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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문제들, 얼렁뚱땅 넘어가야 덕스러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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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5-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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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는 ‘아빠’가 아니라고? 마태복음에서 가라지를 뽑지 말라고 한 이유는 뭘까? 로마서에서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씀은 체제에 대한 저항을 원천 봉쇄하는 것인가? 고린도전서에서 ‘덕을 세운다’는 말은 교회 내 문제들에 대해 비판 대신 덮고 가라는 뜻인가? 

 

성경을 읽다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어려운 구절들이 분명 있다. 본래 의미와 다르게 오해되거나 왜곡된 해석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신약성서를 읽으면서 부딪치게 되는 이러한 난관들에 대해 명쾌한 도움을 주는 책이 출간됐다.

 

아바는 아빠가 아니다?…SNS의 글이 집필 동기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가 세상에 나오게 된 건 저자인 차정식 교수가 몇 해 전 SNS에 올린 글이 도화선이 됐다. ‘아바는 아빠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저자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아람어 ‘아바(abba)’가 우리말의 ‘아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독일의 성서학자 요아킴 예레미아스에 의해 국내에 무비판적으로 수입됐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하나님을 친밀하게 ‘아빠’라고 어린애처럼 부르고 싶은 신앙의 감상주의를 부추겼고 이와 함께 미성숙한 자아를 감성일변도의 신앙 취향으로 땜질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됐다는 것.

 

차 교수는 “아버지-자녀로 맺어진 하나님의 가족 관계는 미숙함과 유치함이 아닌 성숙함을 전제로 한다”며 “애와 어른 사이의 세밀한 차이를 구별하여 어린아이의 말과 생각과 버릇을 버리게 하고 장성한 사람의 성숙한 사고력과 판단력을 독려하는 것이 신학의 의무”라고 피력하고 있다.

 

이후 그는 2년여에 걸쳐 월간지 〈복음과 상황〉과 〈현대종교〉에 글을 연재했고, 그 40편의 글을 엮은 것이 바로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다.

 

‘덕스럽다’→‘좋은 게 좋은 것’→‘얼렁뚱땅’ 정당화?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의 제목은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보다는 ‘제대로’ 읽는 신약성서라고 해야할지 모른다.

 

실제로 저자는 머리말에서 “(SNS의) 반응을 통해 나는 이 땅의 의식 있는 교인 대중들에게 성서의 말씀에 대한 갈증과 함께 그것을 바로 해석하고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허기도 심하다고 판단했다”며 집필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문제의 구절들의 전후 맥락과 기록 당시의 상황 그리고 기존의 다양한 해석을 토대로 설득력 있는 대안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오늘날 교회 재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이 되곤 하는 ‘헌금’에 대해, 그는 고린도후서 8~9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차 교수는 “오늘날 연보의 원리가 교회라는 조직의 몸집 부풀리기 내지 생존의 논리로 편협하게 적용되면서 그 왜곡의 문제도 점점 심각해져왔다”며 “그것은 결국 교회의 헌금 및 재정 운용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를 야기하여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악화시켜온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교회 교인들은 복을 받기 위해 연보를 하지 않았고, 사도 바울이 그렇게 가르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예수의 자발적 가난을 모범으로 삼아 그의 가난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가진 것을 비워내고자 하는 실천이 곧 연보의 충실한 동기를 촉발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한다.

 

서로 간의 넉넉함과 부족함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균등하게 공동체의 삶을 조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은혜와 섬김으로서의 연보. 그것이 바로 연보의 기원이라는 것.

 

‘덕스럽다’, ‘덕을 세운다’는 의미도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제부턴가 이 말의 의미가 교회 내 문제들에 대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얼렁뚱땅 모드를 조장하고 합리화하는 방편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덕’이라는 만병통치약으로 모든 사안을 끼리끼리 작당하고 쉬쉬하며 넘어가는 것으로 공동체의 덕이 저절로 보장되는 게 아니”라며 “오해를 피하기 위해 ‘훈화, 계몽, 각성, 의식의 함양’을 통한 공동체의 건실한 구축이란 맥락에서 다시 새겨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목회자도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할 줄 알아야”

 

차 교수는 최근 열린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성경의 바른 이해와 해석, 목회자들의 문제점 등에 관한 진솔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성경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등장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하나님과의 직통계시나 감상적인 개인적 묵상만이 강조되는 한국교회의 풍토와 함께, 설교를 대량 생산해야 하는 열악한 목회 환경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강단에서 선포하는 말씀이 성도들을 권위 있게 압도해야 하니까, 어떻게 해서든 교인들을 뜨겁게 달궈서 뭔가 크게 히트 쳐야 하니까, 목회철학이라는 명분 아래 야망의 요소가 가미되면서 성경의 본래 의미가 변질되고 왜곡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상식을 존중하고, 아는 걸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지적인 정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특정 개인이 권력의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교회를 휘젓고 전횡하는 일들로 인해 이미 한국교회는 홍역을 크게 치렀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대물림까지 되고 있다. 이런 몰상식은 좀 넘어서야 되지 않겠느냐”며 “성경의 본질적 가르침에 충실하고 소박하게 실현 가능한 것부터 챙겨나가면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정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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