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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용 목사 (1) 목회자의 행복한 은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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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3-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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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용 목사 / 목회자의 행복한 은퇴 시리즈
(1)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


목회자들은 교단이 법으로 정한 은퇴 나이가 되면 당연히 은퇴 해야 됩니다. 사회인들도 각자의 일터가 정한 은퇴 나이가 되면 은퇴해야하는 것처럼 말이죠. 은퇴를 하신 분들이 돌아 보는 은퇴의 시각도 있겠지만, 선배 목회자들의 은퇴를 도와 온 후배 목회자로써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십 여년동안에 은퇴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특별히 한인 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만큼의 특별한 고난과 축복을 함께 받은 세대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이 분들의 헌신과 고난과 기도로 세워졌음은 인정해야 하는 사실입니다. 은퇴하시는 목회자들 중에는 교회를 개척한 후 수십년을 한곳에서 목회하신 목사님들이 유난히 많은 것도 미국의 역사깊은 교회들과는 다른 한인 교회들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목회자의 은퇴란 그 동안 관계해 오던 성도들과의 목회적 관계를 청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은 삶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것등등을 포함합니다. 이는 교단 법을 따라서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것과는 별도로 목회자 스스로의 감정적 정리도 해야 하며, 목회자가 사역해 온 교회 또한 은퇴하시는 목사님과의 은퇴후의 관계를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목회자가 은퇴하면서 끝 마무리를 은혜롭게 마무리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들도 발생합니다. 어떤 경우는 교회 밖으로 소문나지 않고 마무리 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는 교회 밖으로 알려져서 교계 안팎의 걱정과 지탄을 받아야 했습니다. 지금도 목회자가 은퇴하면서 생기는 좋지 않은 소식들이 때때로 들리고 있으며, 더이상은 은퇴하는 목회자 자신들의 개인적인 문제이거나 혹은 개 교회의 문제로만 보아 넘기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상태입니다.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부터 아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의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은퇴하는 목회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사회적으로 기대 수명이 길어진 만큼, 장수하는 목회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신체 조건은 아직도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는데 법적으로 은퇴할 나이에 다다르면 은퇴가 부당하게 여겨질 수 있고, 또 은퇴후의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올 수 있습니다. 이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또 교회가 원하거나 자신이 은퇴후에라도 계속할 수 있는 사역지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은퇴후에는 누구라도 상대적 허탈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목회자들의 경우 자신의 청춘과 돈, 그리고 가정을 포함한 삶 전체를 교회를 위해서 헌신한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더 교회와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집니다. 말로는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교회는 내 인생의 전부라는 의식적 지배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입니다.

즉 교회와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 상태에서는 목회와 개인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고, 교회와 나, 목회와 나의 개인 생활에 대한 심리적 구분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고, 이 요소들간의 감정적인 밀착 현상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둘째, 은퇴하는 목회자들의 인간적인 욕심입니다.

이 부분이 교회에서 담임 목회자의 은퇴와 관련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목회자 뿐만 아니라 보통사람도 지금까지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을 한 순간에 내려놓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담임 목사로써 사역하다가 은퇴하는 목회자들이 무리수를 두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교회가 후임 목회자를 찾는 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말로는 중립이라고 하면서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은밀하게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노골적으로 행사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런류의 은퇴하는 목회자의 경우, 자신의 후임 목사 후보로 자신의 아들이나 사위를 내세우거나 그것도 안되면 사돈의 팔촌이라도 뭔가 자신과 연결되어 있고 자신의 뒤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한 예로써, 얼마전 아멘넷에서도 올라온 교회세습 반대운동연대의 발표를 인용해 봅니다. ”세습 사실이 확인된 61개 교회들 중에는 선임 목회자가 한기총 회장이나 교단 총회장, 감리교 감독 등 교계 대표직을 역임한 경우도 2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큰교회일수록 더 심하게 세습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이곳 미국의 한인 교회들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소위 큰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의 목사님들이 은퇴하는 경우, 후임 목회자 후보가 되려면 담임 목사의 아들이나 사위 혹은 사돈의 팔촌이라도 연줄이 있어야 가능할 정도로 백없고 줄없는 목회자들은 도전의 기회조차 가지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대형 교회의 부목사들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경우에서는 보다 나은 편이지만, 변변한 댓가없이 사명감 하나만 가지고 사역하는 작은 교회들의 부교역자들은 그들이 가진 능력 유무와는 상관없이 이런 지원의 기회마져도 갖기 어려운 상황이 부지기수입니다.

또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거나 미자립 교회 상태인 교회들 조차도 점점 목회자 은퇴와 관련해서 유사한 이유로 심각한 문제들을 겪는 경우들이 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들로는 목회자 자신이 은퇴후에도 어떤 사역은 자신이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주장 하거나, 청빙을 한 후에도 긴 유예기간을 두어서 후임 목회자가 소신있는 목회를 할 수 없도록 브레이크를 걸기도 합니다. 말로는 원하는 대로 다 하라고 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인지라 은퇴 후에도 자신의 가진 기득권을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해 달라는 주장이고, 자신의 마음에 안들면 언제든지 청빙을 파기하겠다는 자세입니다.

이런 경우들은 속 사정은 어떠하든지 겉으로 나타나는 보통 당위성은 확실하게 내세웁니다. 우선 자신만한 좋은 후임 목회자를 구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명분도 있고, 교회가 혼란없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은퇴 목사님들 중에는 자신의 교회가 그렇게 해서 교회가 지금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대놓고 자랑하고 다니는 분들도 봤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직한 일도 아니고 자랑할 일도 아닙니다. 은퇴 후에도 교회에 남아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자칫 담임 목사의 은퇴가 새로운 교회 분쟁의 씨앗으로 변절되기 쉬운 분쟁에 취약한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질이 없는 아들을 목회자로 세우는 무리수를 둬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고백했던 어느 노 목사님의 말씀을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은퇴는 말 그대로 은퇴여야 아릅답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비정상적인 대 물림 현상은 교회내로 부터도 비판받고 견제되어야 이유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셋째는 교인들이 가진 교회 미래에 대한 불안감입니다.

이런 불안감은 담임 목회자의 은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다만 이 불안감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교회 내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회자의 은퇴 과정에는 은퇴하는 목회자 당사자와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 모두에게 주의깊은 언행의 처신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에 대해서 소속 교단이 정한 법의 테두리안에서 교회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합니다. 이런 것을 도와주는 것이 감독자와 감독 기관의 순기능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교인들 스스로 은퇴하는 담임 목회자의 영향력의 그늘로 부터 독립을 할 수 있고, 후임 목회자와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교회를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 갈 수 있습니다.

넷째는 교인들 스스로도 은퇴 목회자와 만들어져 있는 오랜 감정의 끈을 놓기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목회자와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교인들일 수록 목회자의 은퇴는 안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은퇴 목회자와의 감정이 정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부임하는 후임 목회자와의 신뢰 관계 형성은 새로운 노력과 오랜 시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쉽게 두 목회자를 비교하고 평가하게 됩니다. A는 A 이고, B는 B 이어야 하는 데, 비교 평가하다 보니, A가 B 보다 못하거나 낫다는 식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그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교인들 간에 편가르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은퇴 목회자와 후임 목회자 사이에도 반감과 불신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이런 부정적인 현상을 억제시키려면, 은퇴 목회자 스스로 처신해 줄 몫이 큽니다.

다섯번째는 교단적 차원에서의 목회자 은퇴를 위한 준비 작업에 대한 부실한 대응입니다.

신생 한인 교단이라면 은퇴와 관련한 법 규정이 취약해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미국 교단에 속한 한인 교회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법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집행하는 사람들의 의식의 문제일 수도 있고, 행정적 집행의 미숙함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또 목회자의 은퇴 제도가 아무리 잘되어 있는 미국 교단에 속한 한인 교회의 경우, 문제의 중심이 교단 법에 미숙한 평신도들과 교단 법에 익숙하나 무시하고 일을 밀어붙이는 목사의 합작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목회자의 은퇴는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여는 순간입니다. 이 분들의 은퇴가 축하 할 만한 것임에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인들은 은퇴(Retiring)를 Re-Tiring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새 출발을 위해서 그 동안 쓰던 낡고 오래된 바퀴를 새 것으로 갈아끼운다는 의미입니다. '목회는 은퇴해도 사역에 은퇴는 없습니다'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합니다. 그것이 이루어지려면 그 만큼 은퇴를 위한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충분한 준비가 필요로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송흥용 목사(아멘넷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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