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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홍콩 민주화의 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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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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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세상의 이목이 홍콩으로 집중되고 있다. 중국본토라면 몰라도 그 좁은 도시에서 무려 2백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으니 세상이 깜짝 놀란 만도 하다. CNN은 물론이고 BBC나 알자지라 방송까지 최루탄에 맞고 길바닥에 쓰러진 홍콩의 젊은이들을 전 세계로 알리고 있다. 그 길바닥에 쓰러진 한 젊은이의 하얀 티셔츠에 쓰여 있는 슬로건이 이번 시위의 성격을 말해주는 듯 했다. “I am not f...ing Chinese”란 말이었다.

홍콩 사람들은 자신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말에 모욕감을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홍콩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중국본토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된다는 말에 뚜껑이 열린 것이다. 홍콩 형법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홍콩 내에서 죄를 저지른 내국인과 외국인에게만 형법을 적용한다. 그런데 홍콩에서 죄지은 사람이 중국 본토에 끌려가 재판을 받는다? 대뜸 그들은 중국에 법치가 있는가? 라고 묻는다. 법 위에 공산당이 있고 독재자가 있는데 왜 거기 끌려가야 되느냐고 저항하는 것이다.

이 ’중국송환조례’가 문제가 되자 홍콩 행정수반은 시민들을 달래려고 법 시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중단이고 뭐고 그 자리에서 당신이 물러나라고 한술 더 뜨고 있다. 그 행정수반 뒤에 있는 중국의 시진핑은 얼마나 화가 나고 있을까? 지금 시진핑은 트럼프 때문에 죽을 맛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도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중국으로선 하늘처럼 치솟는 관세 때문에 하수구처럼 열어놓고 미국에 물건을 내다팔던 좋은 시대가 막히고 있으니 숨 막힐 일이 아니겠는가? 얼마 전 까지 핵을 만지작거리며 트럼프에게 맞장 뜨겠다던 김정은이를 찾아가서 트럼프를 열 받게 할 무슨 패를 찾아보려는 그의 모습이 몹시 급해 보인다.

중국과 홍콩의 이 난데없는 기 싸움은 우선 일국양제(一國兩制)란 불 보듯 뻔한 시스템의 농단이랄 수 있다. 나라는 하나인데 체제는 2개다?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하면서 난징조약을 맺고 홍콩은 영국 땅이 되었다. 150여 년 간 영국은 홍콩을 지배하다 돌려주기로 했다. 약속대로 1997년에 중국에 홍콩을 반환했다. 그때 반환합의서에 도장 찍으면서 2024년까지는 중국과 한 국가이되 시스템은 다른, 그러니까 중국은 공산독재, 홍콩은 자유 민주주의를 하자고 합의 본 것이다.

100년 넘게 자유와 민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길들여 살아온 홍콩 사람들은 얼굴만 중국사람이지 생각과 생활은 영국인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중국과 한 국가를 이루어 산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송환법 반대가 모티브가 되기는 했지만 결국은 홍콩에 부는 바람은 중국의 변방에서 불어오는 자유의 바람이요 민주화의 바람으로 봐야한다. 우리는 중국의 민주화를 외치다 공산당의 탱크에 무참히 짓밟힌 천안문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사시사철 모택동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는 천안문 앞 광장에서 일어난 중국인들의 거대한 민주화 물결. 1989년 일어난 이 반정부 시위 때 중국은 무자비한 유혈 진압으로 세계의 공분을 샀다. 이때 희생자들이 얼마인지는 중국 정부 집계가 다르고 국제적십자사 집계가 다르다. 비공식집계에 따르면 사망자 5천명, 부상자 3만 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도 중국공안당국은 ‘천안문’이란 말만 나와도 부르르 떨고 총칼 들고 나서는 이유는 그때의 악몽 때문일 것이다.

올해가 바로 그 천안문 사건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바로 이때 홍콩에서 터져 나온 2백만 시위대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자유와 독재,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서방문명과 황하문명의 충돌을 암시하는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있다. 이들이 최루탄을 맞아가며 부르는 노래 중에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노래는 바로 찬송가다. “Sing Hallelujah to the Lord”란 찬송가가 거리를 메웠다고 한다. 그만큼 홍콩은 종교의 자유가 차고 넘친다. 영국 탓에 성공회가 가장 많고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등등 크리스천들이 자유롭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한다. 무슬림도 있고 불교도 있다. 종교 자유의 나라 홍콩. 그런데 같은 국가인 중국은 어떤가? 수년전부터 교회의 십자가를 끌어내리고 선교사들을 내어 쫓고 가정교회를 탄압 하느라 정신이 없다. 사실 공산주의와 기독교가 같이 가는 나라를 보았는가? 그것도 일국양제 못지않은 모순이다.

지난 2014년 ‘우산혁명’ 때 잡혀 들어가 이번 달에 석방된 홍콩 민주화의 아이콘 22살 자슈아웡은 풀려 나자마자 시위대 앞에서 “헬로 월드, 헬로 프리덤”을 외쳤다. 그리고 그가 한말은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죽으면 천국에 가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 천국을 이 땅에도 가져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람아, 불어라! 한때 북아프리카에 불던 민주화의 바람 ‘재스민 혁명’처럼 홍콩 민주화의 바람아 불어라!! 민들레 꽃씨처럼 훨훨 본토에 흘러 넘쳐 그 죽의 장막의 나라에도 자유가 넘치고 민주가 넘치는 날이 오게 하라. 그 나라에도 ''위장 복음''이 사라지고 진짜 복음으로 넘치는 날이 오게 하라!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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