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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족식의 본질은 ‘발 씻김’이 아닌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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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0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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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거 쾨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 캔버스유화 

 

관동대학교는 4일 교내에서 한동관 총장 등 스승이 학생에 대한 섬김과 사랑의 본보기가 되게 한다는 의미에서 학생들의 발을 씻겨 주는 세족행사를 가졌다.

 

이보다 하루 앞선 3일에는 명지대학교가 채플시간에 세족식을 갖고 교수들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었다.

 

이와 관련 세족식이 ‘섬김’이라고 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본받고자 하는 좋은 의도로 진행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유익함이 따르지만, 이것이 가톨릭에서의 ‘세족례’(洗足禮)처럼 의식(儀式)화돼서는 안 된다고 신학자들은 조언한다.

 

마틴 루터, 가톨릭의 세족식을 ‘위선’이라며 배척

 

가톨릭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고난 주간의 목요일에 교황과 사제들이 평신도의 발을 씻기는 세족례를 행한다.

 

이러한 세족식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날 밤, 최후의 만찬을 집행하기 전에 12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일에서 유래됐다.

 

이때 예수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김으로써 ‘섬기는 자세’를 보여 주면서 의아해하는 제자들에게 ‘너희도 내가 한 것처럼 행하라’고 당부한 데에 따른 것이다. 보통 부활절 이전의 목요일에 시행하므로 이날을 ‘세족 목요일’이라고도 부른다.

 

16~17세기 종교개혁 운동 당시 마틴 루터는 가톨릭교회의 세족식을 ‘위선’이라며 배척했다. 교황이나 국왕, 귀족 등 권력층이 민중의 환심을 사기 위한 수단으로 세족식을 거행한 탓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개신교회를 비롯해 학교, 군부대 등 일반사회에서까지 세족 행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세족 의식이 갖는 높은 교육적 효과 때문일 것이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제자 발 씻어주기’ 행사를 하는 학교들도 있다. 고난 주간을 맞아 세족식을 거행하는 교회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오늘날도 이벤트나 행사로 거행된다면 배척받아 마땅

 

세족식을 거행하는 교회들이 늘고, 세족식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신학자들은 ‘세족식이 지니는 본래의 정신을 잘 살리면 섬김에 대한 가시적 교육 차원에서 유익함이 크지만, 이것이 하나의 행사가 되거나 좀 더 발전해 의례(儀禮)화 되면 해가 된다’는 점을 명심할 것을 당부한다.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양용의 교수는 “세족식의 중요한 의미는 ‘섬김의 도’를 보여주는 것이지, 발을 씻기는 ‘행위’ 또는 ‘예식’이 아니다”라며 “참가자들이 세족식을 통해 섬김의 정신을 깨우쳐 실질적으로 섬기는 모습이 삶에 나타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신대 김운용 교수는 “마틴 루터가 배척한 세족식은 본질이 배제된 위선적 행위로서의 세족식”이라며 “오늘날 거행되는 세족식들 또한 하나의 이벤트나 행사로서만 거행된다면 배척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예수를 이용해 높아지려고 하는 제자들에게 스스로 본을 보여 섬김의 도를 가르치신 주님의 가르침이 세족식을 통해 잘 드러날 수만 있다면 부정적 시각으로 봐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신학대학교 이승구 교수도 “스승이 제자에게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쉽사리 할 수 없는 것인만큼 이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신 감동적 행위”라며 “세족식이 이러한 근본정신이 상실된 채 지속적인 예식으로 사용됨으로써 성례(聖禮)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병왕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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