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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제국’ 힐튼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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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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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세상엔 지독하게 나쁜 부자도 많지만 선한 부자도 많다. LA한인사회엔 굉장한 부자들이 많다. 장학금, 모교 발전기금, 난민기금 등으로 많은 돈을 쾌척하는 존경스러운 부자들이 있는가 하면 ‘노랭이’, ‘악덕업주’란 비판을 넘어 그 사람 이름만 나오면 “아주 악(evil) 그 자체”라며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게 만드는 나쁜 부자도 있다.

같은 동포들에게 그렇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으며 돈을 벌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고 하는데 사람들 열 받게 하는 그런 후안무치한 부자들은 이름을 남겨본들 후손들이 얼마나 부끄러워할까?

그런데 지난주에 별세한 호텔왕 배런 힐튼은 노랭이는 커녕 유산의 97%를 기부하고 유족들에겐 단 3%의 유산을 물려줬다고 하니 존경스러운 부자가 아닌가?

평생을 살면서 한번쯤은 투숙했을 것 같은 아주 흔한 미국호텔이 바로 힐튼 호텔이다. 1979년 힐튼그룹 회장에 오른 배런 힐튼은 라스베가스에 플래밍고 힐튼을 열었고 2000년대엔 해외 힐튼호텔 400여개를 다시 사들여 전 세계 2800여개 지점을 거느리는 ‘호텔제국’을 건설했다. 2006년에 뉴욕의 상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도 인수했다. 이쯤 되면 ‘호텔왕’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힐튼호텔 상속녀’란 말과 함께 수많은 가십거리를 제공하기로 유명한 방송인 패리스 힐튼은 바로 배런 힐튼의 소녀 딸이다.

그러나 배런 힐튼보다 더 유명한 사람은 아버지 콘라드 힐튼이다. 그는 가장 존경스러운 미국의 크리스천CEO의 한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로 배런이 호텔왕이라면 아버지 콘라드는 호텔황제라고나 할까?

자본주의는 부익부, 빈익빈이란 야수성을 피해갈 수 없다. 부자는 빈자를 합법적으로 수탈하여 부자가 된다. 그런 부자들 가운데 자신의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고 나눔으로서 사회적 치유의 길을 열어갔던 선한 부자들이 있었다. 바로 철강왕 카네기, 자동차 왕 헨리 포드, 석유왕 록펠러와 같은 사람들이었다. 바로 콘라드 힐튼도 그런 반열의 부자였다. ‘부의 사회환원’이란 기업가의 신선한 도덕율을 제시한 사람들이다.

콘라드 힐튼은 뉴멕시코주 샌안토니오에서 잡화상을 하던 노르웨이 이민자 아버지와 독일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텍사스주 시스코란 도시의 평범한 ‘모블리 호텔’을 사들이면서 힐튼 제국은 역사속에 태동하기 시작했다. 호텔 현관에 조그만 상점을 열기 시작했다. 신문, 잡지, 면도기, 칫솔, 치약을 팔았다. 모든 호텔에 지금도 있는 호텔로비의 상점들은 바로 콘라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점점 호텔수를 늘려가던 콘라드에게 악재가 나타났다. 바로 대공황이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끊어지니 호텔사업도 아사직전이었다. 대공황 때 미국 호텔 80%가 문을 닫았다. 하도 딱해 보였던지 호텔의 벨보이가 호텔 사장인 콘라드에게 300달러를 꾸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대공항의 위기 속에서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에게 어느 날 어머니가 어릴 적부터 늘 해주던 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너의 피난처가 되시는 분”, 그리고 “네 인생가운데 투자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바로 기도란다.” 콘라드의 어머니 매리 제네비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다. 콘라드가 다시 성공한 후 카톨릭 수녀회 등을 통해 수많은 돈을 기부한 것도 어머니의 캐톨릭 신앙을 물려 받은데서 기인한 것이었다.

콘라드는 호텔 등급을 별 하나에서 다섯까지 나누는 파이브스타(Five Star)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고난의 때를 털고 일어나 다시 힐튼왕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했고 여배우 자자 가보와 결혼까지 했다. 지난주에 타계한 아들 배렌에게 호텔을 물려주고 ‘Be My Guest''란 자서전을 남겼다. 호텔왕국의 건설스토리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담은 그의 자서전은 지금도 호텔 사업의 ’경전‘으로 평가 받고 있는 중이다.

콘래드 힐튼은 세계 여러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힐튼자선기금을 설립했고 그가 죽은 후 자신의 몫으로 된 모든 재산을 이 자선기금에 기부했다. 그러니까 아버지 콘래드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아들 배런 힐튼도 그렇게 97%의 유산을 기부하고 별세했으니 부전자전인 셈이다.

예수님의 마음을 통하지 않고는 이 세상에 선한 부자란 존재하기 어렵다.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받아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절망을 벗어난 콘라드 힐튼처럼 야수들의 동물농장같은 살벌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선한 부자들이 줄줄이 탄생되면 빈자들의 절망가운데 그나마 치유의 손길이 느껴질 수 있으련만. 그런데 한인사회엔 동포들에게 욕만 먹는 악한 부자들만 늘어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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