시끄러운 교회에 정착할 수도 있다. 목사님 설교가 맘에 안들어 교회를 옮기다보면 결국 자격증도 없는 설교평론가 신세로 전락하여 귀만 커지고 믿음은 바닥나는 떠돌이 교인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옮길 때 카톡 한방으로 끝내는 꼴은 너무 매정하지 않은가? 찾아가서 “목사님의 기도와 사랑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떠나는 마당에 불편하긴 해도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여 마지막 인사를 정중하게 나누고 헤어짐이 얼마나 성도다운 매너인가? 한때는 내 신앙생활을 위하여 목자의 역할을 해 주셨던 담임목사님이 아니었던가?

“떠날 때는 말없이!” 그건 유행가 가사다. “떠날 때는 매너있게!” 그건 그리스도인의 기본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교회를 옮겨 다니면 영원히 ‘철새’가 될 수 있다. 아주 어쩔 수 없이 또 한번 철새가 되어야 한다면 카톡 한방으로 ‘교회사표’를 내는 무례함은 피해가도록 하자.

사실 이런 카톡조차 없이 그냥 출석하던 교회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매너 꽝’ 교인들도 적지않은 현실이니 카톡 정도는 그래도 양반으로 봐야 하나?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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