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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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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ㆍ2020-06-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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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COVID-19로 인해  세상이 멈추고 재택 명령이 내려진 이후, “필수적인 것(essential)”과 “비필수적인 것(non-essential)”이라는 두 단어가 대화 중에 중요하게 떠올랐다. 필수적인 것으로 분류된 상점과 서비스는 문을 열 수 있는데, 슈퍼마켓, 철물점, 주유소, 애완동물 가게, 세탁소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 외 다른 것들은 “비필수적인 것”으로 분류되어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문을 닫아야한다. 그 중에는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소매점, 스타디움, 그리고 콘서트장 등이 있다. 교회는 다름 아닌 후자 곧 비필수적인 것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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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Ahmad Ardity from Pixabay

 

 

대부분의 교회가 이 명령에 따라 예배를 취소했는데,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였을 때 발생하는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이라는 상식 때문이다. 대부분의 교회는 하루라도 빨리 예배를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조금씩 예배를 재개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회 모임이 바이러스 전파를 증가시킨다는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교회 폐쇄를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교회를 “비필수적인 것”으로 규정한 사실에 대해서 항의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지금 COVID-19 감염을 막는 전략 자체에 대해서 엄밀하게 따지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사회가 전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지역 교회의 가치다. 비록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존중해야 하고 또한 교회를 다시 여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교회가 너무도 쉽게 “비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현실을 보며 세상이 교회의 위치를 얼마나 손상시킬지에 대해서 걱정해 보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교회, 있으면 좋은 것, 그러나 결코 필수적이진 않은 것

 

캘리포니아 사회 활동 재개 계획에 따라서 3단계가 되기 전까지는 교회 모임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지사의 발표를 들었을 때 나는 슬펐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감염 위험이 높다는 사실에 반대해서가 아니라, 주지사의 발표는 현대 서구 사회에서 교회 모임이 얼마나 초라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사회 활동 재개 계획에 따르면, 교회는 네일샵, 체육관 그리고 영화관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데, “있으면 좋은 사치”지만 없더라도 오랜 시간 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항목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교회는 한마디로 엔터테인먼트 항목에 속해 있다. 즐기는 데는 필요하지만, 인간에게 또 사회 활동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고, 더더욱 건강의 위협을 감수하면서까지 재개해야할 가치는 전혀 없는 것이 교회다. 주류 판매점, 마리화나 판매점, 그리고 골프 클럽은 없으면 안 되는 “필수적인 것”으로 구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는 굳이 없어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이 얼마나 혁명적인 생각인지 알고 있는가? 단지 수십 년 전만 해도, 사회에서 교회에 가는 것은 말 그대로 일상생활에서 중심이 되는 활동이었다. 개인 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너무 중요했기 때문에, 교회에 가는 것을 “비본질적인 것”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차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오늘날 교회 모임이 “비본질적인 것”이라는 사실은 COVID-19 전염병이 새롭게 만든 현실이 아니라 단지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하던 현실이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은 무슨 반기독교 세력이 만든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이것은 기독교인 스스로가 초래한 현실이다. 

 

신앙, 철저히 개인화된 소비재

 

교회에 가는 것이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는 것과 비슷한 소비자 습관 수준으로, 다시 말해 굳이 없어도 상관 없는 선호도의 문제로 전락한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을 거치면서 우리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다 교회에 책임을 지고 있고 또한 오로지 교회를 통해서만 기독교인의 정체성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대신, 교회를 개개인이 나름의 영적 구도의 길을 가는 데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도 있는 일종의 선택지의 하나로 보게 되었다.

 

성경은 분명하게 교회(에클레시아)가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만(예, 엡 3:7-12), 우리가 가진 무감각한 교회론은 종종 교회를 확실하게 비본질적인 장소로 강등시켰다. 표현적 개인주의를 누르기보다는 더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전제 하에, 교회가 단지 사람마다 다른 영적 구도의 과정에서 있으면 좋은 것 정도의 수준이라면, 아무리 긴 기간이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교회 없이 지낼 수 있다. 게다가 얼마든지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기 때문에 교회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고들 흔히 간주한다. 성경책, 괜찮은 워십 찬양, 그리고 한두 개 영적인 팟캐스트만 있다면 신앙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 영적 건강을 위해서 우리에게 정말로 교회가 필요한가?

 

이유는 다를 수 있겠지만, 보수주의자나 진보주의자나 구분 없이 다 신앙과 관련해선 “사유화된 개인 영성”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보수주의자는 특히 “개인”을 강조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신앙을 지키고 표현하는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기 주권과 개인의 힘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진보주의자는 “사유화”를 강조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공적인 삶과 정책으로부터 종교가 분리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앙과 관련해서 “안전하게 집에서 신앙생활 하기”야말로 진보주의자 입장에서 영구적으로 실행하기를 바라는 정책이다.) 

 

그러나 신앙이 사유화되고, 개인화되고 또 소비 영역으로 전락하면, 모든 사람에게 피해가 된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와 연관을 가지지 않은 개인적인 영성은 언제라도 일관되지 않은 이상한 상태로 변질될 수 있다. 크게 볼 때, 지역 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사회 또한 적지 않은 손해를 본다. 교회는 여전히 사회 공동체에 너무나 중요하다(푸드 뱅크, 노숙자 지원, 교육 지원, 고아 돌보기, 상담, 등등). 또한 교회는 더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건강에 기여한다.

 

교회가 다시 열리지 않는다고 해도 세상은 그것을 알아차리기는 할까? 

 

정부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교회가 스스로를 “필수적인 것”이라 주장하며 정부 방침에 저항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기존 문화 전쟁에 불을 붙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교회가 “필수적인 것”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교회를 “비필수적인 것”으로 묶고 있는 이 팬데믹은 기독교인에게 경고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사라졌을 때, 세상은 과연 교회를 그리워할까? 교회가 애초에 하나님의 생각이었고 또 하나님의 사역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은(마 16:18-19) 기독교인이 신앙 생활을 하는데 허전함을 느끼기는 할까? 어떻게 해야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가리지 않고 모두의 눈에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나는 이 전염병이 그리스도의 연합된 몸이자 영광스럽고 비교할 수 없는 선물인 교회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메간 힐(Megan Hill)은 그녀의 훌륭한 새 책인 ‘속한 곳’(A Place to Belong)에서 이렇게 썼다. “지역 교회의 겸손한 모임에서 우리는 그리스도 자신과 교제한다. 그리스도인 여러분,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큰 특권은 없다.”

 

나는 또한 이 전염병을 통해서, 사유화된 영성, 소비자화 된 영성이 충분하지 않음을 많은 이들이 깨달으면 좋겠다. 사유화되고 소비자화 된 영성은 개인에게도 또 사회에게도 좋지 않다.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굳이 집을 나설 필요조차 없게 하는 “나와 예수님 신앙”을 뛰어넘는 무엇인가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바로 건강하고 봉사하고 또 성장하는 지역 교회에 뿌리를 내린 신앙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신앙은 교회를 통한 신앙이다. 교회를 통해 너무도 막강한 존재감을 갖게 된 신앙, 그래서 행여나 교회가 사라졌을 때 사람들이 바로 눈치채고 애통하게 만드는, 바로 그런 신앙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Why We Don’t See Church as ‘Essential’ by Brett McCracken  

브랫 맥크레켄은 미국 TGC의 편집장으로 Southlands Church에서 장로로 섬기고 있으며, 'Hipster Christianity: When Church and Cool Collide'를 비롯하여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2005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팀 켈러 목사와 존 파이퍼 목사 등이 이끄는 TGC(The Gospel Coalition; 복음연합)의 한국어 사이트(tgckorea.org)가 2018년 11월 오픈되어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주제의 글과 동영상이 매일 새롭게 업로드 되고 있다. TGC코리아는 TGC는 물론 개혁주의 신앙을 전달하는 또 다른 인기 사이트인 Desiring God(존 파이퍼), Ligonier(R.C. 스프로울), 9 Marks(마크 데버), Unlimited Grace(브라이언 채플)의 수준 높은 자료들을 공식적으로 허락받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 TGC코리아(https://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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