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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좋아서.... 뉴욕의 어느 택시 기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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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처럼달처럼 (68.♡.♡.116)2017-04-1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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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어느 택시 기사 이야기

뉴욕의 택시기사들은 흥미진진하거나 신기한 일을 겪곤 합니다. 노란색의 택시들은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곳곳을 누비며 승객들을 이곳 저곳으로 분주하게 실어 나르죠.

어느 날, 뉴욕의 한 택시 기사가 특별한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그에게 일어난 일은 평생 잊지못할 감동으로 남았죠. 그는 이 소중한 경험을 전 세계와 나누기로 합니다.

여느 때와 같이 콜택시 요청을 받고 해당 주소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도착해서 경적을 울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또 한 번 경적을 울렸지만,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없었죠.
나에게는 이 손님이 그 날 교대 전 마지막 콜이었기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얼른 포기하고 차를 돌릴까도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일단 기다려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자, 노쇠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손님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마침내 문이 열렸고, 적어도 90살 이상 돼 보이시는 작고 연로하신 할머니 한 분이 문가에 서 계셨죠. 손에는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계셨습니다. 당시 문이 열린 틈으로 집안이 살짝 보였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집 안에는 사람 산 흔적이 싹 지워진 듯했어요. 모든 가구는 천으로 덮여 있었고, 휑한 벽에는 아무 것도 걸려 있지 않았어요. 단지 사진과 기념품이 가득 찬 상자 하나만 구석에 놓여 있었죠.
"기사 양반, 내 여행 가방 좀 차로 옮겨줄래요? 부탁해요."
할머니의 요청대로 가방을 받아 들고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돌아가 팔을 잡고 천천히 차까지 부축해 드렸죠.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에 저는 "아니에요. 모든 승객을 제 어머니처럼 대해야죠."라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미소 띤 얼굴로 "굉장히 친절 하시네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택시에 탄 뒤, 그 분은 목적지의 주소를 알려주며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지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음... 그럼 목적지까지 가는 지름길이 없는데요... 시내를 통과하지 않으면 많이 돌아가게 될 텐데요."라고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은 저만 괜찮다면, 급할 게 없으니 돌아가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덧붙이셨죠.
"지금 요양원(너싱홈)에 들어가는 길이랍니다. 사람들이 마지막에 죽으러 가는 곳 말이죠.“
살짝 놀란 저는 속으로, '절대 가족을 남겨두고 먼저 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재빨리 미터기를 껐습니다.
 "어디 가보고 싶은데 있으세요?“

그 후 두 시간 동안, 할머니와 함께 저는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 분은 젊은 시절 리셉셔니스트로 일했던 호텔을 보여주셨고, 함께 시내의 여러 장소를 방문했어요.
이제는 고인이 된 남편과 젊었을 적 함께 살았던 집을 비롯해 소싯적 다녔던 댄스 스튜디오를 보여주기도 하셨죠.  어느 골목에 다다르자, 천천히 가 달라고 말씀하신 할머니는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셨어요. 우리는 한참을 돌아 다녔죠. 그러다 할머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제 피곤하네요. 제 목적지로 가 주세요."
최종 목적지인 요양원으로 향하면서 우리는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도착한 요양원은 생각보다 작았어요. 도로 한 편에 차를 세우니 두 명의 간호사가 나와서 우리를 맞이했죠. 그들은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웠고, 나는 트렁크 속에 두었던 여행 가방을 꺼내 들었죠.
"요금이 얼마죠?" 할머니는 핸드백을 열며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0 원이에요."
그러자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죠.
"그래도 이 사람아, 생계는 꾸려나가야지."
저는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승객은 또 있으니까 괜찮아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할머니를 꼬옥 안아드렸고, 그 분 역시 절 꽉 안았어요.
"이 늙은이의 마지막 여행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할머니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악수한 뒤, 할머니가 건강하시길 빌며 저는 택시를 몰고 길을 떠났습니다. 교대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저는 정처없이 차를 몰고 도시를 돌아 다녔죠. 누구하고도 만나거나 말 붙이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오늘 이 손님을 태우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그 분 집 앞에서 경적 한 번에 그만 포기하고 차를 돌렸다면요? 그날 밤 일은 인생을 살며 제가 해온 것 중에 가장 뜻깊은 일 중 하나였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삶 속에, 우리는 종종 크고 화려한 순간에만 집중합니다.
더 크게, 더 빨리, 더 멀리.
하지만 정작 인생에 의미있는 순간은 조용하고도 사소합니다. 여유를 가지고 그런 순간을 만끽하면 어떨까요?  경적을 울리며 재촉하기 전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세요. 정말 중요한 무언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가치 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에 잠겨 봅시다.
나는 매일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을까?
바쁘다는 이유로 인생의 소중한 의미를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왜 사는 걸까요?

-박시호의 행복편지 중에서-

매일 집 문밖을 나서자마자 우리는 사람들을 만난다. 할머니는 당신 인생 마지막 여행길을 천사와 동행한 셈이다. 엄청 복잡하다는 뉴욕 대도시에도 이런 심성을 가진 택시기사도 있다.
많은 종류의 만남 중에 이와같은 아름다운,특별한 만남이 있었다는 게 눈을 감고 싶을만큼 찬란하다.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도 많은 세상이다.
살만한 세상이다...
나도 그런 심성의 기사 택시에 내 마지막 여행 가방을 싣게 되기를....

-글. 이귀옥

이귀옥 여사는 이곳 필라델피아에 함께 살고 있는 분이다.
이 글은 박시호의 글이지만, 이귀옥 여사가 정리하여 보내주었다. 글이 너무 좋아, 내가 만드는 신문에도 게재를 했다.
나도 종종 우버 택시를 하다보니,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해처럼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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