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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프레지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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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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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지난주 MSNBC에서 ‘마담 프레지던트(Madam President)?’란 자막이 뜬 시사토론회가 진행되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여성대통령 시대’가 온다고? 지금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거의 확실하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여성대통령이라니? 지난달 민주당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카말라 해리스와 엘리자베스 워런이란 두 여성 상원의원이 혜성처럼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면서 혹시 여성대통령이 탄생 할 수도 있을까? 그래서 마련된 토론회였다.

여성대통령이란 민주당 지지자들에겐 트라우마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하기 싫은 아픈 추억이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그렇게 패배할 줄을 예견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나온다고 했을 때 “깨몽”이라고 외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꿈 깨세요!”라는 얘기였다. 골프장이나 더 사들여서 부동산으로 돈이나 벌지 무슨 대통령까지 넘보냐고 비웃음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가 공화당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하나씩 물리치고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었을 때만 해도 돈으로 거기 까지 갔을 것이라 믿고 본선에서는 결국 힐러리에게 패배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결과가 어찌되었는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트럼프는 그렇게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그렇게 잘 나가던 힐러리는 최초의 미국 역대 부부대통령 등극에도 실패했고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란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드는 일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민주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미국 내 소수인종들은 여성대통령하면 우선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서서히 그 말이 다시 부상하는 이유는 숫자가 보여주는 지지도 때문이다. 워런 상원의원보다 이번 TV토론에서 더 선전한 것으로 평가되는 카말라 해리스는 토론이후 지지율이 6%나 상승했고 1등을 달리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8%에서 33%로 내려앉았다. 바이든이 상원의원시절 흑백 통합스쿨버스에 반대한 것이 당시 한 흑인소녀에 불과했던 해리스에 의해 40년 만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TV토론회였다. 바이든과 샌더스의 양강구도가 거센 여풍에 직면하면서 해리스의 지지율은 단박에 3위 자리로 치고 올랐다.

그런데 더 놀라운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미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의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두 달 전보다 5% 상승했지만 민주당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과의 가상대결에서는 43%(트럼프) 대 53%로 10% 포인트나 뒤처졌고, 버니 샌더스와는 48%(트럼프) 대 49%, 카멜라 해리스와도 46%(트럼프) 대 48%로 조사된 것이다.

결국 민주당 경선주자 선두 3명에게 트럼프가 모두 밀리는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카말라 해리스까지 트럼프를 앞지르는 바람에 마담 프레지던트가 성급한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사실 이상하긴 하다. 지구촌에서 민주주의 하면 ‘큰 어른’ 행세를 하려는 미국에서 왜 여성 대통령은 탄생되지 못했을까? 한 시대를 주름잡던 걸출한 여성 대통령이 지구촌에는 얼마나 많았는가? 인도의 인디라 간디, 영국의 대처,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 필리핀의 아키노, 파키스탄의 부토 대통령들이 그들이다. 서방 국가 중 현재 영국의 메이 총리나 독일의 메르켈도 여성이지만 정치 후진지역이라는 남미만 봐도 아르헨티나엔 페르난데스 여성대통령, 브라질엔 지우마 호세프 여성대통령, 칠레의 바첼레트 여성 대통령, 동북아로 눈을 돌려도 대만에 차이잉원 여성총통, 홍콩의 ‘철의 여인’ 캐리 람 행정장관도 여성이다. 지금은 감옥에 간 처지가 되었지만 대한민국에도 박근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적이 있다.

유교전통을 가진 나라도 아닌 미국에서만 유별나게 ‘남녀유별’ 사상의 끗발이 대단해서였는지 지금까지 여성 대통령은 없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여성 대통령 차례라고? 그런 논리라면 힐러리 클린턴처럼 또 떨어지는 게 뻔한 것이 정치세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불호가 분명한 대통령이지만 그에 대한 백성들의 호불호도 분명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최고라고 한다. 그런데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에 못지않다.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러시아의 푸틴과 무슨 속마음이라도 주고받는 듯 G20 정상회담서 ‘다음선거에는 개입하지 말라’는 농담 따먹기를 한다던지 김정은이를 두고 로켓맨이라고 깔아뭉갤 때는 언제고 지금은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연인관계처럼 ‘친서’ 어쩌고 하면서 판문점에 가서 생쑈를 하는 마초맨 트럼프가 한없이 비호감인 것이다. 이런 틈을 파고들어 여성대통령이 정말 탄생할 가능성은 있어보이는가? 여성 대 남성 대통령 선거 제2라운드가 내년에 전개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지지도에서 타격을 입은 바이든 측에서 벌써부터 카말라 해리스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영입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니 그건 물 건너 간 시나리오가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여성대통령을 앙모(?)하는 사람은 아닐지라도 지난번 한번이면 됐지 같은 사람을 두 번 찍을 수는 없지 않은가?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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